그 소녀는 용사였다. 흰 머리칼을 가지런히 묶어 늘어트리고 눈을 가만 내리깔면 용사가 쓸 화관을 들고 신관 곁에 서있는 견습수녀가 딱 어울린다. 그도 아니면 여행 중에 용사에게 구조되어 풋사랑에 빠지는 역할도 적절해보인다. 그만큼 가냘프고 어여쁜 생김이었다. 외모도 말씨도, 지명을 받아 살풋 내딛는 발걸음 하나까지 전부가 누군가는 그녀를 지켜줘야 할 것만 같은 소녀였다. 하지만 세계가 그녀에게 부여한 역할은 용사를 돋보이도록 만드는 장식품 따위의 하찮은 것이 아니다. 부름을 받아 여신상 앞에 무릎꿇은 그 순간부터 세상의 그 무엇보다 강한 존재가 된 그녀였다. 약자에게 무르고, 강자에게 엄격하다. 황제의 제안을 단칼에 베어내며 물리적으로 황좌마저 베어내는 대담함까지 갖췄다. 다음 행동을 결정할 때에 할 수 있는가 따위는 감히 그 애의 안중에 들지 못한다. 그 일이 옳은가? Yes or No. 오직 그것 뿐. 그 단순하다 못해 단조로운 사고방식으로도 세계의 각양각색의 위기를 잠재울 수 있는 힘의 소유자가 내 턱에 겨우 이마가 닿는 키의 소녀인 것이다. 놀라운 일이지. 그리고, 아마 눈치빠른 독자라면 눈치챘겠지만 필자는 그런 용사님에게 빠져도 너무 빠져서 이 여행이 끝나면 어떻게 그 고향마을 한구석에 낑겨살아보려고 그 아가씨 소꿉친구한테까지 잘해주고 있다는 웃지못할 상황도 한줄 적어두도록 하자. 너무나 흔한 소재 아닌가? 소꿉친구와 함께 모험에 나선 용사를 짝사랑하는 수줍은 동료. 다만 아름다운 용사와 달리 내 성별은 클리셰를 따르는 고로, 고백 직후 장렬한 산화 같은 인상적인 최후는....뭐, 죽을 판이라면 뭘 못하겠냐마는, 나는 침대 밖에서 죽을 생각이 없으므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저 기품있는 왕자님은 자기 화려한 방패를 타고 성벽을 미끄러져 내려간 용사님의 용맹무쌍한 활약에 아무래도 마음을 빼앗긴 모양이었다. 내가 뭐랬어, 아름다운 생물이지? 세계가 바친 공물에 여신께서 숨결을 불어넣은 걸작품이다. 걸음걸음 찬란히 역사책에 기록될 소녀는, 그러나 어린 여자아이답게 왕자님의 손수건에 크게 맘이 흔들린 눈치였다. 보드라운 옷감 위 정갈하고 품위있게 수놓인 왕가의 문장이 만들어낸 틈새에 새틴 드레스 소매자락의 레이스가 파고들었다. 들뜬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눈부신 샹들리에 밑에서 접근해오는 남자들과 대화를 이어갈 리가 없지. 뭐 혹시 모르는 일이다, 결과적으로는 정의를 위한 행동이 될른지. 이쪽의 못마땅한 시선을 알아차리는데에 실패한 소꿉친구란 놈은 관현악단에 완전히 정신이 빠져있고 본래부터 정신빠진 아저씨는 어디로 사라졌는지 보이질 않는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혼자 서서 샴페인을 홀짝거리는 검은 머리의 마녀에게는 절대 접근하지 말라는 암묵적인 금기가 형성된지가 어언...햇수로 6년차인 덕분에 방해받지 않고 남몰래 용사님을 지켜볼 수 있었다. 그 의미를 티끌만큼도 모른채 춤 신청을 너무나 당연하게 거절한 흰 소녀가 스르륵 다가온다. 손에는 날렵한 샴페인잔.
네 나이에 술이라니 여신께서 용납하시겠어? 다섯 잔까진 괜찮다셨어요.
그런 사소한 것까지 돌봐준다고? 순간 말문이 막혀 가만있는 잠깐 사이 별이 깜빡이듯이 미소가 반짝였다. 농담이라고 굳이 확인사살하지 않는 친절함이 낯설다. 사교의 장에 순식간에 적응한듯한 모습에 의아하게 정신이 팔려있는 내게서 눈을 뗀 소녀가 샴페인을 찰랑거리며 뜸을 들인다. 어울리지 않는 매끈한 유리잔을 돌리는 움직임이 영 어설퍼 그제야 내가 아는 그녀로 보였다. 갑자기 레이디가 되고싶어진거야? 당황한 적 없는 척, 웃으며 놀리자 소녀는 눈썹을 늘어트리곤
여기 사람들처럼 말해야 할 것 같았어요. 왠지...너무 여기 어울려서, 그래서.
하고 풀이 죽었다. 뚝심있는 시골뜨기가 할 법한 말이었다. 그야 나는 내 인생의 소중한 1/8을 이런 자리에 어울리는 레이디가 되도록 교육받는데에 허비했으니 어울리지 않으면 가정교사와 가문과 아버지의 이름이 곤란해진다. 마을에서 화관을 제일 예쁘게 만드는 사람이었다던 그녀로서도 두어시간의 관찰로 따라해내기 어려운 영역이고, 단언컨데 익힐 필요따윈 내 허영심보다도 없다. 용사로서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자신을 바라보는 혼을 매료할 수 있는 아이니까. 그 자각이 없는 점도 사랑스럽지. 하지만 궁정 생활이 어울리는 레이디는 역시 성에 맞지 않는지, 호화스런 방과 살뜰한 시중에서 도망쳐서는 내게 주어진 객실의 창문을 똑똑 두드린 것이다. 못 들은 척하면 귀중한 당황한 모습을 또 볼 수도 있겠다마는 그런 시간 낭비로 그녀를 기다리게 할 수는 없었다. 이 티 안 나는 헌신을 눈치채었을 리 없지만 그럼에도 보답처럼, 어린 용사는 주저하며 같이 자도 되냐고 요청함으로써 내게 유리한 자리를 내어주었다. 지나치게 기쁜 티를 내지 않도록 노력하면서-상류 계층으로 살아온 나날의 풍부한 경험에도 불구하고 아주 어려운 일이었다-드넓은 침대의 반절을 제공하고, 호화의 극에 달한 욕실에서 세안용품의 종류를 간단히 일러주고, 자기 방에서 광택이 도는 실크 파자마를 야무지게 챙겨왔길래 자는데 편하도록 머리카락을 느슨하게 묶어준다. 노숙하는 날이 많은 여행길에서는 누릴 수 없는 호사다. 내 사심을 가득 채운 일련의 행동이 용사님도 마음에 들었던지 안녕히 주무세요, 바로 누운 채 잠시 내 쪽을 향해 인사하는 얼굴이 편안해보였다. 마주 웃으며 인사하고 잠시 눈을 감는다. 물론 잠들기 위해서가 아니다. 아무리 넓은 침대여도 샘플용 인골도 아니고 살아있는 누군가가 옆에 누워있는데 잠이 올 리가 없다. 마침 준비된 듯이 달도 밝겠다 적당히 시간이 지나면 자는 얼굴이나 관음하며 밤을 보내야지. . . . ....어나요, 아침 먹어야죠.
손을 꽈악 쥐어오는 힘에 흠칫 눈을 뜬다. 이렇게 가까이 사람이 있는데 깨워서 일어났다고? 내 당황은 아랑곳않고, 아침 햇살 속에 보얗게 떠보이는 소녀가 손을 뻗었다. 머리카락 뻗쳤다. 이상하게도 조금 들뜬 목소리였다. 나이에 어울리게 별 것 아닌 일로도 행복해진 모습을 보니 왠지 아무래도 좋은 기분이 되어 머리칼을 어루만지는 손을 톡 건드린다. 저렇게 웃는 데에 까르르 란 의성어를 쓰는 거겠지, 아마. 나로서는 이유를 알 수 없지만 어쨌든 기분좋게 기상한 나의 용사님은 국왕이 주최한 송별회를 거쳐 사랑에 빠진 왕자가 무운을 비는 말을 들으면서까지 줄곧 기분이 좋았다. 그래서 나도 기분이 좋고, 아저씨가 오늘 받을 매도의 총량은 감소하고, 소꿉친구 군이 어째서인지 묘한 얼굴이지만 거기 참견할 만큼 기분이 째지는 건 또 아니라 결과적으로 오늘도 평화로운 하루. 왕자님의 귀한 손수건이 동네 꼬마의 얼굴을 닦아주는 험한 일에 쓰인 것까지 포함해서 말이지.
안돼요. 뭐? 저런 멍청이가 내 연구 조금 얻어간다고 해서 별로 위험할 것도 없어. 그런 문제가 아니에요, 평생을 건 주제라면서요. 그렇담 당신한텐 평생이 달린 문제일거고, 이런...중요하지 않은 일로 포기할 순 없어요.
이게 안 중요하면 뭐가 중요해, 라고 생각했다. 분명 그렇게 말하려했다. 하지만 세계의 운명이 걸린 중대사안을 결정할 때와 똑같이 결의에 찬 얼굴로 말하는 안돼요, 에는 저항할 수 없었다. 이상한 일이다. 왜 내가 기꺼이 내주려는 대가를 이 애가 중간에서 막아서는 거지? 내 의문을 읽기라도 한 듯, 살짝 슬픈 표정이 된 소녀가 고개를 저었다.
내 동료였던 걸 후회하게 만들기는 싫어요. 저 사람이 아니어도 누군가는 알고 있을 거에요.
나와는 달리 너무나 먼 미래를 내다보는 말에 위화감마저 일었다. 용사는 내가 자신의 동료가 아니게 됐을 때, 다시 말해 악이 사라지고 세계가 구원받은 후의 일을 생각하고 입에 올린 것이다. 나는, 지금 널 도와줄 수 있다면 그런 건 아무래도 좋은데. 타인의 사고가 이쪽을 따라오지 못하는 상황에는 숨 쉬듯이 익숙하다. 다른 사람이니까 나와 다른 것은 당연하다. 당연하다 결론낸 지 10년이 지났는데, 이 아이가 나와 다른 것을 본다는 게 왜 이렇게 허탈한 지 알 수가 없었다. 나와 같기를 바라서는 안된다고, 내가 뭘 바라는지 자각한 다음 순간 포기하듯이 정리했는데. 마음만큼 통제가 불가능한 변수도 잘 없지. 정말 성가신 요소다.
...화났어요? ...그런건 아니야.
조심스럽게 옆 자리에 앉은 소녀가 물끄러미 내 뺨을 지켜본다. 슬쩍 그쪽 손으로 턱을 짚어 얼굴을 약간 가렸다. 화가 났다기보단 풀이 죽은 상태고 그 사실을 모른 채로 두고싶었다. 답지않게, 눈을 맞추지 않은 채, 약간 변명하는 기색으로, 용사가 설명했다. 여행이 끝난 뒤에 다시 살던 곳으로 돌아갈 거 잖아요. 아니면...다른 곳에 정착하더라도, 여전히 마법사일테고, 여전히 진리를 탐구할 테고. 다른 방법이 있을지도 모르는데 당신이 하고픈 일을 못하게 되는 건 싫어요.
있을지도 모르는데? ...있을 거에요. 아니, 공격하려는 게 아니라. 평소라면 확신이었을 텐데 가정인 게 신기해서. 으... 그렇지? 네...아직 잘 몰라요. 하지만 다른 방법을 찾고 싶어요.
문득 떠오른 의문을, 문득 입 밖에 낸다. 그건 그냥 네 기분이 그렇다는 말이야? 두루뭉실한 질문에 담긴 의도가 제대로 가 닿았는지까지는 몰라도 하여간 이 물음은 용사가 어깨를 살짝 움츠리게 만드는 위업을 달성했다. 여신의 신탁이 없는 것만은 확실하다. 방금 깨달았지만, 홀딱 반한 사람답게, 나는 이 애가 풀 죽은 모습에 엄청나게 약하다. 한숨에 찔끔, 내 안색을 살폈던 용사에게 양 손을 들어보인다. 익숙할 항복의 표현에 얼굴이 확 핀다. 알았어, 지금은 네 말대로 해. 하지만 찾아봐서 없으면 저 대머리랑 거래하는 거야.
....내 결론이 맞아? 똑똑하시네요. 그런 거구나. 말 돌리지 음, 저는 결론만 알고 있었으니까. 그냥 막연하게, 용사 정도 되는 걸 먹여버리면 충분하겠지, 이런 느낌으로. 충분한 게 아니고 딱 맞는 거네요.
스스로의 소멸에 대해 말하는 사람치고는 너무나 담담한 태도였다. 순박한 소꿉친구가 절망에 빠진 채 얼어붙어 있는 것도 이해할 수 있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세계의 인과율과 혼을 사용한 정화 간의 관계식이라는 복잡한 방정식을 풀어낸 스스로의 위업에 취할 여유조차 받지 못하고 그저 희생양을 추궁하는 수 밖에 없었다. 이미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는 당사자는 전혀 추궁당하는 사람답지 않게 차근차근 모든 것에 답해나갔다. 딱 맞는다는 건, 더 이상 늦으면 모자랄 수도 있다는 거에요. 달이 기울기 전에 할게요.
여러분, 그 동안 정말 감사했어요. 야!!!
이 파티에서 그녀에게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존재가 다행히도 정신을 차렸다. 절친하니까 여자애 멱살을 쥘 수 있고, 절친하기에 용사의 멱살을 쥘 수 있다. 용사의 모험이 끝나면 당연히 고향마을로 함께 돌아가 양치기개의 새끼들을 훈련시키리라 믿고있던 소꿉친구다. 돌이켜보면, 그의 소꿉친구는 그러자고마 약속은 하지 않았다. 정말로 처음부터 알고 있었던 거다. 대가가 필요하다는 걸, 그건 자기 한 명이면 충분하다는 걸. 멋대로, 혼자 속으로만이지만 저 애와 함께라면 같이 죽어도 좋다던 생각은 철이 없을뿐 아니라 무의미한 각오였던 것이다. 나는 소년이 글썽이며 용사를 다그치는 것을 다 지켜보지 못하고 자리를 떴다. 내 연심이 이틀 뒤에 사라져버린다는 선고는 갑작스럽고 너무 날카로웠다.
그날 밤 그 애는 나를 찾아왔다.
할 말이라도...있어? ...네.
고개를 푹 숙인 채였다. 나는 더 이상 이 아이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무엇으로 대해야 할지 알 수가 없어서...똑같이 그저 말이 없었다. 손에 예의 손수건을 쥐고있다. 내 시선을 눈치챈 용사도 향은 이미 날아갔지만 여전히 보드라운 손수건을 내려다보았다.
이거...아, 기억하세요, 전에 왕자님한테 받은 거에요. 내가 기억 못할 거라고 생각하는게 더 이상하지 않니?
관심없는 거 기억 못하니까, 가 내가 예상한 변명이었지만 용사는 아예 내 예상을 전부 틀린 것으로 만들 생각인지 가볍게 웃었다. 긴장이 풀렸을 때 곧잘 짓는 표정이었다. 상황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나를 두고 소녀가 이야기를 진행한다. 이런 천 정말 난생 처음 본 거 였거든요, 엄청 신기했어요. 뭐 나중엔 막 드레스도 입고 그랬지만, 아무튼 이게 제일 처음이니까 기억에 많이 남아요. 그래서 집에 가져가서 다들 구경시켜 주려고 했는데, 그치만 지금 그러면 이거 너무..유품이니까. 그래도 아깝지는 않아요. 버리려구요. 강아지들도..지금은 강아지라기보단 어린 개들이겠지만, 뭐..잘 돌봐줄테니까. 그것도 괜찮아요. 아쉽긴 한데 그게 큰 문제는 아니잖아요. 걔도 지금은 막 울고 있지만...나중엔 괜찮아지겠죠.
착한 애니까. 후후, 네. 좋은 애에요. 정말... 그러니까 미안하기는 한데 걱정은 많이 안해요. 나중에 내 자랑 많이 해주기로 약속도 했으니까 괜찮을 거에요. 음, 그거 말고는 별로 걱정되는 거 없어요. 저 좀 둔하잖아요. 그래. 근데 나 그래서 본론이 뭐야? 라고 묻고 싶은데. 한 3초 뒤엔 진짜로 말할 거 같아. 그러니까...왜 이런 얘길 하고 있냐면...저, 엄청 미련 없어보이는 거 맞죠? 보통 사람 시선에서. 저 잘 모르겠어서. 응, 엄청. 그쵸. 뭐랄까, 처음부터...나 없어지는 거 알고 있었으니까 더 그런 거 같아요. 다들 내가 구한 세상에서 행복하게 잘 살았으면 좋겠어요. 그래... 아, 죄송해요. 거짓말이에요. 다들이 아니고...
초조하게 손수건을 만지작거리던 용사가 힐끔 올려다보곤 다시 고개를 푹 숙인다. 꼭 뭐 잘못한 애처럼 전전긍긍하는 모습이 안쓰러워 머리라도 쓰다듬어줘야 하나 싶었다. 조금만 더 깊이 고민했더라면 작은 말을 놓쳤을 것이다. 연구요.
연구? 주제...그거, 안 넘겼으니까 여전히 당신 거잖아요. 다시 연구 시작할 수 있지요. 응. 그쵸? 하고싶은 거 하면서 잘 살 수 있어요. 미안해요, 못된 애라서. 다른 사람들은 다들 행복했으면 좋겠는데, 당신은 안 그랬음 좋겠어요. 내가 없어져서 안 괜찮았으면 좋겠어요. 그치만 사람은 언젠가는 괜찮아지잖아요. 호호할머니가 될 때까지 살면 누군가는 행복하게 만들어줄 거에요. 나, 그게 질투나서....그치만 용사니까...나랑 같이 가주면 안돼요?
못된 애라서 미안해요. 똑같은 사과가 다시 한 번. 나도 멍청한 사람처럼 같은 말을 또 한 번 했다. 너 정말 못된 애구나. 다른 거 다 제쳐놓고 그렇게 말할 수 밖에 없었다. 내가 자길 좋아하는 걸 알고 하는 말에 저거 말고 다른 대응이 먼저 나올 수가 없었다. 이 얼마나 교활한 전략이니? 처음부터 거부할 수 없는 상대에게 선택권을 주듯이 말하다니. 다른 인간이 이 따위로 수작을 부렸다면 당장에 귓속에 담쟁이덩쿨을 심었을 텐데, 하지만 다른 인간이 아니고 내가 사랑해 마지않는 소녀였다. 같이 자도 되냐고 부탁했던 때보다 몇 배는 간절하게 같이 가달라고 말한 것이다. 나는 다시 한 번 확인했다. 같이 죽고싶다는 말 맞지? 그러자 용사님은 그야말로 정확히 원하던 말로 답했다. 미안해요...좋아해요.
Q. 이 상황에서, 내가 지을 수 있는 최상의 미소 이상으로 멋진 대답이 존재하는가? (제한 시간 3초)
예거는 대상인의 아들 차남 삼남정도 극딜타입이라 방어력이 종이봉투. 프렌이 몸통박치기하면 슈반은 버티는데 오빠는 가드깨짐. 천성이 염세적이라 오히려 전쟁후유증이 비교적 적었다. 카나리를 만나고 그녀의 연인 자리를 꿰찬 것으로 운이 다했음. 그러고 남은건 고슈드로와의 연에 모조리 쓰여서 그 이후는 불운의 연속이지만 천성이 염세적이라 딱히 비관하지않음.
기상나팔불면 예거는 아시발하고 반대쪽으로 튀어나가고 슈반은 그냥 일어난다 주인님은 불게 하는쪽 알렉은 누가 시간어겨 나팔부나 주의줘야겠군 생각함
연사 속도는 슈반이 젤 빠름 예거는 잘 노려서 급소만 쏘고 쏜데 또쏨 카나리는 생긴것과 달리 검도활도 초아류. 부하가 생기면서는 좀더 틀을 중시하게됐지만 고삐풀면 걍 존나 레인저
각하는 마도사 스위치 들어가면 창파인 한대 정도는 거뜬하게 튕겨내고 영창 완성할수 있다 내구도...그 내구와 집중력이 말이지....육체파 최강은 돈이지만 마술이 뇨롱 수준 하리도 마찬가지로 뇨롱수준
전쟁전 S도는 예>슈>알 순 카나리는 거의 없고 듀크는 걍 없음
알렉세이가 그렇게 된 것도 예거가 사람이라면 응당 덮어감춰야할 것이 고스란히 드러난 얼굴을 하게 된 것도 슈반 때문.....이라면 좋겠다.................
예거는 차차 대부분에게 정을 붙이는 타입. 슈반은 처음부터 데레데레하고 놀려먹고 그렇지만 특별한 몇명을 빼놓고는 확 끌리는 일은 없다. 돈이 유일한 예외 예거는 한눈에 반하고 슈반은 지가 끌리는 타입이 아니었는데도 정 들었다 근데 확신이 없었음.
예거카나는 인마전쟁 직전에 사망플래그를 미친듯이 꽂아댔다 이 일이 끝나면...부터 시작해서 온갖 종류를 다ㅋㅋㅋ전쟁후 그걸 알게된 슈반은 진짜 죽고싶은 심정이었다
카나리는 대장 진급한 날 성에서&보자마자&벽치기로 프로포즈함. 예거는 존나 시발 뭔가 이게 아닌거 같은데 내 여자 초이케멘;;;그래 나라에 충성하고 약자에게 헌신할 당신의 평생몸종이 되겠습니다 다만 반지는 제가 준비하게 해주세요 부탁이야
하고 받아들였음 옆에서 실시간으로 본 슈반은 피눈물 펑펑 쏟으면서 온갖 조언하고 바쁜 카나리 대신 약혼반지 고르러도 같이 가줌 근데 그거 끼고 걍 결혼해버려서 시댁식구네 멘붕 으아니 우리 며느리 웨딩드레스 한번 안입어보고..! 근데 좋잖아 기사복장의 금욕적이고 단출하다 못해 심심한 결혼식. 부하 포함한 몇 안되는 하객들 멘붕하는데 신랑은 이게 내 신부 내 사랑 내 대장death 이런 표정일거같다. 아끼는 부하 결혼식 축하해주고 싶었던 각하도 멘붕
카나리 성우가 은하요정이 된 이래 내 카나리는 돌아올수없는 강을 건넘 유리랑 우열을 다툴정도의 이케멘 심지어 잉여백수도 아냐 남친도 있어! 상사랑은 꿈을 공유하고 부하들한텐 신뢰받음 와 뭐 이래 완벽한 여자가 다 있담
아
그래서.......
근데 진짜 어쩌다 예거카나요....이거시 사랑인가......좀 주도권 다툼하다 예거가 항복하면서 자연스럽게 구렁이 담넘어가듯 그렇게 됐을거 같다고 하면 오빠한테 넘 실례일까
미래편 중 기지돌입까지만 반영된 6년쯤 후, 무쿠로 수중재배 중. 물 흐르듯 리본이랑 야마모토가 한 번 잡니다 주의
1. 빈디체가 교섭에 응했다. 야마모토를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놀라고 대견해 할 결과였다. 그리고 내용을 안다면 모두가 경악할 것이 틀림없다. 실제로 츠나는 중학생 때처럼 말을 더듬으며 물었었다. 야, 야마모토. 설마 진심, 아 그야 진심이겠지만, … 왜…? 그에게 무어라 대답했던가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 아마 스스로도 잘 몰랐기 때문일 것이다. 친구는 그런 애매한 대답에도 잠시 고민한 뒤 잠자코 고개를 끄덕여주었지만 다른이들에게는 보다 분명하고 납득할 만한 명분이 필요하겠지. 가장 먼저 떠오른 히트맨의 기가 찬 표정을 머리를 흔들어 떨쳐내고서 야마모토는 차 뒷자석에 아예 드러누웠다. 도착까지는 아직 시간이 걸릴 것이고, 보안을 위해서란 말에 얌전히 안대까지 받아들었으니 그로서는 딱히 할 일이 없었다. 팔을 베고 누운 채 야마모토는 만일을 위해 이동방향과 거리로부터 빈디체 감옥의 위치는 추측하는 것이 아니라 마지막으로 보았던 로쿠도 무쿠로의 얼굴을 떠올리려 애썼다. 그는 아직까지도 자기 몸에 있는 무쿠로를 본 적이 없었다. 아마도 크롬을 통해 실체화 한 무쿠로와 큰 차이는 없을 테지만…. 그래도 그는 진짜 무쿠로와 닿고 싶었다. 더는 새로운 계약을 맺지 못하게 되었다곤해도 여전히 마피아를 혐오하는 위험인물 로쿠도 무쿠로의 석방을 요구한 이유가, 고작 그거였다. 스스로 생각기에도 얼빠진 소리였다. 그럴 필요는 어디에도 없었다. 그저 무쿠로의 몸이, 아니 몸까지 마저 갖고 싶었다. 우습게도 마음은 이미 이 손 안에 있다.
오랫동안 고민했고, 야마모토는 번번히 포기하지도 저지르지도 못하고 늘 같은 대목에서 생각이 막혔다. 빈디체의 감옥을 찾아가는 것도 그 때문이다. 직접 두 눈으로 똑똑히 봐야지만 겨우 결정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춥고 어둡고 빛도 소리도 없는 최심부의 감옥, 그리고 그 안의 로쿠도 무쿠로를.
2. 야마모토가 무쿠로를 알게 된 지 꽤 되었다. 코흘리개 중학생 시절이었으니, 본고레 데치모며 그 오른팔과 비슷하게 오래 된 인연이었다. 하지만 6년 세월이 무색하게도 야마모토가 상대방에 대해 아는 것은 극히 단편적인 지식 뿐이었다. 동료라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이쪽의 위기를 모른 척 하지는 않는 남자.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는 여자애인 크롬을 통해 나타나며, 또 강하고 머리도 좋은 녀석이었다. 10대 본고레 패밀리를 바보 취급하는 경향이 좀 있다마는 그런 놈이 한 둘도 아니고. 이 중 절대다수가 중학생 때부터 알고있던 사실이었지만, 합법적으로 술을 마실 수 있게 된 지금까지도 무쿠로에 대해 그 이상의 지식은 필요없었다. 애초에 야마모토는 그와 얼굴을 맞대기는 커녕 그의 이름을 전해듣는 일조차도 드물었으니 당연한 일이다. 그보다는 오히려 크롬과 손발을 맞추게 되는 일이 많았다. 인지를 초월하는 환술사와 세계 최강의 히트맨이 키워낸 검사. 영 안 어울리는 조합 같으면서도 의외로 궁합이 잘 맞는 탓에 야마모토는 크롬 도쿠로까지도 맘에 들었다. 조금 말수가 적기는 해도 의사표현만은 활실하니 문제의 여지가 없는 것이다. 간간히 얼굴을 보는 고쿠요 패밀리도, 이를 드러내고 으르렁대는 녀석이 있기는 하지만 재밌는 사람들이다. 야마모토와 크롬이 본고레 데치모의 수호자인 한 그들이 야마모토에게 진심으로 덤비는 일은 없을 것이다. 야마모토가 생각기에 자신이 안개팀과 친하게 지내는 건 아무 문제 없어보였다. 다른 이들은 그렇게 보지 않는 듯 했다.
"그나저나 야마모토놈은 정말로 모르고 그렇게 살가운 걸까요?" "다른 사람도 아닌 그 녀석이니 말야. 진짜 모르고 있는 거면 말해야지." "응, 뭐가? 내가 뭐 알아야 할 거 있어?"
불쑥 머리를 디밀고 묻자 고쿠데라가 화들짝 놀라 소리쳤다. 너! 언제부터! 시끄러워. 방금 왔다, 방금. 마침 잘 됐군, 앉아봐라 야마모토. 커피잔을 든 채인 리본이 가리키는 대로 앉은 야마모토가 쿠키를 집어 입에 홀랑 던져 넣었다. 자기 오른 무릎에 손을 얹은 고쿠데라가 미간에 주름을 잡은 채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너, 무쿠로가 형님 몸을 차지하려는 건 아냐?" "응, 링 쟁탈전 때 들은 기억난다. 그래서 수호자가 된 거라며. 근데 몸을 차지하겠다는 게, 잘 모르겠는데 설마 그런 뜻이야? 이탈리아 식 고백?" "기분 나쁜 소리 마 자식아! 그게 어떻게하면 그렇게 되는데!" "아, 역시 아닌가?"
리본이 골치 아프다는 듯 혀를 차곤 모자를 깊이 눌렀다. 잘 생각해보면 야마모토가 무쿠로의 실제 모습을 본 건 링 쟁탈전이 처음이었다. 그 전까지 계속 란치아를 로쿠도 무쿠로라 생각했을 가능성도 있다.
"그 땐 아직 츠나 녀석이 널 끌어들이지 않으려고 바둥대던 때니까...정말로 하나도 모를 수도 있겠군." "그 후론 링 쟁탈전이다 십년 후다 해서 정신이 없었으니까요.." "하하하, 옛날에 따돌렸던 얘기하면서 지금도 따돌리기야? 그래서 무쿠로가 어쨌다고?"
말 속에 은근하게 뼈가 있었다. 고쿠요랜드 사건 당시에 진상을 알려주지 않은 거야 자기도 대회 준비로 바빠 들을 겨를이 없었으니 그냥 넘어간다쳐도 여태까지 가르쳐주지 않은 건 아무리 야마모토래도 기분이 좋을 리 없다. 고쿠데라 입장에서야 새삼 빙의며 무쿠로의 목적에 대해 언질을 줄 계기가 없었던 것 뿐이니 억울하다면 억울한 일이었다. 야마모토 식으로 낙천적인 해석을 해보자면 지금이라도 저 바보에게 위험하다고 알릴 기회가 생긴 셈이다. 본고레 데치모의 오른팔이 이야기가 길어질 거라 예고라도 하듯 담배를 꺼내무는 중에 리본이 먼저 입을 열었다.
"야마모토 너, 크롬 창에 다친 적은 없지?" "음? 닿아본 적도 없는 거 같은데? 늘 꼭 안고 다니니 남이 만지지도 못 하잖아."
그나마 안심이군. 한 히트맨이 다시 커피잔을 들었다. 귀찮은 설명은 고쿠데라에게 넘기겠다는 속셈이 빤해 조금 웃는다. 다행히도 고쿠데라의 설명은 딱 야마모토의 설명이 체계적으로 변한 정도와 같은 정도로 간략하고 쉬워졌기에 문장의 의미를 고심할 필요는 없었다. 야마모토는 자기 귀를 의심하기만 하면 됐다.
"그게 정..." "참고로 당시 고쿠데라는 비앙키랑 둘이서 츠나를 개 패듯 팼지." "그게 정말입니까 리본 씨! 제, 제가 그런 극악무도한 대죄를...!" "보는 바와 같이 당사자는 기억도 못 하고. 정신과 완전히 단절된 몸을 그 녀석이 차지하는 거다. 원리는 모르겠는데 여러 몸을 동시에 조종할 수도 있고." "죽지만 않았다 뿐이지 진짜 빙의네? 대단한 녀석이라곤 생각했지만..." "지금 감탄할 때냐? 그 녀석이 빙의하려면 먼저 아까 말한 무기로 상처를 입혀야 하니까, 그것만 피하면 일단은 안심이다. 무쿠로 본인은 그걸 계약이라 하던데 참고로 히바리와도 그 사건 때 계약한 상태다."
야마모토의 얼굴이 단박에 어두워졌다. 히바리를 조종할 수 있다면 이는 완전무장한 특수부대 1개 중대 이상의 전력이 될 것이다. 거기에 고쿠데라, 그리고 무쿠로 본인. 리본은 아직까지도 자기 생도의 싸움에 참견 않는다는 약속을 지키고 있고, 디노는 어지간한 사단이 나지 않는 이상 동맹 패밀리의 보스와 그의 수호자들 간의 문제에 끼어들 수는 없다. 수적 열세는 간신히 면한다 쳐도 11살 람보에게 큰 기대를 하기는 어렵다. 야마모토는 질리지도 않고 다시 감탄했다.
"알짜배기만 골라갔네..." "거기에 너까지 붙는다고 상상해 봐, 츠나 녀석 바로 패닉상태 될 걸." "으아, 무섭다. 그래서 내가 어떻게하면 된다고?" "다행히도 빈디체에서 특수한 조치를 한 탓에 지금 당장은 빙의가 불가능한 모양이더군. 넋 놓고있다 계약하지만 않으면 돼." "아하. 크롬이나 무쿠로가 창 들고 덤비면 도망치면서 연락 넣어라?" "너 이 자식 진지하게 듣지 못해!" "사실 계약한다쳐도 빙의능력이 제한 당했다면야 문제 없는 건 맞지. 알고 몸조심하고 너무 허물없이 지내지 말아라, 이 소리야."
3. "휴. 수고했어, 크롬." "타케시도." "밥이라도 먹을까? 지금 가봐야 츠나도 아직 안 들어왔을 거고." "뭐 먹고 싶어?" "간만에 울 아부지 초밥! ..이 먹고 싶지만 시간이 모자라니 다음 기회로 미루자. 크롬 너는?" "음...치킨버거..." "아, 좋다! 오는 길에 맥도날드 있었지?" "런치 타임 중에 도착하겠네. 다이어트 콜라 먹어?" "아니 그냥 콜라. 아, 난 라지세트로 할래." "감자튀김 좀 줄게." "하하, 고마워! 참. 무쿠로는 잘 지내? 너는 자주 보나?" "무쿠로님은...평소처럼. 아, 요즘은 자주 오셔. 다른 바쁜 일이 없으신가봐." "흠. 그래도 너는 늘 못 만나는 거지...? 네가 무쿠로가 되니까." "실체화를...하는 거 말고는 켄하고 치쿠사랑 얘기 할 방법이 없어서. 그래도 나는 언제든지 무쿠로님과 얘기할 수 있으니까, 괜찮아."
그렇다면 무쿠로는 지금 빙의가 불가능하거나 적어도 실체화에 비해 효율이 나쁘다는 뜻이 된다. 지금 당장은 안심해도 될 것이다. ──야마모토 타케시의 방식은 아니었다. 빙의 자체를 막을 수 있다면 크롬과 무쿠로를 경계할 필요도 없어진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않겠지만 차선책 정도는 될 것이다. 하지만 어떻게? 빨리도 마주한 첫 번째 난관이었다. 잘 모르겠을 땐 우선 부딪치기부터 해보자. 혹시라도 쇳덩어리일 수 있으니 천천히, 살짝.
4."야마모토 형, 요즘 바쁜가봐요. …사탕은 필요없어요." "그래? 부끄러할 필요 없는데~" "사탕 받고 좋아하는 게 더 부끄러운 나이라구요. 츠나 형도 그렇고, 대체 사람을 뭐라고…."
질렸다는 듯 고개를 설레설레 젓는 아이의 머리를 무심코 쓰다듬을 뻔한 손을 간신히 멈춘 야마모토가 어깨를 으쓱였다.
"그래서, 무슨 일 있어 람보?" "용건은 딱히 없는데, 요즘 츠나형한테도 리본한테도 말 안하고 어딜 그렇게 놀러다니나 궁금해서요." "응? 말 안 했던가."
그제야 깨달은 듯 전혀 생각지 못했다는 표정이었다. 딱히 숨길 생각은 없었던 모양인지 요즘 켄하고 노는데 재밀 붙였거든, 하고 야마모토는 특유의 시원스레 웃는 얼굴로 대답했다. 물어보면 이렇게 바로 대답해주는데 대체 무어가 맘에 걸려 그 본고레 데치모와 그 리본이 머릴 맞대고 속앓이나 하고 있었는지 람보로서는 도통 모를 일이었다.
"그나저나 왜 갑자기 무쿠로 부하랑 노는데요? 리본이 일 하라고 안해요?" "하하! 어짜피 다 혼자서도 할 수 있는 작업이니까. 그리고 이래뵈도 수호자로서의 일은 제대로 수행하고 있거든? 아, 나 슬슬 가볼게."
참. 츠나한텐 비밀이다? 괜히 걱정할 것 같으니까. 하며 손 안에 억지로 포도맛 사탕을 쥐어주곤 빠른 걸음으로 가버리는 야마모토를 지켜보다 람보는 크게 한숨을 쉬었다. 정작 궁금해 물어본 것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이 넘어가고 엉뚱한 대답만 주더니 보스에겐 비밀로 해달란다. 츠나가 물었더라면 분명 실속이라곤 알사탕 껍데기만치도 없는 얘기만 주고 받았을 것이다. 리본은 몰라도 츠나가 우물쭈물 하고 있던 건 이해가 간다. 야마모토 타케시는 어느샌가 화제를 아주 능숙하게 돌리는 어른이 되었고 오래 전 츠나가 그러했 듯 친구가 모른다면 걱정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그들의 보스는 그런 배려를 무시하고 추궁할 만한 용기가 평소엔 없으니 걱정만 할 수 밖에.
5. 고쿠요 헬시랜드도 그랬던 걸로부터 추측컨데 무쿠로 패거리는 폐건물에 자리잡고 사는 편이 편한 모양이었다. 하기사 사람이 살 수 있을만한 건물이라면 주변의 시선부터 시작해 걸리는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니 어찌보면 현명한 선택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새로 건물을 한 채 지어주는 일도 그리 어렵지 않은 본고레의 재력과 영향력을 생각할 때, 거기서 지내기 불편하지 않냐는 츠나의 조심스런 질문을 번번히 콧방귀 뀌며 무시하는 건 그닥 현명한 대응은 아니었다. 물론 야마모토는 본고레 따위에게 손을 벌리지 않겠다는 그들의 굳은 의사에 이러쿵저러쿵 참견할 생각은 없었다. 무쿠로에 대해 아는 데 그 부하들과 본고레 패밀리 전체의 돈독한 우호관계가 필요한 건 아니니까.
"이 자식 또 뭣하러 왔어뿅?!" "아하하하! 어제도 봤다지만 너무 매정한 거 아니야? 사과 먹을래? 분명 초식동물 채널도 있었던 것 같은데." "멍청아! 초식동물 따위 약한 게 있을 거 같냐!" "켄…코뿔소는 초식이야…" "시끄러 호박!" "호박이라니...크롬 패밀리 내에서도 인기 많은데, 귀엽다고들." "너 같은 거 달고오면 천하의 절세미녀래도 썩은 호박이다뿅!" "아하하!"
크롬에게 건네줘봐야 또 켄의 눈총을 받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꼭 쥐고 있을 것이 빤해서 야마모토는 손에 든 사과를 한 입 베어물고, 나머지를 소파 옆에 적당히 내려놓았다. 보는 앞에서는 거부하지만 이렇게 막무가내로 두고가면 적어도 버리지는 않는다고 했다. 삐걱대는 소파에 조심히 앉고서 슥 한 번 둘러본다. 두 번을 보고 세 번을 봐도 폐가는 폐가였다. 듣기로는 가스는 끊겼고 수도는 심심하면 끊긴다는데, 전기만은 어디 근처에서 끌어다 쓰는 모양이었다.
"넌 본고레 수호자라는 놈이 갈 데가 없어서 우리 아지트에서 노트북 충전을 하냐!" "어? 아냐, 그냥 어디 잘 되나 한 번..." "그러니까 그걸 왜 여기서 하냐고!" "충전기가 아니라 니들 전기! 전기도 들어왔다 끊겼다하면 그거부터 손 봐야 될 거 같아서. 친구들이 이런 유령 나올 것 같은 데에 살면 당연히 신경쓰인단 말야, 츠나도 그런 눈치고." "친구우~?"
켄이 얼굴을 사정없이 구겼다가, 머리를 벅벅 긁으며 홱 돌아섰다. 아놔 진짜 짱나네뿅, 저건 왜 저 나이 먹고서도 천연이야! 들으라고 한 소리는 아닐텐데 슬프게도 잘 들렸다. 간만에 우스워서 웃으며 고쿠데라가 떠맡긴 자료를 파일에 정리했는데, 예상대로 오래 걸리지 않았고 예상대로 인터넷이 안 됐다. 내일은 이 핑계로 오고, 모레는 전등을 고치러, 다음날엔 화장실 거울을 새걸로 바꾸면서 유리창 고쳐야 되지 않겠냐 떠보고. 그 다음날은, 일주일에 하루는 얼굴 비쳐야 할테니 리본하고 얘기 좀 해봐야겠다. 이렇게 매일 할 일이 있던지가 꽤 오래 전이라는 게 농담처럼 느껴졌다. 모든 것이 단순하고 그래서 의심할 필요가 없던 시절. 중학생 때 추억에 향수를 느끼기엔 난 아직 젊은가보군, 생각하며 노트북을 닫고 야마모토는 일어났다. 아직도 손님을 어떻게 대접해야하나 고민 중인 크롬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고, 이쪽을 노려보는 켄과 아무래도 좋다는 표정의 치쿠사에게 손을 흔들어 보인 뒤 그들의 아지트를 떠난다. 다음에 또 봐! 켄은 가운데 손가락이 아니라 혀를 내밀었는데, 철부지 시절 고쿠데라에 비해 꽤 온건한 반응이었다.
6. 어라 카레인가요? 크롬 요리실력이 늘었군요. 앗 무쿠로씨 그거 크롬이 한 거 아니에요뿅! 야마모토 타케시가.... ...본고레의? 꺼지래도 막무가내고, 완~죤 귀찮아요! 확 패서 쫓아내고 싶을 정도라니까요? 알겠으니까 저리 가주겠어요? 안 씻은 개냄새가 나잖아요.
7. "딩동~ 계십니까? 일 관계로 잠깐....아무도 없어?"
문을 열고 고개를 디밀어 살펴봐도 역시 사람이 없다. 이 시간에 오면 늘 두 명은 있었는데, 드문 일이었다. 그보다 더 드물게도, 무쿠로 방의 문이 열려있었다. 무쿠로가 있는 걸까? 야마모토는 카메라를 고쳐매며 잠시 생각했다. 타겟의 조사야 리본의 쓴소리 좀 듣고 내일 끝마칠 수도 있지만 무쿠로는 다시 볼 기약이 없었다. 생각보다 일찍 나타났으니 다음번엔 생각보다 오래 걸려 다시 만나게 될 지도 몰랐다. 그리고 결정보다 무쿠로가 빨랐다. 어라, 요즘 귀찮게 군다더니 정말인가보군요, 야마모토 타케시. 기척없이 등 뒤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펄쩍 뛰어 돌아보았더니 안개만이 잩게 일렁이며 흩어졌다.
"이런..놀라게 할 생각은 없었는데." "아하하...오랜만이야, 무쿠로."
안 놀래킬 생각이 없었을 무쿠로가 제 방 문틀에 기댄 채 나른한 시선을 보내온다. 커다란 카메라를 숨길 방도가 술사가 아닌 야마모토에겐 없으니, 어설프게 거짓말을 하느니 솔직하게 털어놓는 편이 나을 거였다. 로쿠도 무쿠로 같은 술사는 거짓을 만드는 것만치나 간파하는 데에도 능숙하니까.
"리본이 자기 표적을 조사해오라고 일을 떠맡겨서 말야. 자기 일은 스스로 할 것이지, 누가 키웠는지 남 부리는 데엔 천재적이란 말이지..." "쿠후후. 당신이 그 아르꼬발레노의 '일'을 돕는 줄은 몰랐는걸요." "음...이런 뒷조사 정도지만. 바쁜 것도 아니고, 자기가 직접해도 될텐데." "당신을 동종업자로 만드려는 거겠죠."
하하하, 다짜고짜 핵심을 찌르네. 솔직히 예상치 못한 반응이라서, 웃는 얼굴이 감쪽 같았는가 그닥 자신이 없었다. 다행히도 무쿠로는 그의 표정보다는 방문목적에 더 관심을 보였다.
"그래서? 여기서 뭘 할 생각이죠?" "아, 저쪽 건물로 들어갔거든. 나올 때 사진만 찍으면 끝나." "그렇군요. 적당히 있다 알아서 가세요. 배웅은 않겠습니다."
습관처럼 몸에 배인 미소를 지어보인 청년이 기울었던 몸을 바로했다. 방으로 돌아가려하는 그를 저도 모르게 불러세운다. 그럴 생각도 그 후의 계획도 없는 야마모토에게는 그저 당황스런 전개였다. 머릴 긁으며 급히 할 말을 찾는 히트맨의 조수를 무쿠로는 의외로 흥미롭다는 눈초리로 너그럽게 기다려주었다.
"어...몸은 좀 어때 괜찮아?" "쿠후후후...내 몸이 어떤지는 당신도 알고 있을텐데요." "앗 빈디체에 있댔지, 미안...뭐 먹고 싶은 거라던가 있어?" "초콜렛이라면 치쿠사가 사러갔습니다." "심부름 가서 없는 거였군? 켄은 따라갔을테고." "크롬은 여기 있구요. 자, 당신이 볼 일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지요?" "그렇게 불청객 대하는 거처럼 귀찮은 티 팍팍내니까 좀 상처다..."
와달라 청한 적 없으니 당연하지 않나요? 가 예상 답변이었다. 보기좋게 그 예상을 깨고 그저 어깨를 으쓱해보인 무쿠로가 자기 방에 들어가버렸다. 생각이 좀 다르지만 반박하기가 귀찮았거나, 혹은 그 이상 야마모토와 말 섞을 필요성을 못 느꼈거나. 높은 확률로 후자일 것이다. 둘 다 스스로 생각해 낸 가설인데 양쪽 다 축약하면 '내가 귀찮다'가 되는 것이 조금 서글펐다.
8. 치쿠사와 켄이 좀처럼 돌아오지 않아서, 리본에게 내밀기 전에 뒷조사 자료를 마지막으로 검토해보곤 떠날 채비를 하고있자니 무쿠로가 다시 나타났다. 졸린 얼굴을 보아하니 낮잠이라도 자고 일어난 모양이었다. 리본이 하던말이며 실체화를 풀며 무쿠로 본인이 했던 말 등을 생각하면 실체화 한 상태로는 오래 있기도 힘들 뿐더러 기력을 상당히 소모하는 것 같았는데, 그 상태로 한가하게 낮잠이라? 로쿠도 무쿠로가 의외로 일상의 소소한 감각을 그리워하고 있거나, 아니면 다른 목적이 있거나... 게으르게 팔을 들어 한껏 기지개를 펴는 청년의 등을 습관적으로 훓어보자마자 그가 돌아보았다. 흠칫하는 야마모토의 모습에 재밌다는 듯이 눈을 깜빡이고는 하는 말이,
입 다문 채 애매하게 웃어보였다. 꼭 제 수하들을 얼마나 면밀히 관찰했는가 떠보는 것 같아서다. 그 켄과 치쿠사와 크롬을 거느리는 남자가 그들보다 경계심이 덜할 거란 기대는 않았지만, 이건 경계라기보단 경고에 가깝지 싶었다. 야마모토로서는 가능한 대응이 한 가지뿐이니 경계를 하건 경고를 하건 매한가지다. 물컵을 입으로 가져가는 환술사에게 웃으며 말했다.
"하하하, 매일매일 놀러오니까. 이래뵈도 눈썰미는 좋은 편이기도 하고." "그런가요." "아, 이렇게 만난 것도 간만이겠다 사진 한 장 찍어줄까?" "궁금증을 풀어주자면, 크롬이 아니라 내가 나올 겁니다. 그리고 난 사진 찍히는 건 그닥 좋아하지 않아서요."
사양하지요. 정중하게 웃는 얼굴인데 마치 가면을 덮어쓴 것 같았다. 마음이 완전히 딴데 가있는, 그걸 숨길 생각도 없는 리본이 저런 표정을 짓곤 했다. 비슷한 표정이라고 말하면 두 명 다 기분나빠할 것 같다. 깨끗이 단념하고 다 꾸린 가방을 챙겨 나가다 인사하자, 힐끔 눈길을 주기는 했으나 그걸로 끝이었다.
9. 리본, 나 왔어. 오냐, 조사 끝났냐. 응 완벽하지. 귀하신 몸이 매주 꼬박꼬박 승마클럽에 출석하는 모양이니까, 여기에서.... 네가 해라. 야마모토. 나 혼자? 그래. 처음부터 끝까지. 츠나한테 안 들키는게 제일 중요하겠는데.. 언제 할 거냐? 목요일? 그사이엔 잊어버리는 편이 낫겠군. 그 녀석 속이려고 생각하면 바로 들킬 거다. 아하하! 츠나는 굉장하니깐. 커피 마실래? 아니, 이따가. 그래...아, 무쿠 ..... .....야마모토 너 정말.... 그냥 무쿠로에 대해 생각난 거야. 아, 전혀 안 믿네. 오늘 우연히 만났는데, 아 정말 우연이라니까! 그래, 우연. 우연히 만날 수도 있지, 로쿠도 무쿠로. 우~연~하게 만났는데, 그 녀석 네가 킬러일 가르쳐서 날 이쪽 업계로 끌어들일려는 거 짐작하더라. 어떻게 알았지? 그 녀석은 너랑 달리 눈치도 빠르고 머리도 좋으니 말이다. 에이~ 리본 화났어~? 안났어. 눈치없고 뚝심이랑 호승심만 있는 녀석인거 알고 있었으니까. 애기일 땐 그렇게 뿔난 말투로 말해도 귀여웠는데....
10. 정신차리니 리본 입에 맞는 커피를 내릴 수 있었다. 타고난 킬러란 평가를 직접 들었을 땐 기쁘거나 놀랍기보단 츠나의 힘이 될 수 있다는 안도감이 컸다. 야마모토가 이탈리아의 마피아 학교에 함께 진학할 것인가 일본에 남을 것인가를 두고 츠나와 크게 싸운 이후 줄곧 맘에 두고 있던 문제였다. 그는 고쿠데라와 달리 이탈리아 출신도 아니고 그 나라에 인맥도 없으며 이탈리아 어는 당장에 배워야 할 판이었다. 하지만 츠나에겐 그가 필요했다. 그는 몇 번이고 전세를 뒤집었고 그 이전부터 츠나는 그에게 크게 의지했다. 그런 자신을 일본에 남기고 이탈리아로 가버린다는 건, 야마모토 생각에는, 말도 안되는 소리였다. 츠나는 전혀 생각이 달랐다. 자기 집 앞에서 그는 여태 털어놓은 적 없는 죄책감을 쏟아놓았다. 그 말들이 야마모토를 막을 바리케이드가 되길 바랐을 것이다. 사실은 끌어들이고 싶지 않았어! 처음부터 죽, 이런 위험한 데.....리본이 네 이름 말했을 때 내 기분이 어땠는지 알아? 정말...끔찍했다고! 그야, 야마모토가 있어줬으니까 든든했고, 위기도 몇번이나 넘겼지만, 그래도, 아니 그래서, 야구...계속할 수 있게, 해주고 싶으니까.... 펜스 너머에서 난 너랑 다르단 말을 들었을 때도 이보다는 덜 울컥했던 것 같았다. 체인에 꿰인 반지를 잡아뜯자 츠나 얼굴이 정말 볼 만했다. 그럼 다른 녀석 찾아야겠네. 내버려뒀다 필요할 때만 찾는거, 히바리라면 몰라도 난 사양이고, 정말로 필요없어진 거라면 그러야말로 더 갖고 있을 필요 없고. 그리고!! 반박하려던 츠나가 움찔 멈췄다. 하면 안될 말이라는 예감이 강하게 들었지만 이미 입이 멋대로 움직이고 있었다. 이제와서 야구 들먹이는거...진짜 비겁한 짓인 거, 알지? 츠나. 비슷한 정도로 비겁한 짓을 하고있다는 자각은 있었다. 그러나 이리해서 함께 갈 수 있다면 상관없었다. 야마모토는 필사적이었다. 내민 주먹 안의 반지를 츠나는 받지 않았다. 이거, 계속 내 거지? 하는 말에도 대답하지 않았다. 아마도 츠나 스스로에게 화가 났던 것 같은데, 그건 야마모토도 마찬가지였다.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 수가 있지? 그에게 배신감을 느끼는 때가 있을 거라곤 상상도 못했었다. 야구는 슬럼프가 와도, 츠나가 그를 내버리고 떠나는 일은 없을 거라고.
이미 주객이 전도되었단 자각은 있었다. 리본을 도와 사람을 죽이거나 리본의 말에 따라 사람을 죽이는 일은 츠나와 아무 관계도 없다. 야마모토가 지표삼은 이는 중절모를 눌러 쓴 흰 피부의 히트맨이었다. 츠나를 마피아 보스에 걸맞는 남자로 만드는 게 그의 목표이고, 아직 발 뺄 수 있던 때라면 몰라도 이미 츠나가 이탈리아까지 와버린 지금이라면 리본의 판단을 전적으로 믿어도 좋을 것이다. 그의 뜻대로해서 츠나에게 해 될 일은 없을 터다. 실제로, 하교해 리본에게 자신의 이름을 들었을 때의 기분을 친구는 '끔찍했다'고 묘사했지만 본고레 10대 비의 수호자는 6명 중에서도 즉각 투입이 가능한 상당한 전력이다. 그 보스의 배짱 두둑한 저항이 계속되고있는 바리아와 작전 대장을 통해 비교적 원만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것도 전적으로 야마모토 덕이었다. 일본에 남아 야구를 계속했다면, 한 달에 한 번 정도 전화를 주고받는게 고작이었을 거다. 만일 시간을 되돌려 중학교를 졸업한 그 봄으로 돌아간다 해도 그의 결정은 변함 없었다.
11. 오후로 접어든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즉 평소보다 꽤 이른 시각에 야마모토가 들이닥쳤다. 야구배트에 글러브 한 쌍, 공은 아예 두 박스를 챙겨온 청년은 켄을 콕 집어 지명했고, 지명당한 켄은 언제나처럼 격한 부정의 반응을 보였다. 미적지근한 코코아를 마시며 감상하기엔 딱 좋은 촌극이었다.
"켄 놀아줘! 오, 무쿠로 안녕? 야구하자 켄!" "친한 척 들이대지 말랬지뿅! 아침부터 야구는 무슨 얼어죽을 놈의 야구!" "하하핫, 벌써 한시 반이 넘었다구. 놀아주면 아침 사줄게." "점심도 벌써 드셨다!" "오, 식후 운동을 거를 수야 없지?" "거 끈질기구만! 너 본고레서 왕따당하냐뿅?" "정곡을 찌르는군! 실은 람보랑 캐치볼이나 하려고 했는데, 요녀석이 있는 핑계 없는 핑계 다 대고는 내빼지뭐야." "저런. 공만 던지는 정도라면 내가 상대해줘요?"
아웅다웅하던 켄과 야마모토 양자 모두가 움직임을 멈추고 무쿠로를 돌아보았다. 그가 뭘 잘못먹었나 걱정스런 표정을 짓는 켄과는 달리 자기 앞의 켄과 소파 위의 그를 비교해 본 야마모토가 시원스레 고개를 끄덕였다. 무쿠로도 운동 잘 할 것 같으니, 나야 고맙지! 치쿠사마저도 당혹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가운데 가볍게 웃어보인 무쿠로가 켄의 턱 밑을 긁었다.
"잠깐 놀아주고 올테니 집 잘봐요, 켄." "무쿠로 너도 점심 벌써 먹었어? 이따 뭐 좀 먹을래?" "당신한테서 사례로 받을 만한 것도 없고, 그리 오래 끌려다니고 싶진 않네요." "흠, 그래? 아무튼 저기 빈터에서 하자."
사사건건 보답을 하고싶은지, 그런데 생각나는 게 식사 밖에 없는지 매번 먹는 얘기인데, 식욕이 왕성한 편이 아닌 무쿠로에게는 성가신 잡담일 뿐이었다 그는 야마모토가 자신에게 해줄 수 있는게 있기나 한 지 의심스러웠다. 자신이 그에게서 얻어가는 거라면 또 모를까. 예를 들면 최근 크롬뿐만 아니라 켄과 치쿠사에게도 접근하는 이유가 있는가, 있다면 본고레 내부사정과 어떤 관련이 있는가, 그 내부사정이 자신에게 미칠 영향은 어떠한가, 또는 이를 활용해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인가. 켄에게 시키기엔 복잡하고 치쿠사에게 시키기엔 귀찮은 작업이라, 무쿠로 본인이 직접 야마모토 타케시를 상대하기로 결정한 것이 며칠 전이다. 물론 한가해서 심심하다는 이유도 있었다. 크롬은 작고 약한 본고레 보스를 위해 열심히 일해주고 있지만, 바쁜 건 어디까지나 크롬이지 무쿠로가 아니다. 그녀가 비의 수호자와 함께 일하는 때가 늘어나면서는 그가 크롬을 보호하기 위해 나서는 일도 거의 없어졌다. 이 또한 결자해지라 할 것이다. 속으로 고개를 주억거리며 글러브를 끼고 공을 몇 번 그 안에 던져보는 청년을 비의 수호자는 애매한 표정을 지은 채 지켜보았다. 낯가림이라곤 모르는 그가 굳이 켄을 물고 늘어졌던 것을 기억하는 무쿠로가 어깨를 으쓱였다.
"그렇게 못 미덥다는 얼굴로 쳐다보면 일부러라도 얼굴에 던지고 싶어지는데요." "그래도...이제와서 칭얼대기도 좀 그렇지만, 난 후련해지고 싶은 건데 오히려 욕구불만 돼서 동네 애들 야구하는데 뛰어들어가면 남보기 부끄럽잖아." "안 그러게 한 번 노력해보죠."
운동을 좋아하지는 않아도 몸 움직이기를 싫어하는 편도 아니다. 글러브 한 중간에 직구를 꽂아넣자 야마모토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나이스 피치! 진짜 못하는게 없네." "영 틀린 말은 아니지만 당신이 날 그리 높게 평가하는 줄은 몰랐습니다." "그래? 짠 나타나서 멋진 모습만 보여주곤 병약미소년인 거처럼 사라지는데 나쁘게 평가할 게 있나 뭐."
야마모토가 다시 던져준 공을 가볍게 받는다. 본고레의 일에 끌려와 실체화했다가 본의아니게 과하게 힘을 쓰고 돌아갈 때를 말하는 것 같았다. 되짚어보니 소년시절엔 안 그런 적이 없었더랬다. 요즘은 어떤가하면, 크롬의 힘이 강해진 관계로 무쿠로가 그런 그녀를 돕기 위해 오는 사태란 상당히 위험한 상황이라 여전히 총력전을 펼치곤 피곤한 정신으로 돌아가는 때가 태반이다. 사실 무쿠로가 아무 일도 않고 바로 돌아가는 때에도 크롬의 의식이 떠오르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같으니 무쿠로가 쓰러지고 크롬이 일어나는 것도 같다. 어찌됐건 실험기록은 있어도 진찰기록은 없는 무쿠로로서는 병약이 어쩌네하는 소릴 듣는 건 묘한 기분이었다. 병원 간 적이 아니라 진찰기록 작성할 사람이 없었던 것 뿐이지만. 늙은 의사가 키우던 앵무새까지 죽인 건 좀 시간낭비였나, 생각하며 공을 던졌다.
"놀아준다고 했으니까, 같이 노는 시늉하지 말고 하고싶은 거 해요." "...독심술 할 줄 알아?" "얼굴에 써 있다는 말 자주 들었을 것 같은데." "너라면 또 무지 참신하게 표현할 줄 알았지.
말하며 야마모토가 냉큼 배트를 잡았다. 오래 전 보았던 야구시합이 그가 홈런을 터트려 끝났음을 기억하고 있다는 게 무쿠로 스스로도 놀라웠다. 야구공 상자를 발치에 끌어다 놓고 그는 배트의 감촉에 감동 중인 비의 수호자에게 당연한 것처럼, 그러니까 그들이 본디부터 이런 투로 대화를 나누던 사이라는 듯이 물었다. 무슨 일입니까? 두어번 배트를 휘두른 야마모토가 뒤로 물러나 거리를 벌렸다.
"오늘 아침에 처음으로 나 혼자 일했는데...아 맞다 무쿠로 그거 알아? 리본이 자기 애인들이랑 나 빼고는 자기 몸에 손 못대게 했다네." "...내가 그런 것까지 어떻게 알아요?" "하하, 저번에도 생각지도 못한 걸 알고있길래!" "아무튼...그 아르꼬발레노는 심각할 정도로 자기한테 솔직하니 별로 놀랄 만한 일은 아니네요. 당신은 그의 기호 중 9할 정도는 넉넉히 충족시키는 것 같고." "기호품할 때 그 기호야?" "네. 정확한 표현 아닌가요?"
야마모토는 대수롭잖게 웃어넘기고는 무쿠로가 던진 공도 별거 아닌 것처럼 쳐냈다. 기호품...딱이네. 하고 마저 웃는 품이 자각은 있는 모양이었다. 하기야 그 노골적인 편애를 아직까지도 모르는 편이 이상하다. 이상하기로 치면 마음에 드는 펜이나 가장 예뻐하는 애완동물을 다루는 태도와 맥락을 같이하는 그 편애라는 게 더하지만.
"음, 어쨌든. 츠나도 마찬가지였다는 거 같은데, 낮에 들어오니까 리본이 어디서 맞은 얼굴로 내 책상 정리하고 있더라고. 나랑 같은 사무실 쓰거든. 말할 때마다 입술 터지는데 진짜 끈질기게 츠나 욕하더라." "....그러니까...사와다 츠나요시가...?" "멱살도 잡았대, 그 츠나가 그 리본한테! 근데 진짜 어떻게 알았지, 잘 숨긴 줄 알았는데." "중학생 때는 리본이 당신을 끌어들여 킬러로 만들겠단 속셈을 숨기질 않았을테니까요. 당신 친구는 몰라서 가만 있던 게 아니라 당신이 살인자가 되지 않을 거라 믿은 거 아닙니까?" "아, 그래서...."
외부 관찰자인 탓인가 무쿠로의 지적은 예상치 못한 방향에서 핵심을 찔렀다. 정말 끔찍했다고 소리치는 친구의 목소리가 아직 생생했다. 그 때 이미 츠나는 리본의 의도를 알았던 모양이다. 그런데도 리본과 야마모토를 한 곳에 둔 것은, 무쿠로의 견해를 따르자면 야마모토 타케시는 살인을 저지르지 않을거라 믿어서이고. 그럴 거라 상상도 못 했을 것이다. 비의 수호자가 그와 떨어지는 일을 상상한 적 없듯이.
"...화낼 만 하네." "화냈어요?" "얘기하러 문 앞에 서자마자 소리 지르더라고. 나 지금 화났어 할 정도면 엄청 화났지..."
나 지금 화났어 야마모토! 많이, 진짜, 어마무지하게! 리본한테도 너한테도! 나한테도! 미안하다 소리 하지마 더 화날 거 같으니까!! 초직감의 정확도를 처음으로 실감했다. 문 너머의 보스는 그의 생각이라도 읽은 양 미리 제 울화의 원천을 차단했다. 버럭버럭 소리치고 나니 성이 훅 가라앉았던지 짐 싸서 나와...이제 리본하고 같이 있지마. 하는 목소리가 반이나마 평소대로였다. 그의 가정교사가 야마모토의 책상에 공용이던 치약과 책상주인의 칫솔을 올려둔 이유를 그 때 깨달았다. 아까보다 조금 느린 공을 향해 배트를 휘둘렀다. 아까는 파울, 이번엔 2루타. 그제서야 츠나를 노리는 저 남자에게 시시콜콜 조잘댈 얘기인가 싶었으나 제 아무리 로쿠도 무쿠로라도 자기가 사람을 죽여 츠나가 리본에게 대들고 단단히 화가 났다는 소식에서 츠나에게 갈 길을 찾지는 못할 거라고 스스로를 안심시켰다. 그것까지 걱정하기엔 제 맘이 너무 어수선했다. 양 팀 전원이 몰려나와 싸우는 중인 그라운드를 가슴에 쑤셔넣은 것 같았다. 사람을 죽인 건 사실 처음은 아니었다. 리본과 같이 나선 임무는 유달리 난전이 될 때가 많았다. 세계 최고의 히트맨을 파트너로 두려면 감수할 수 밖에 없는 일이라 생각했다. 제 몸을 지키고, 리본을 엄호하고, 적을 제압하고, 죽일 작정은 아니었지만 절대 죽이지 않겠다는 각오도 없었다. 꽤 오래, 그렇게 했다. 대체 왜 하필 오늘, 그것도 야마모토 본인이 돌아오기도 전에 츠나가 알게 된 건지, 그야말로 불가사의한 일이다. 무쿠로가 그런 소동은 자신과 아무 상관없다는 표정으로 공을 하나 더 집었다.
"갑자기 기운이 없네요." "하하."
공이 머리 위를 높이 넘어 날아갔다. 딱, 배트가 공을 맞추는 경쾌한 소리가 메아리처럼 귓전에 남았다. 손으로 챙을 만들어 하늘을 올려다보던 야마모토가 눈부셔서 못 견디겠다는 듯이 눈 감는다. 아, 하는 탄식이 굵은 갈증을 헤치고 솟구친다.
─야구하고 싶다
본고레의 열번째 보스 앞에서도 아르꼬발레노였던 히트맨 앞에서도, 뿐만 아니라 1학년 때 이미 레귤러였던 야구부 중학생과 아는 그 누구 앞에서도 하지 못한 말임을 무쿠로는 확신했다.
사와다 츠나요시를 화나게 만든 남자는 그 후 배트 끝으로 땅을 툭툭 치며 잠시 말이 없다가, 가져온 잡동사니들을 전부 놔두고 돌아갔다. 끼고있던 글러브를 벗어 야구공 박스 옆에 내려놓은 무쿠로도 아지트로 돌아왔다. 잡는 감촉이나 크기가 딱 좋아 하나 챙겨든 공을 만지작거리며 현관문을 열때 즈음 해서는 머리 속에서 상황정리가 끝났다. 그 보스와 마찬가지로 외견부터가 뒷세계에 어울리지 않는 무른 청년이 인내심의 한계를 느끼고 어딘가 바깥에 털어놓을 구멍을 찾는 모양이었다. 이로써 야마모토 타케시가 갑자기 켄과 치쿠사에게 관심을 보이는 이유도 선명해졌다. 서글서글한 저 남자가 오히려 절친한 이들 앞에 속을 터놓지 못한다는 상황은 꽤 흥미로운 역설이었다.
처음엔 동정심인가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그런 척 제 실속을 챙기려하는 발칙한 속셈이었다. 잘 웃는 낙천주의자에게서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흥미로운 일면이다. 약간 성가신 걸 빼고는 이쪽에 딱히 해가 될 것도 없고 사와다 츠나요시의 최측근인 남자이니만큼 거리를 좁혀두면 여러모로 유용할 것이다. 방해만 없다면 딱 좋을텐데, 보아하니 Don.본고레는 지금 그럴 경황이 없고.
12. 고쿠데라 안녕! 신세 좀 질게~ 고쿠데라! 극한으로 좋은 아침이다! 넌 뭐 좋다고 아침부터 저 바보 책상이나 옮기고 있는데! 야 잠깐 있어, 거기 소파 당겨줄테니까.... 그나저나 나 왜 계속 남의 방에 낑겨 사는거야? 슬슬 야마모토 타케시 사무실, 해서 하나 있어도... 첫째 네놈 감시. 둘째, 앉아있는 시간 얼마 되지도 않는 네놈한테 방 하나 온전히 주긴 내가 아까워서 그런다. 문어머리, 스포츠맨 앞에서 담배 피우지 마라! 야마모토 녀석이랑 계속 같은 방 쓰게 될 거면 극한으로 신경 써! 아 전 괜찮은데...리본도 삘 받으면 벅벅 펴댔구. ..야 잔디머리, 오늘 새벽에 온 거 맞지? 형님은 뵈었냐. 아, 이제 보러 갈 거다! 이따 보자! 빨리 가! 점심 같이 먹어요 사사가와 선배! ...쳇, 타이밍이 좋구만. 2주 정도 형님 눈치보면서 납작 엎드린 꼴 볼 줄 알았더니. 하하하! 선배 보면 츠나도 기분 좀 나아지겠지? 어 담배 안 꺼도 되는데, 아깝게. 내 맘이야! 너 때문일 거 같냐! 선배 때문? 이 자식이.....아무튼. 내 눈치는 안 봐도 된다. 응? 아, 하긴 넌 고등학교 때도 내가 같이 가는 거 찬성이었지, 말은 안했지만. 우직하다니까! 시끄러. 한 번 발 들였으면 제대로 해라. 하하하, 내 성격 알면서.
13. "...태양이 왔어? 시끌벅적하겠네." "왁자지껄하니 즐겁지. 복도에서 만나도 너무 피하진 마, 나쁜 사람은 아니고..." "시끄러운 거 별로 안 좋아해....." "...선배가 목소리가 좀 크긴 한데...." "저, 실례합니다."
한가롭게 잡담하던 중 누군가 말을 걸어와 야마모토는 크롬을 슬쩍 가리듯 앞으로 나섰다. 이번 일은 요인을 안전하게 데려오는 비교적 간단한 임무였지만 호위대상을 노리는 자들이 있으니 경계하라는 주의를 받은 기억 때문이었다. 예전에는 보호를 요청한 본인인 척 접근해 공격해오는 통에 조직원이 중상을 입은 적도 있다고 했다. 본고레로 그 인물이 넘어가는 걸 막으려 했을 것이다. 서류 가방을 불안하게 끌어안은 나이 든 남자가 약속을 했는데...하고 말꼬리를 흐렸다. 어찌됐든 보호해줄 이 쪽이 보다 우위에 선, 그러니 먼저 신원을 증명해야 할 입장임에는 변함없다. 그가 본인일 때의 얘기지만. 야마모토는 지갑에서 미리 꺼내두었던 면허증을 보여주었다. 츠나 친구 야마모토 타케십니다. 면허가 없는 크롬은 핸드백에서 여권을 꺼냈다. 보스의 안개의 수호자...크롬 도쿠로. 사전에 맞춰둔 이름과 인상 착의, 암호구가 전부 일치하자 한시름 놓은 듯이 남자가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면, 그쪽은...." "케니히입니다. 이걸로 증명이 될까요?"
케니히가 건넨 ID카드를 한 번 뒤집어 본 야마모토가 별 말 없이 자기 옆의 동료에게 넘겼고, 마찬가지로 앞뒤를 훓어본 크롬은 잠시 고민하다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어 전송했다.
"...크롬도 몰라?" "응....아, 환각은 아니야....." "그래? 음, 케니히 씨? 크롬이 환술로 딴 사람으로 보이게 해줄 거니까 너무 긴장 말아요." "아, 예에, 환술..." "연구원이신가봐요?" "네, 발명을 좀...하하. Don.본고레가 받아주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제 자료가 도움이 되어야할텐데..." "노리는 사람이 있는 거 보면 제법 쓸만한 거 아니겠어요?"
주눅들어 있는 발명가에게 웃는 낯으로 게속 말을 거는 야마모토의 팔을 동료가 살짝 건드렸다. 고개를 돌려 크롬이 작게 끄덕인 걸 본 청년이 자, 이만 일어나죠, 하고 운을 떼었다. 케니히의 자료가 도움이 될지, 본고레가 활용할 수 있을지, 아니면 폐기 대상일지를 판단하는 작업에 야마모토는 일절 관련이 없다. 한적한 도로를 미끄러지 듯 운전해 본고레 본부에 도착할 때즘엔 케니히도 안심했는지 운전 잘하는 군요, 하고 칭찬까지 했다. 주차장 적당한 자리에 차를 대고 엘리베이터 앞에 선 비의 수호자가 갑자기 낭패라는 표정을 지었다. 아차, 이거 츠나한테 직접 보고해야 되는 거였지.
"...같이 가줄게. 보스 아직도 많이 화났어?" "보질 못해서 잘 모르겠는데...." "Don. 본고레와 무슨 문제라도 있습니까...?" "아하하, 사적으로 조금..."
그러자 곧 본고레 데치모를 만날 남자가 사람좋게 웃었다. 제가 지금 뵙고 칭찬이라도 할까요? 하하 감사합니다. 넉살좋게 받긴 했으나 그가 츠나 앞에서 야마모토를 칭찬한다고 츠나의 기분이 나아질 리 없었다. 츠나가 야마모토의 선택을 납득이라도 하려면 그의 친구에게 남은 길이 킬러 밖에 없는 상황 정도는 되어야할텐데, 야마모토는 서류작업에 좀 약한 걸 빼고는 무슨 일을 시켜도 흠잡을 데 없게 해냈다. 그러니 더 울화통이 터지는 게다. 뭘해도 못하지는 않는데 아무리 소질이 있어도 그렇지 하필 히트맨이라니! 이런 판에 케니히가 덕분에 안전하고 편안했다고 야마모토 칭찬을 하면 츠나는 아마 더 우울해질 것이다. 어라, 그럼 오히려 하지 말라고 말리는 게 나은가?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며 의아해하는 순간, 그 앞에 서있던 사사가와 료헤이와 눈이 마주쳤다.
"왜 이리 늦었냐 야마모토, 극한으로 배 고프잖아!! 오, 크롬도 같이 있었군. 점심 같이 먹을 거냐?" "아니, 난 됐어." "너도 여전하군." "선배, 그럼 저 얼른 일 마무리하고 따라갈테니까 먼저..."
크롬에게 등 한가운데를 떠밀린 비의 수호자가 말을 멈추고 돌아보았다. 무슨 의도인지 모르겠다 온몸으로 외치는 듯한 그에게 그녀가 살며시 웃었다.
"나 혼자 갈게. 점심 먹어." "정말 그래도 돼? 아, 그럼 너 점심은?" "가방에." "....기왕이면 우유도 같이 해서 먹어?" "응." "고마워, 나중에 보자. 케니히 씨도 또 봐요!"
피곤의 마수로부터 조금은 벗어난 안색인 발명가가 조심스레 손을 흔들어 인사해주었다. 처음 보는 이에게 밝은 목소리로 Arrivederci!!!하고 외친 료헤이가 야마모토의 어깨에 팔을 둘렀다. 이제 가자, 고쿠데라가 기다린다. 으아, 그 녀석 기다리게 하면 엄청 불평하는데....
고쿠데라는 오래 기다렸을지도 모르지만 야마모토에게는 료헤이의 얘기를 들으며 식당으로 가는 길이 조금도 멀지 않았다. 호쾌한 성격 덕인지 그의 여행담은 3년 내내 출퇴근하며 지나는 골목에 대한 얘기여도 흥미진진했다. 츠나의 부탁으로 여기저기 출장다니는 입장이 아니었더라면 영 빛을 보지 못했을 면모였다. 본부 근처 로터리의 빵집 주변을 늘 어슬렁대는 고양이의 몸매를 신나게 품평하며-그 까만 놈은 예전엔 그렇게 안 뚱뚱했었는데, 임신이라도 한 거냐? 글쎄요 먹을 거 주는 사람이 늘어서 그냥 살찐 거 아녜요? 말랑말랑해서 전 좋던데.-약속 장소에 도착하자 없던 원시라도 생긴 양 미간에 깊게 주름을 파고서 신문 한 구석을 노려보는 고쿠데라가 있었다.
14. 애피타이저를 기다리다 야마모토의 임무로 이야기가 흘러갔다. 츠나에게 무슨 부탁이라도 받은걸까 힐끔 훔쳐본 료헤이는 방금 분해된 크레페를 다시 조립하려 끙끙대는 중이었다. 너무 깊게 생각하는 것도 안 좋지, 의심을 떨쳐내곤 야마모토는 어깨를 으쓱했다.
"단순한 요인 경호였는데. 크롬하고 나 둘이나 붙였으니 대단한 아저씨인가봐?" "그래, 아님 뭐하러 수호자를 둘 씩이나 붙이겠냐." "그러냐? 누군데?"
대답하려다 설핏 눈치를 살피자 고쿠데라가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테이블을 한번 두드렸다. 여기 우리가 굴리는 레스토랑이거든? 생전 안하던 보안 걱정을 예서하냐 하필. 간만에 본고레의 재력을 실감한 야마모토가 턱을 매만졌다.
"케니히요. 아까 엘리베이터 앞에서 본....." "아! 그게 그 케니히 박사였냐." "어 선배 알아요?" "음, 조금. 데이터 폐기안 때문에 돌아다니다 여기저기서 들었거든." "데이터 폐기?" "그 왜 옛날 고라 모스카 같은 일 또 생기지 않게 지나치게 위험하다고 폐기했던 데이터들 완전 말소하려고. 내가 간부들 의견 수렴하려 돌아다녔는데 그 때 일도 있다보니 대부분 찬성하더군. 특히 9대 수호자들이..." "어 그런데, 그런게 허락 받아야 할 정도로 큰 일이에요?"
지나치게 위력이 강하거나 비윤리적인 연구결과는 폐기하는 것 쯤이야 야마모토도 알았다. 투자비용 때문에라도 어지간해서는 그 쓸모를 찾아내니, 실제로 폐기되는 건은 극소수다. 츠나의 재량껏 처리할 수 있는 문제인 것 같은데 굳이 일본에서 료헤이를 불러다가 전 조직적 동의를 구하는 이유를 알 수 없었다. 큰일이지, 하며 고쿠데라가 냅킨으로 입가를 닦는다.
"중요도로도 그렇고, 태워버릴 거라곤 해도 분류가 어느정도 필요하기도 하고. 뭣보다 여기저기서 긁어모은 거다보니 중구난방에 양이 꽤..." "많아?" "오랫동안 넓은 범위를 관리했으니 말이다. 다른 패밀리에게서 압수한 문건들도 있는 모양이더라." "아하."
그렇다면 앞뒤가 적당히 들어맞았다. 자체적으로 연구한 결과, 군이나 기타 다른 세력으로부터 흘러들어온 자료, 다른 패밀리로부터 입수한 것. 유구한 역사와 강대한 영향력을 가진 본고레의 권유를 거부하기는 꽤 어려울테고, 그게 아니라 여러 패밀리가 입을 모아 저 기술은 금해야한다 주장한 경우라도 그 확인과 관리를 떠맡기 쉬운 위치였다. 그들은 이 세계의 질서에 관여하는 가장 강대한 조직이다. 자의로 그리고 타의에 의해 다른이들을 강제해 온 증거였고 이제와서라도 완전히 말소하고자함은 거기에서 이득을 취하지 않겠다는 의사표명이었다. 9대가 기침이라도 할라치면 늘 죄송스러워하던 츠나다웠다. 그러나 10대라고 해서 다른 패밀리에게 참견하지 않고 본고레 홀로 존재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 바닥은 다툼이 끊이지 않고, 본고레의 힘은 저를 지킬 수 있을 뿐 아니라 약한 이를 일으켜 세우기에도 충분했으며, 인생의 절반 이상을 약자로서 살았던 사와다 츠나요시는 그 힘에 권리보다는 책임과 의무를 느꼈다. 지켜야 할 동료, 도와야 할 동맹, 막을 피, 달랠 울음, 그 중심에 서있는, 친구. 당연히 도와야 한다. 야마모토 아닌 누구라도 그럴 것이다.
"그거 말인데 곧 리스트 만든 다음에 소각할 거니까 너도 껴서 도와." "누구 나?" "너 말고 누가 또 있어, 집에 갈 잔디머리한테 시키리?" "아 그렇구나." "아니, 내 힘이 필요하다면야 얼마든지" "필요 없을 테니까 집에나 가! 사사가와가 슬슬 걱정할 때 됐잖냐. 형님 안부 전해주고." "음. 그렇다면야....아! 선물 사는 걸 깜빡했다!" "이따 같이 보러 갈까요?" "면세점에서 적당히 사!" "적당히라니 어떻게 그럴 수가 있냐!"
약속이라도 한 듯이 목소리가 점점 커졌다. 이거 하난 그 때부터 진짜 안 변하는구나. 웃으며 중재를 시도한다. 그다지 효과가 없는 것도 그대로였다.
여기의 고쿠데라는 존나 유능한 오른팔이기 때문에 야마모토의 서류처리 능력을 결코 과대평가하지 않음. 야마모토가 할 일은 고쿠데라와 그 부하들이 자료들의 내용을 확인하고 분류해 만들어 놓은 목록과 연구서 제목을 어디 빠진 거 없나 잘못 들어간 거 없나 마지막으로 대조확인하는 거였음. 물론 이탈리아 어기 때문에 울렁증...울렁증이 난다아....XQ 하고 한숨 푹푹 쉬고 있으면 우유나 처먹어! 하고 먹을 것도 쥐어줌 매력 터지는 이케멘이지. 고쿠데라한테 댈 바는 아니지만 가능한한 최소한의 인원으로 정보유출 없게 후다닥 처리하고 끝내는게 목표라 꽤 힘에 부침. 고쿠데라가 내용도 한 번 훑어보라 했으면 야마모토는 옥상에서 뛰어내렸을 거야 히히히 낙하!
아침부터 붙들고 매달려서 겨우 4분의 1쯤 끝내고 점심 먹으러 감. 별일 없으면 아마 내일모레 정도면 끝날 거 같았음. 부하들이 오랜만에 친구분하고 드십쇼! 하고 등 떠미는 데다 대고 그제도 같이 먹었다고! 하고 좀 츤츤대고 만 고쿠데라랑 야마모토랑 같이 밥 먹으러 가는 길에 트레이닝 룸에서 야마모토를 발견하고 깝놀함. 헉ㅋㅋㅋㅋ나 쌍둥이 있었낰ㅋㅋㅋㅋㅋㅋㅋㅋㅋ하는 야마모토의 옆구리를 팔꿈치로 찌른 고쿠데라가 환술이겠지 멍청아! 크롬 도쿠로지? 하고 말을 걸음. 크롬은 여전히 모습을 숨긴 채였고, 피스톨을 숄더 홀스터에 집어넣으며 응, 좀 연습 중. 대답한 야마모토에게 야마모토가 앗 안전장치 걸어야지, 위험해. 하고 참견함. 앗 땡큐! 씩 웃은 야마모토가 다시 손에 생겨난 피스톨에 안전장치를 걸고 집어넣음. 야마모토가 여태 해온 것을 오래 보아온 때문인지 자연스러운 동작이라 야마모토는 고개를 끄덕이고 애매한 위치에 대고 말을 걸었음 우리 밥 먹으러 가는데 크롬도 같이 갈래? / 근데 이거 실물보다 좀 잘나지 않았냐? / 크롬은 나중에 먹는대. 나 본래 이렇게 생기지 않았어? / 아니 더 바보같이 생겼어 / 고쿠데라 너무해!x2 / 아 통했다 / 좋아하지마 징그럽거든! 뭐, 적당히 하고, 때 놓치지 말고 식사하고. 우린 간다./크롬, 갈게./그래, 나중에 또 봐!
천장이 높은 복도를 걸으면서 고쿠데라가 담배가 꺼내 뭄. 친화력 한 번 좋다, 쟬 어떻게 그렇게 구워삶았냐?/...응? 구워삶아?/ 환술이란 건 어디까지나 술사의 상상력한테서 기반한 거라고, 저렇게까지 진짜처럼 네놈을 구현할 수 있다는 건 그만큼 널 잘 안다는 뜻이고./하지만 총 다루는 법도 모르던데./싸울 때 총 쏘는게 중요하냐 안전장치 거는 게 중요하냐..../아./그 녀석도 일단은 마몬이 인정한 술사야, 네 환술로 싸워볼 생각을 했다는 건 일단 써먹어 볼 만큼 강력할 거라 생각했다는 건데...... 하고 고쿠데라는 너를? 라는 눈초리로 야마모토를 위 아래로 훑어봄. 야마모토는 어깨를 으쓱 하고서는 뒷목을 부볐음. 저 정도로 나 같으면 양동하기엔 엄청 좋겠는데. 적어도 으악 야마모토가 둘이다! 소리 정도는 듣겠지? / 난 크롬 도쿠로가 널 저 정도로 믿는다는게 영..../....내가 그렇게 못 미더운가?/무쿠로한테 누가 미덥겠냐./크롬하고 무쿠로는 다른 사람이야, 고쿠데라./완전히 떼고 볼 수도 없는 사이지./그거야...그렇지만. 고쿠데라는 환술이론에 빠삭할 거 같다 자기가 못 쓰니까 적어도 공부라도 해서 알아둬야 대처가 가능하다...! 하고 위기의식 느껴가며 공부했음 좋겠다. 아까 그게 크롬이 생각하는 너라는 말에 야마모토는 정말로 묘한 기분이면 좋겠다. 고쿠데라가 말 하지 않아도 그 야마모토가 자기랑 조금 다르다는 건 야마모토 본인이 가장 잘 알았거든. 그 환술은 차분하고 솔직한 사람이었음. 그래, 크롬한텐 내가 그렇게 보이는구나. 리본도 아니고 여자애한테 자기 속내를 훌렁 까보일 생각은 없으니 어느 정도 의도한 대로의 결과긴 하지만 그래도 다른사람이 자기에 대해 어떻게 착각하고 있는가를 저렇게 가시적인 방법으로 눈 앞에 뙇 보여지니 좀 싱숭생숭함.
딱 사흘, 종일을 붙잡혀 종이조각을 들여다봐야했음. 앉아있으려니 죽을 거 같아서 싸들고 본부 안에 걸어다니면서 대조할랬더니 봐달라고 아주 광고를 해라! 하고 고쿠데라가 무릎으로 오금을 쿡 찍는 바람에 포기하고 방 안에서 뱅글뱅글 돌았긔. 아주 가끔 아는 단어들이 지나갔지만 그건 진짜 자기 방의 책만큼 조금이라서 도움이 안 됨 뭔 소린지도 모르겠는 거 들다보고 있으려니 머리아파 죽겠다ㅏㅏㅏㅏ탈출 하고 싶다ㅏㅏㅏㅏㅏㅏㅏㅏ상태로 반쯤 정줄을 놓은 채 글자가 얘랑 얘가 일치하는가만 확인하다 드디어 손에 잡히는게 없을때, 새로 쥐어준 목록의 보고서 제목 아래에 더 이상 줄이 없는 순간이 드디어 왔음!! 야마모토는 침착하게 목록을 서류철에 끼워서 고쿠데라 책상에 똑바로 올려놓고, 수트 자켓을 입고서, 수고하셨습니다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하고 총알처럼 뛰쳐나왔음 시발 아무도 날 막을 순 없으셈 배팅센터 시발 배팅센터 갈 거야!!! 이러고 엘리베이터로 돌진해서 정신에 이상있는 사람처럼 버튼 눌러대면서 츠나가 옥상에 만들어준 유사배팅센터 올라왔는데 기계 점검 중
공 쏴주는 기계 레알 무릎꿇고 부둥켜 안은 채로 ...죽을까....하고 한 5분 정도 고민했을 거 같다 비척비척 일어나서 대신 불펜 들어가서 공 좀 던지니까 맘이 진정됨 그러고보니 무쿠로네에 한동안 안 갔네 오늘 갈까...........하다가 정신적으로 힘드니까 안 감. 빠릿한 정신으로 헤헤 웃으면서 친한 척해도 될까말까 하는데 이래 체력기력 빨린 상태로 가봐야 무쿠로한테 역관광만 당할 거 같아서ㅇㅇ 대신 타케즈시에 갑니다! 아빠 나왔어! 어이쿠 우리 아들 오면 미리 연락이나 하고 오지! 하고 외국인 손님들 앞에서 훈훈한 부자의 포옹씬을 연출. 그러고보니 빙의탄, 어디서 들었던 거 같은데..?
뭔가 오랜만이네~ 훈련 어때 잘 되어가? 아, 응....혹시 기분 나쁘면 안 할테니까... 아냐 안 그래, 신기하고 좋은데 뭐. 아 혹시 그거 총 맞거나 하면 진짜 사람처럼 피 흘리거나 하는 거야? 그 정도까지는 아니야. 그런 것까지 구현할 짬에 재구축하는게 나으니까.. : ) ......재구축? ...그냥 사라져, 보통 환술이니까. 그렇구나. 다른 사람도 해? 음, 무쿠로나. 아니. 켄이나 치쿠사는 싫어하고, 무쿠로님은..그러면 안 될 거 같아서.
아, 난 그래도 될 것 같다는 뜻이군. 이 정도가 좋지.
간만에 간 고쿠요네 아지트에 사람이 하나 늘어있었음. 문제는 그게 전혀 온전하지 않았다는 거지만. 켄이 아 이거 또 가운데 널부러져있네 하면서 발로 밀어 치우는 사람을 본 야마모토가 어? 하고 놀라서 머리께에 쪼그려앉음. 정신줄 놓은 표정인 건 둘째치고 완전히 눈이 풀려있음. 험한 일 별로 안하고 살았을 거 같은 30대 남자였음. 야마모토의 얼굴을 밀어낸 켄이 남자를 질질 끌어다 방에 넣었음. 자길 올려다보는 야마모토에게 팍 짜증내면 좋겠다 뭘 봐 임마 무쿠로씨 예비 몸이다뿅! 저거 있으면 그 호박은 이제 없어도 되는 거 아냐 너네 집에라도 데려가!/어...어????크롬 대신 무쿠로가 나오는 사람인 거야? 근데 저렇게 막 대해도 돼? 안 괜찮은 거 같은데 그래도 괜찮아?/상관없어...마음에 안 드시는 모양이니까. 켄도 치쿠사도 그 남자에 대해 더 이상 얘기할 생각은 없어보여서, 야마모토는 처음 온 목적대로 깨진 창문의 사이즈를 재려 줄자를 꺼냄. 크롬에게도 물어보았지만 자길 대신할 게 나타났다는 상황에 불안해 하는 거 같아서 오히려 다독여주다 대화가 끝났음.
며칠 뒤 무쿠로 방의 형광등 등기구를 고쳐주면서 겨우 그 남자의 내역을 들을 수 있었음. 마피아도 살인자도 아닌 평범한 사기꾼이었음. 야마모토는 볼트를 끝까지 조이고 나서 드라이버를 든 채 무쿠로를 쳐다봄. 무쿠로도 왜? 하는 표정으로 마주 봄. 일반인을 그 꼴로 만들어 버린 건 좀 과한 거 아냐? 안 그래도 복역 중이잖아./일반인 상대니까 오히려 빈디체랑은 더 관계가 없죠. 그리고 이 자 때문에 죽은 남자도 있는데 이 정도는 괜찮지 않나요?/.....응?/피해자는 자살했어요. 편부가정이었고, 빚 때문에 딸은 팔려갔습니다. 크롬보다 한 살 어렸죠, 아마. 하고 넌지시 덧붙이고서 무쿠로는 기대에 차서 야마모토를 봄. 솔직히 저놈이 어떻게 나올지 잘 모르겠음. 사와다 츠나요시의 친구답게 그래도 그건 너무하다, 옳지 않다, 당장 고쳐서 경찰한테 보내라! 고 아우성치거나 아니면 마피아답게 납득하고 넘어가거나 둘 중 하나일 건 알겠는데 어느쪽일지가 레알 짐작이 안 감. 만일 후자라면, 확실히 츠나요시가 화낼 만 하지.
야마모토는 형광등을 마저 갈고 불을 켜보더니 응, 됐다. 하고는 인사하고 가버림. 김이 빠질 법한 반응이었지만, 자길 힐끗 보는 시선에서 자괴감을 읽어내고서 무쿠로는 만족함. 살인자인 자기는 참견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는 걸까? 야마모토 타케시는 그가 생각한 것보다도 흥미로운 구석이 있었음.
고쿠데라는 야마모토가 대조를 끝마친 종이뭉치들을 정원 분수 옆에서 모닥불에 간간히 쑤셔넣고는, 거기다가 고구마를 구워서 람보에게 던져줬음. 우유 in 젤리를 빨면서 보기에 좋은 훈훈한 광경이었음. 고구마 껍질을 까서 모닥불에 던져넣는 츠나는 만족스러운지 얼굴이 풀려있었음. 종이를 태우다보니 재가 많음. 츠나 머리를 털어줄까 하다가 야마모토는 재킷 안주머니의 연구보고서를 들키지 않도록 츠나에게서 몇발짝 멀어지는 쪽을 택함.
커피로 기름에 찌든 도넛을 목구멍 너머로 통과시키던 베르데는 보안 시스템의 알림에 확인도 않고 방범장치를 가동시켰다. 베르데 자신의 ID카드는 목에 걸려있고 이노첸티가 제 공방에 틀어박힌 지 만 하루가 채 되지 않았다. 달아난 케니히는, 돌아올 인물이 결코 아니었다. 케니히의 ID카드로 출입문을 연 자가 누군지는 아직 몰라도 2인 비밀결사 연구소의 문을 부당하게 열고 들어온 댓가를 치뤄야 할 것이다. 슬슬 지루하기도 했고, 대담한 침입자의 얼굴이나 볼 겸 커피를 새로 타와 방범 카메라를 켜자 장신의 남자가 쇠칼로 발포장치의 전선을 베는 장면이 나왔다. 접합부를 강화내열 유리로 덮어 총알로는 끊어내지 못하게 했더니 저런 구식 무기에 당할 줄이야. 비록 적당히 만든 물건이라고는 해도 기분 좋을리 없다. 다음을 내보내려다 눈썹을 찌푸린채 베르데는 마이크 앞에 주저앉았다. 침입자는 놀랍게도 대화를 목적으로 내방한 모양이었다. 그것도 꽤 구미가 당기는 소재를 들고 말이다.
"누굴 말하는 거지?" 「아무나? 어짜피 당신네 둘이라며. 물론 둘 다 관심있다면 나야 좋지.」 "빙의탄이 금지된 지는 꽤 됐는데." 「그렇다더라. 지워져있긴 한데 그냥 검은 칠이니까 당신네라면 볼 수 있지 않아? .....아 잠깐만, 중요한 전화라. 여보세요? 아냐, 무슨 일이야? 스위스? 응 갈게. 언제...좀 이따?? 어, 나 여기 좀...잠깐만 기다려 금방 갈게! 나 가봐야겠다 여기 껴둔다? 원본이니까 꼭 가져가!」 "이봐, 있어봐. 나 저것만 받고 입 닦아도 돼?" 「실사용자 관찰 자료가 필요해서라도 그렇게는 못할 걸? 나중에 타케즈시 본고레점 야마모토 타케시 앞으로 연락해~」
버팅기면 이번에도 츠나가 먼저 못 견디고 굽힐 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빨리 연락할 줄은 몰랐음. 츠나랑 싸운 채인 상태로는 야마모토도 영 기분이 우울하니까 빨리 화해할 수 있다면 그에게도 좋은 일임. ....근데 보스 전용기에 이렇게 어색한 분위기로 보스랑 나랑 찍는 건 견디기 어려웠음..........뭐라고 말이라도 붙여야하나 싶은데, 더 화나게 만들면 어떡해. 야마모토가 원하는 건 츠나 뜻을 꺾고 자기 고집을 부리는 거지 친구를 화나게 만들고 싶은 건 아니므로 눈치 보면서 찍 입다물고 있었음. 손을 두어번 주물거린 츠나가 겨우 야마모토, 하고 입을 열었음. 응. 생각대로 차분한 목소리가 나와서 야마모토는 조금 안심함.
계속 생각해봤는데....야구를 하지 못한다고 해서 꼭 킬러가 될 필요는 없지 않을까?
물론 야구가 야마모토한테 있어서 얼마나 중요하고 즐거운 건지는 나도 알아, 그래서 계속하게 해주고 싶었는데, 하지만, 아, 뭐라고해야하지......그게 전부는 아니잖아? 야구선수가 아니어도 행복할 수 있지 않을까? 네가 사람을 죽이는게 야구만큼이나 즐겁다면 이야기가 달라지지만.....아니지? 나도 마피아 보스 같은 건 전혀 즐겁지 않지만 아직도 따뜻한 이불 속에서 꾸물댈 때 행복해. 그러니까....내 수호자가 되겠다고 야구를 포기했다고 해서, 야마모토한테 수호자로서의 사명만 남은건 아니잖아 맞지? 꼭 그 두 가지 밖에 없는 건 아니잖아. 야구를 하지 못해도, 사람을....죽이지 않고..행복할 수도 있는 거잖아. 난 네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자기를 똑바로 쳐다보는 츠나의 눈을 마주보지 못하고 야마모토는 고개를 툭 의자에 기대 창 밖만 바라보았음.
보스께서 행복하라 하시니 뒤늦은 오춘기도 아니고 자아성찰도 아니고 아무튼 행복이란 뭘까 고민하면서 이것저것 해보는데 존나 에픽훼일. 닥터샤멀을 스승삼아 누나들 꼬시러갔다가 둘 다 끼고 뜨거운 밤을 보낸다거나 기분좋아지는 약 먹은채로 뜨거운 밤을 보내본다거나 뿅가는 약도 조심해서 써본다거나 리본이랑도 해본다거나 영화를 주구장창 본다거나 맛집투어를 한다거나 하여간 열심히 노력해봤는데 아무래도 열중할 수 있는게 없어서 좌절하면 좋겠다 오히려 자기한테 야구가 얼마나 큰가만 알게 되어서 역으로 더 야구하고싶다...야구...야구우.....하고 부랑대게 된 거.
리본은 확실히 잘 했지만 글쎄....그 온갖 자질구레한 귀찮은 준비과정을 감수해가며 할 만큼은 아니었음. 게다가 콘돔 냄새가 역겨웠음. 평소 잘 쓰던 거였으니까, 아마 섹스가 문제였을 거라고 야마모토는 생각했음. 못 견딜 거 같으면 말해라, 야마모토. 셔츠에 팔을 꿰는 그의 어깻죽지에 반달모양으로 다닥다닥 손톱자국이 찍혀있음. 야마모토가 낸 거였음. 눈을 똑바로 쳐다보면서도 새빨간 거짓말을 할 수 있는 남자임. 그래서 오히려 진실성이 느껴진다는 역설적인 상황에 야마모토는 그냥 웃으면서 그를 매도함. 거짓말. 리본이 등 돌린 채로 웃음. 그래. 리본은 그가 야구하도록 보내줄 생각이 없음.
행복이란 건 대체 뭘까.............. 무쿠로는 헛걸 들었나 잠시 고민하다가 확인 차 야마모토 쪽을 쳐다봄. 여전히 싱크대 밑 찬장에 머리를 처박고 U자관과의 전투를 계속하는 중이었음. 적어도 나한테 하는 소리는 아니었겠구나 하고 다시 하던 잉여짓으로 돌아갔는데 잠시 후 됐다! 하고 썩은내 나는 배관을 분리해다 싱크대에 세워둔 야마모토가 아까 옆구리에 끼고 들어온 새 파이프를 끌어당기면서 말함.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까 생각하다보니 이젠 행복이 뭔지도 잘 모르겠더라고./....그걸 왜 나한테..../....? 아니 너 똑똑하니까 그냥.
무쿠로는 난 행복 같은 건 믿지 않아! 그런 건 없어 없다곸ㅋㅋㅋㅋㅋ파 일 거 같다 흐 무쿠로가 조근조근 까주면 없던 M성향도 무럭무럭 자라날 텐데... 야마모토 넋두리를 대충 흘려듣던 무쿠로도 어이가 없어서 끼어듬. 노력해서 행복해질 수 있을거라고 생각해요? 진심으로?/그렇다면 나는 이미 행복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방법론이 없다는 것도 알아, 내가 알고 싶은 건 요령. 아니 뭐, 행복한 척이라도 좋으니까 뭔가 지금 나한테 도움될만한 요령 같은 거면 아무거나 말야. 말하며 스패너 든 손의 손목을 이리저리 꺾는 제스처가 딱 서구권 사람임. 시간이 벌써 그렇게 지났나 의심스러워하며 무쿠로는 보던 페이지에 책갈피를 끼워서 내려놓음. 나한테 그런 걸 물어볼 만큼 절박하다는 건 알겠는데요./응, 얼굴에 안 내고 있을 뿐이지 엄청 당황스러워 나한테 정말로 야구 밖에 없었단 말인가? 죽느냐 야구냐 이 문제였단 말인가? 이런 기분이야./난 애초에 기억과 현재와 실제를 구분하는 것도 어렵거든요. 행복해봤자 그게 먼 옛날의 기억이라면 의미가 없다고 치는 주의라 번짓수 잘못 찾아도 한참 잘못 찾았습니다./......뭔가 느닷없이 충격고백 들은 기분인데 좀 더 일상적인 단어로 설명해주면 안될까?/중요한게 내 얘기던가?/아니 궁금해져서./쿠하핫. 호접지몽이란 말 기억하나요?/앗 그거 알아, 나비인게 꿈인가 장자인게 꿈인가 헷갈린다는 그거지?/맞아요./음, 하지만 나비일 때 기억보다 아저씨일 때 기억이 훨씬 길지 않나?/나비의 기억이 훨씬 길다면?/....갑자기 왠지 매트릭스 생각난다./뭐 아주 관계없진 않죠. 1탄.
아 맞다, 죽은 아저씨네 딸말인데. 갑자기 화제전환을 하는 바람에 무쿠로는 이야기를 따라가지 못하고 잠깐 눈을 깜빡임. 네가 실체화하고 있는 그 남자 때문에 죽은 아저씨 딸 말이야. 실체화라는 정확한 용어를 야마모토가 말하자 위화감이 일었음. 내색하지 않고 그 딸이? 하고 듣고있다 답을 하자 야마모토가 줄줄 말을 이었음. 찾긴 찾았는데, 좀 손대기가 애매한 상황이더라고. 그래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더니 괜찮다더라. 상대적인.....거라고./내 생각에도 업소에 잡혀사는 것보단 마피아 간부의 정부 노릇이 훨씬 낫긴 해요/ ......내가 혹시 어디 패밀리 누구라고까지 벌써 불었어?/ 하하, 아뇨. 아가씨가 팔려갈 곳이야 뻔하고, 본고레 데치모의 수호자이자 히트맨 리본의 파트너인 당신이 손대기 어렵다면 뭐...동맹 패밀리겠군요. 어딘지까지는 아직 모르겠는데./무섭다 너./오호, 드디어? 어쨌건, 그 아가씨 입장에선 이제와서 건실한 청년을 만나 사랑에 빠져 가정을 꾸려 행복해진다, 이게 불가능한 일로 보이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겁니다. 설령 어찌어찌 그 과정을 착실히 밟아 현실로 이루어진다해도, 얼마든지 한순간에 부서질 수 있다는 걸 그녀는 아니까./나탈리/나탈리? 정말 수고했네요 당신./응?나?
기사 찾는 건 다른 사람한테 부탁했을 거 같은데...그 다음은 혼자 발로 뛰지 않았어요?/더 부탁하기도 미안하고../ 그랬는데 결과가 그 모양이라./............/안 됐어요, 노력했을텐데. 소란스러워질 줄 알았던 뚱땅대는 소리가 오히려 좀 더 조심스러워진 거 같았음. 노력파인지 어떤진 몰라도 인내심 하나는 칭찬해줄만 한 것 같음. 무쿠로는 가해자를 징벌하는데 성공했고, 야마모토는 피해자를 구하는데 실패했음. 마법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는 이상 나탈리의 인생은 부서진대로 흘러갈터임. 야마모토 또한 그걸 알고 있음. 알면서, 왜 굳이 그 얘길 내 앞에서 꺼낸 걸까? 설마 위로해줄 거라고 생각한 건 아닐테고. 나탈리가 정부로 살아가면서 행복할 수 있다면 자기도 행복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했나?
"아. 지금 당신에게 도움이 될만한 말인데 말이에요?" 하고 일어선 무쿠로가 야마모토에게 다가가 옆에 쭈구림. 머리를 빼내고서 손만 들어 싱크대 물을 틀어보던 야마모토가 고개를 돌려 그를 마주함. 이번엔 재미있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음. 그냥 내 생각인데. 하고 고개를 슬쩍 기울임. 그 순간까지도 야마모토는 그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전혀 짐작하지 못한 채였음. "사와다 츠나요시는 사람을 죽인 친구를 가지고도 행복할 수 있겠어요?" 야마모토는 상처입은 표정으로 그를 보지는 않았음. 기묘한 표정으로 얼굴근육을 꿈틀하고는 급히 얼굴을 돌림. 웃어넘기려고 했는데 실패, 조금 화도 났지만 그걸 표현하기에도 실패, 상처입은 걸 숨기는 데에도 실패. 그런 자기 자신에 대한 실망으로 가득한 옆얼굴을 잠시 바라보다 무쿠로는 방긋 웃어보이곤 자리를 비켜주었음. 야마모토와는 반대로 무쿠로는 자기가 기뻐하고 있는 걸 숨기지 않았음. 그는 무력한 타인을 톡 밀어 저 깊은 밑바닥에 처박아 버리는 게 너무나 즐거움. 저를 향하는 기대를 바로 그 눈 앞에서 무자비하게 으깨어 바수는 일이 좋아서 견딜 수가 없음 물론, 그걸 행복이라고 칭하는 우를 범하지도 않음. 무쿠로에게 그런 허망한 개념은 필요없음.
한 동안 안 올거라고 생각했는데 바로 다음날, 야마모토는 다 떨어진 소파에 아예 나뒹굴고 있었음. 평소보다 이른 시간부터. 약쟁이마냥 중얼대며 지가 가져온 쿠션을 안고 이리 굴렀다 베고 저리 누웠다 하는걸 켄이 정신 사납다고 걷어차도 잠깐 조용하고 금방 원래대로 돌아감. 수호자가 중독자라면 그 보스는 울지도 모름. 무슨 일입니까?/야구하고싶어 .......무쿠로가 보기에도 확실하게 중증이었음. 웃긴 건 말야, 이 꼬라지를 하고서도 기회를 다시 준다면 또 츠나랑 싸워가며 이탈리아 올거란 거야. 알고 있으면서도 늘 조금만 더 시간이 있었더라면 좋았을 거라고 아쉬워하고. 그에게 당신이 필요하단 확신은 대체 어디서 나오는 겁니까? 당연한 거니까 그렇지, 바보야. 크롬한테 네가 필요 없어지는 게 먼저일걸? ................... 아~ 진짜 어쩌다 이렇게 된 거지? 전혀 상관없는 것들이 왜 양립하지 못하는 거야? 어짜피 또 기회가 주어진대도 같은 결정을 할 거라면 대체 왜 후회를 하는 건지 난 모르겠는데요. 전적으로 당신이 정한 일이잖아요. 하하하, 나도.
조금 씁쓸하게 웃으면서 눈을 내리까는 걸 보면 무쿠로는 입꼬리가 절로 올라가게 유쾌해짐. 예닐곱에 한 번 정도 자기가 알고 있는 유일한 '야구를 하는 야마모토'의 모습을 떠올리곤 함. 티 없이 맑은 가을 하늘, 신이 나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대는 관중과 기뻐하며 달려나오던 선수들, 그 모두의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며 주먹을 들어보이던 타자, 그러니까 눈 앞의 이 남자의 반짝반짝 빛나던 과거를. 마피아와 아무 연도 없을 거 같던 그게 지금은 이 꼴이라는게 그리곤 지 앞에서 칭얼대다 아픈델 찔려 입을 다무는 상황이 너무 우습고 한심한 나머지 사랑스러울 지경이라, 자기가 야마모토를 동정하고 있단 것도 놓쳐버림. 아주 자그마한 조각이었지만 반비례하듯 중요한 거였는데 무쿠로는 전혀 모른 채 야마모토랑 계약하기보다는 말로 잘 구슬려 배신하게 만드는 편이 서른배는 유쾌하겠다는 생각을 가끔 함.
야마모토는 이 새기 아주 좋아죽는 구나...ㅎ.....그래 켄도 없고 치쿠사도 없고 크롬도 없으니까 꺼지라던 옛날에 비하면 많이 가까워졌네^^! 얘 아니면 내가 누구한테ㅋㅋㅋㅋㅋ이런 말을 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씹!빨!! 야구하게! 해주세요! 야구! 다 같이! 밍나! 잇쇼니! 야구! 시마쇼! 으앙을나ㅣ더르앙닐앟ㅁㅇ;맇아름ㄴㅇ;ㅣ라ㅓㄴ 뭐지 대체 왜 못하는 거지 왜 내가 야구를 못하는거지 이러고 좌삼삼 우삼삼 땡깡부리면서 굴러댐. 깔깔거리면서 손가락질 할 기세로 신난 무쿠로한테 핀포인트 사격으로 까이면 아프긴 존나 아프지만 뭐 시발 하고 이겨냄.
하루는 고쿠데라 눈칫밥 먹으면서 징얼징얼 워드작업하고 있는데 아부지한테서 전화가 옴. 네! 아빠 아들 타케십니다! 중학교 때 10년 후의 미래를 겪은 이후 자연스럽게 입에 붙은 말이었음. 츠요시는 말로는 다 큰 놈이 징그럽게! 했지만 영 싫은 눈치는 아니었고......이노첸티라는 손님이 너 찾는다는 소리에 야마모토는 핸드폰을 다른 귀에 대고서 잠시 생각함. 이노첸티, 케니히, 베르데. 아하! 바쁘대요? 아니면 지금 갈테니까 좀 기다리라고....응, 알았어요. 하고 야마모토는 겉옷을 왼팔에 걸치고 고쿠데라에게 90도로 허리를 꺾음 급한 약속이 잡혀 탈출합니다! 내일 꼭 다 할게! 야 이 멍청한 놈아 누가 저게 급해서 그런 줄 알아 너 배우라고 시키는거지!!! 야! 야!!!!!! 아이구 옆방 사람들 귀 떨어지겠네! 담배 사올게~
이노첸티는 고집있어 보이는 매부리코의 사내였음. 모자를 슬쩍 들어 야마모토에게 인사한 그가 일단 나가서 좀 걸을까? 하고 권했음. 그러죠 뭐, 야마모토는 어깨를 으쓱 하고는 먼저 나왔음.
아무래도 자네 부친이 운영하는 초밥집이다보니 주변 눈이 신경쓰여서 말이야. 무슨 말을 하든 본고레의 귀에 들어갈 것 같더라고. ...여기 건들면 사단난다고 어필하는데 열중하다보니 그 생각은 못했네요. 뭐 저도 보스 눈 피해서 하는 일이니. 흠, 역시. 들키면 어떻게 되지? 어, 글쎄요. 생각해 본 적 없는데.....요즘 속 썩였으니 아무래도 원투펀치 정도는 맞지 않을까 싶습니다. 자네 말고 우리 말이야. '완전말소 결정난 데이터를 본 외부연구원' 은 확실히 문제가 되죠. 의외로 괜찮을지도 몰라요? 빵빵한 지원금과 다양한 실험대상하고, 아 원하시면 케니히 박사님이랑 같은 층 쓰게 해드릴까요. 사양해두겠네. 그 친구는 너무 꼬장꼬장 소심해서 잘 안맞거든. 자 위험성은 잘 알았겠다, 자네 용건을 드디어 들어볼까?
양손을 비비며 이노첸티가 물음. 사와다 츠나요시, 로쿠도 무쿠로. 야마모토는 목을 이리저리 꺾으며 말함. 탑클래스 환술사의 빙의를 제한할 수 있을까요? 반영구적으로, 위치와 관계 없이.
이노첸티는 실컷 배꼽이 빠져라 웃어놓고선 까짓 거 해보자고! 따위 희망적인 답을 주고 돌아갔음. 주변인도 저렇게 만들다니 아르꼬발레노랑은 역시 안 엮이는게 정신건강상 좋을 거 같음. 벌써 파트너쉽으로 묶인 자기가 할 말은 아니었지만. 크롬은 차차 무쿠로와 얼굴을 마주보고 대화가 가능하다는 상황에 적응해나갔음. 내가 왜 야구를 할 수 없는가 알아내면, 아니면 알려하는 과정에서 좀 포기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었음. 야마모토는 자기가 이렇게 끈질긴 작자란 거에 새삼 억울해했고, 무쿠로의 혓바닥은 여전히 버라이어티한 언어로 막히는 일 없이 야마모토를 까댔음. 좋아지지도 나빠지지도 않았는데 본래부터 안좋았다는 점에서 여전히 안 좋은 상황이었음. 나미모리 풍기재단과의 관계 재정립을 위해 다시금 이탈리아를 방문한 료헤이에게 끌려간 선술집에서 야마모토는 개인의 인성과 카리스마가 얼마나 중요한 건가를 새삼 깨달음. 리본도 카리스마 면에서는 어디 뒤지지 않으니 인성과 신뢰라고 하는 편이 정확하겠지. 료헤이가 하는 '힘든 일 있으면 말해' 소리는 그 자체로도 누군가 날 걱정해준다는 느낌을 줬음. 그뿐 아니라 나름 자길 잘 단속하고 있다고 생각한 야마모토를 단번에 무장해제 시켜버리기까지 함. 중학교 땐 이렇지 않았던 거 같은데, 그건 아마 중학교 때의 자기는 단속하고 숨기고 자시고 할 게 없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음.
아침에, 료헤이 전화를 받고 운동화를 꺾어신고 허둥지둥 나왔다가 스파이크랑 헬멧이랑 유니폼을 배급받고 야마모토는 멍청하게 선배에게 물었음. 사사가와 선배 어떻게...??? 이 사람 마술사였나? 료헤이는 벤치에 발을 올리고 신발끈을 단단히 묶으면서 대수롭잖게 대답함. 극한으로 근처에서 빌렸다!/엣 선배 발 무지 넓으시네요!/네 이름 대니까 다들 도와주던데?/네??????/아 그리고 상대팀은 디노씨네가 맡아주기로 했다!/......이거 강적이네요. 신발끈을 다 묶고 몸을 편 료헤이가 야마모토 품에서 헬멧 챙을 잡아 머리에 얹어주면서 씩 웃음. 이 정도면 할 만 하지?/선배 나 지금 선배한테 반한 거 같은데...../얼빠진 소리 말고 극한으로 갈아입고 와라!/넵! 야마모토가 스무살이 먹도록 자길 몰랐다는게 밝혀짐. 야구가 어쩌네 저쩌네 하네마네 츠나가 어쩌구 저쩌구 해봐야 몸은 존나 솔직함. 단순히 공을 던지고 날아오는 공을 치는 것만으로는 어림도 없던 갈증이 같은 팀 전체를 살피고 상대편 투수의 구질을 분석하고하는 단체스포츠에 언제 그랬냐는 듯 흔적도 없이 사라짐 야마모토 타케시가 갈구하던 '야구'의 최소 조건은 고작 이거였던 모양임.그냥 하면 되는 거였어?! 본인 스스로도 어이가 없어서 2루에서 피식거리다 견제구에 죽을 뻔함. 부하들 낀 디노 씨(28) 마지 이케멘. 소식 듣고 츠나도 시합 끝나갈 때 쯤 미적미적 보러 옴. 존나 복잡한 심정임 으아 쿄코네 형 왜 긁어 부스럼이요ㅠㅠ 싶기도 하고 자긴 해줄 생각도 못한 걸 한방에 해치워버리는 데우스엑스료헤이 전개에 괜히 자기가 더 못난 거 같기도 하고 싱숭생숭함. 보좌하며 고쿠데라가 대신 이 바보들이 모여서 일하라고 불렀더니 처놀고 앉았고 야생마도 그래요 그것들 뭐 이쁘다고 좋다고 하자고 덥석 받아들여서...하고 궁시렁대줘서 조금 나아짐. 이젠 식상하게까지 느껴지는 9회말 이사만루에, 타석엔 야마모토가 나가있었음. 저가 친 공의 궤적을 쫓는 시선, 승리를 확신한 순간 폭발하듯 전신에 퍼지는 웃음. 좋았어! 하고 주먹을 잩게 흔들곤 천천히 달리기 시작하는 청년은 그립게 느껴질 정도로 오랜만에 보는, 사와다 츠나요시의 '야마모토 타케시'였음. 나미모리에 쿄코와 하루와 후타와 엄마와 자기 방과 게임기와 빌린 음악CD와 3단기어 자전거와 함께 남겨두고 싶었던. 잠깐 츠나 얘기. 야마모토 첫 등장 때의 가벼운 트라우마 때문에 츠나 안에선 야마모토-야구=다이빙 공식이 성립해있음. 비슷하게 고쿠데라+술=눈물바다/리본+카페인부족=재앙/잔저스=무서웤ㅋㅋㅋ큐ㅠㅠㅠㅠㅠ/무쿠로=아 시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디노-부하=람보 같은 거 있다. 고쿠요 때 야마모토가 지 입으로 친구보다 야구가 중요했던 건 너랑 친구가 되기 전 얘기고! 라고 못을 땅땅 박아준 후에도 계속 그러함. 야마모토랑 자기가 친구고 야마모토가 자길 저버릴 리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역시 야마모토에겐 야구도 중요한 거라고, 초직감 덕인지 친구인 덕인지 이전부터 쭉 알고 있었음. 그래서 더 본인이 마다하는 야구에 집착했던 걸지도 모름 행복했으면 좋겠고, 불행하지 않으면 좋겠으니까. 리본이 누누히 말해왔던 대로, 츠나 자기가 보기에도, 그는 거창한 명분에는 동조할 수 없는 소시민이고 그보다는 눈 앞의 우는 아이나 웃는 친구에게 즉각적으로 반응할 수 있었음. 아주 단순한 거임. 네가 즐거우면 나도 좋아! 3루를 돌아 자기 팀들과 하이파이브를 짝짝 하며 들어오는 친구를 야마모토! 하고 부르니, 친구 역시 츠나! 하고 냉큼 달려오더니 꽉 안은 채로 덥석 들어 한바퀴 반을 돌고는 내려주고는 언제왔어! 좀만 더 일찍오지 재밌었는데! 하고 웃었음. 한 바퀴 반을 그 목에 꽉 매달려서 츠나도 야마모토만큼이나 즐거웠음. 야마모토는 야구를 하고, 고쿠데라 군과 같이 일하고, 리본과는 같이 나가지 않고, 나랑 야마모토는 계속 친구. 모든 것이 완벽한 것 같았음.
크롬?! 보스, 속았어 우리...! 접선 장소 근처지? 바로 갈게! 야마모토는 피가 너무 많이나, 보스 어떡해...!
도와줘, 하고 우는 목소리가 야마모토 것이었다면 주저앉았을지도 몰랐음.
야마모토, 리본. 너 팔 제대로 못 쓴단다 리본!!! 어떻게? 이 근육을 못 써서, .....이 이상으로 팔이 안 올라가. 그럼 야구는 못하겠네.
거짓말처럼 선선히 말한 야마모토가 한쪽 눈을 찡그린 채로 리본에게 말했음. 그만 끄고 창문 좀 열어줘, 난 담배 냄새 싫더라. 보란 듯이 한 모금을 마저 빨아들인 히트맨이 그 말대로 함. 다친 건 폐나 기관지가 아니라면서 방해하면 쏴죽일 기세로 담배를 피워댄 탓에 너구리굴이 따로 없었음. 창문을 열어주며 리본이 싸하게 뱉음.
그걸 왜 이제 말하냐. 아, 역시 죽기 전에 말할 걸 그랬나? 너 지금 그걸 농담이라고...... 둘 다 그만해! 그런다고 아무렇지도 않은 거 아니잖아! 츠나, 나 괜찮아. 못하게 되니까 차라리 지금 그게 중요한 거야? 팔 다친 건 아무렇지도 않아? 야구를 못하게 되면 이제 아무래도 좋은 거야?! 이상하지 않아?!아니, 이런 거 이상해!!!
친구도, 스승도, 아무도 답을 주지 않았음.
츠나는 야마모토가 이번엔 자기가 잡을 수 없는 곳에서 뛰어내릴까봐 미칠 것 같음. 지금 야구를 잃어버린 야마모토가 야구 없이는 영 살 수 없는 인간일까봐도, 미칠 것 같음. 야마모토는 이미 자길 죽이려 한 적이 있었음. 중학교 때와는 달리 지금의 그는 사람을 죽여본 남자임. 무쿠로는 야마모토한테 빚진 기분에 미칠 거 같음 짜증나서(쑻) 고쿠데라가 담요를 두른 크롬을 데려다주었지만 그녀에게서 무쿠로가 알 수 있던 건 크롬 때문에 야마모토에게 무슨 일이 생겼다는 것 뿐이었음. 크롬의 의식을 사로잡은 강렬한 기억이 무쿠로에게도 어렴풋이 투영됨. 그녀를 감싸고 몸을 날린 야마모토와 선득하니 뼈가 보이는 깊은 상처와 무릎을 적시던 급하게도 식은 피. 무쿠로가 지금 느끼는 불편함은 병원에 한 번 가는 것으로 해소할 수 있다면 기꺼이 그렇게 할 정도로 컸고, 그래서 그는 그렇게 했음.
명색이 마피아 간부랍시고 호화1인실을 쓰는 모양이었다. 사실 야마모토에게 있어서는 다인실이 차라리 나았을 거였다. 무쿠로가 알 수 있을 정도로, 그는 혼자일 때 피로해지는 종류의 인간이었다. 호인. 이타적인 인간. 좋은 마피아? 야마모토가 제 팔을 희생해 크롬을 도운 것은 부정할 여지 없는 사실이었다. 거기에 로쿠도 무쿠로가 과연 고마움을 느끼고 있는가 하면, 글쎄. 생각지도 못한 빚을 지게 되어 불쾌하고, 제 몸 하나 지키지 못하는 주제에 남을 위해 저까지 위험에 빠트리는 얼간이에게 줄 거라곤 조소 밖에 없었다. 목에 뭐가 걸린 듯 껄끄럽고 불편하고 자신을 불편하게 만드는 것이 다시 괘씸하다. 하긴 무쿠로 스스로도 자신이 순수하게 고마움을 느낄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지 않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쾌적하고 쓸쓸한 병실 한켠에 놓인 TV에서 딱, 야구배트가 공을 맞추는 소리가 무쿠로의 신경을 거꾸로 할퀴었다. 그는 완전히 짜증이 목까지 차오른 상태로 야마모토를 보았다.
"무쿠로잖아, 설마 내 문병하러 와준 거야?" "그 정도는 알 수 있는가 보군요? 그나마 다행이네요, 아주 백치는 아니라서." "와, 환자 맘을 폭행하고 있어!"
평소의 배는 얼빠진 낯짝을 하고 야마모토가 힘없이 웃었다. 자기 주제를 모르고 끼어든 결과로는 딱이 아닌가. 무쿠로는 야유하듯 준비한 말을 꺼냈다. 크롬을 구했다는 것 들었습니다. 쓸데없는 짓을 했군요. 예상대로 청년은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표를 냈다. 그는 무쿠로가 크롬을 나름 아끼는 것을 잘 알았고, 크롬이 아는 '야마모토 타케시'가 어떤 인간인지도 똑똑히 보았다. 망설임 없이 몸을 던질 수 있던 이유다.
"내가 있는 한 그 아이는 죽지 않아요." "너 그 때 없었잖아." "크롬이 부르지 않았으니까요." "죽을 뻔 했어." "그 애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은 겁니다. 눈과 내장 없이도 지금껏 잘 살아왔거든요. 내 덕에." "귀여운 얼굴과 달리 하드보일드한 인생이네."
맥빠진 목소리였다. 마른 세수를 두어 번 하고 올린 얼굴엔 피로한 기색이 역력했다. 겨우 알아들은 모양이었다.
"그러니까 뭐, 크롬 팔다리 한 짝 정도 없어져봐야 네 능력으로 멀쩡하게 생활할 수 있으니 나 헛짓거리했다, 뭐 이거야?" "정확해요." "크롬이 괴로워하면 네맘도 편치는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말이지. 너 생각보다도 더한 귀축이구나."
무쿠로가 자기 기분을 해친 것의 배는 무쿠로의 기분을 해쳐놓고, 야마모토가 한숨을 쉬었다. 가르침 잘 알아들었습니다, 선생님. 다행히도, 다행히도? 야마모토는 자신도 크롬과 마찬가지로 무쿠로의 덕을 볼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한 것 같았다. 다행인 이유는, 무쿠로가 찾아올 때와 달리 그렇게 해줄 마음이 완전히 사라진 때문이다.
만일 야마모토가 무쿠로와 계약해 환술덕을 보는게 이론적으로 가능하다는 걸 깨달아도 흔들리지 않음. 야마모토 본인이 놀랄 정도로 그는 한 번 틀렸구나 싶은 건 깔끔하게 포기할 수 있는 성미였음. 게다가 저 무쿠로랑 계약이라고?(쑻) 피하라고 누누히 들어온 원인이 그건데 야마모토가? 자의로? 베르데랑 이노첸티한테서도 아무 연락이 없는 지금?(쑻쑻쑻) 말도 안 되는 소리! 무쿠로가 기분이 확 상한건 당연히 귀축 운운때문은 아님. 야마모토랑 자기의 '괜찮음' 기준이 하늘과 땅 차이란 걸 새삼 의식해서 그렇다 다치면 맘이 편치 않기는 옘병 내장도 없는데 살아있다고 끌려가서 환술이 어느 정도까지 커버칠 수 있나 푸아그라 실험 안 당하는게 다행이지 물러터진 새끼 같으니라고. 근데 그 물러터진 새끼, 팔 좀 불편해졌다고 우울해져있는 새끼가 내 걱정해서 지 팔 다쳤다는 투로 말하니 빈정이 상해요 안 상해요 당연히 조오오온나 상함! 거리에서 지폐 한 장으로 살 수 있는 여자보다도 값싼 저놈의 선의 따위를 기쁘게 생각하는 건 언어 도단임. 잠깐이었지만 그런데 그 일이 실제로 일어났어서 더 빡침. 아니 내가 대체 왴ㅋㅋㅋㅋㅋ도랐낰ㅋㅋㅋㅋ 사실 야마모토는 팔병신되고 츠나가 악쓰고 뛰쳐나가고 솔직히 아 시발 살아서 뭐하나...ㅋ.....ㅋㅋ......하던 상태였는데 무쿠로가 저래 거만하게 와서 포풍같이 시비걸고 가서 반발심리로 오히려 멘탈회복함 개객기야 난 멍청한 짓을 해도 잘 살아! 살아남아서 이렇게 잘 산단 말이야!! 퇴원하고 나서는 재활하는 동안 타케즈시에 얹혀살음. 츠요시는 존나 가슴이...찢어졌겠지만 시발......이 시대의 아버지라 그닥 내색은 안 하고 네가 후회하지 않는다면 아부지도 아무 말 않으마 같은 소리 했을 거 같다 근데 아버님 그 소리를....어.........언제인진 몰라도 아무튼 보다 일찍 해줬어야 했을 거 같은데.........이 때쯤 되면 츠나 뭐하는지 츠나 아빠 뭐하는지 알테니까 이에미츠랑 술먹다가 머리끄댕이 좀 잡았으면 좋겠다 내 개인적인 정말 사적인 바람이고..야마모토도 후회않는다면 소리에 배시시 웃고선 화장실 들어가서 거울에 이마 대고 감정 삭히려고 노력했으면 좋겠다. 다시 젓가락질 할 수 있게 됐을 때 쯤엔 본래 왼손잡이로 태어난 것처럼 굴었으면 좋겠다. 다시 분가, 본고레에도 복귀. 고쿠데라랑 람보가 반갑게 맞아줌. 본고레가 찾아가는 픽업서비스가 딸린 신변보호를 제공한 사람은 케니히가 마지막이 되었음. 자력으로 찾아온 사람을 내치지는 않았지만 츠나는 제 동료가 회복 불가능한 부상을 입었는데도 같은 일을 반복할 정도의 자선사업가는 못됨. 이를 알게 된 무쿠로는 예나 지금이나 그의 약점은 동료로구나, 하고 생각함. 아직도 야마모토의 팔을 핑계로 잘 구슬러 계약하면 츠나 몸을 차지하러 가는 핫라인이 뚫린다는 발상을 못함. 분명 야마모토가 들이대게 냅두기로 한 이유 중 하나는 츠나 NTL이었는데 말이지...!
이야 오랜만이야~´▽` 뭣 하러 또 왔냐븅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켄 괜히 욕같앸ㅋㅋㅋㅋㅋ니들 아직도 이러고 사는데 내가 어떻게 안 오겠니 도배! 도배 할 꺼야! 도와줘야 돼! 팔병신 됐다고 끌어들이지마라뵹ㅡㅡ 양팔 멀쩡해도 도배는 혼자 못합니다븅...ㅠㅜ카키모토 도와줄거지...? 귀찮아......
봄에, 야마모토가 돌아왔음.
야구를 할 수 없게 된 야마모토는 야구 얘기를 다시는 꺼내지 않았음. 그러자 무쿠로한테 할 말이 ㅇ벗어짐 으잌ㅋㅋㅋㅋㅋㅋㅋ맙소사 나 정말로 그 얘기만 했던갘ㅋㅋㅋ다른 사람들이랑은 무슨 얘길 했었지....? 생각해봐도 시발 무쿠로랑은 그런 얘기 하나도 안했어 되돌이켜보니 자긴 존나 으아아아아가아아악야구하고싶다!!!!하고 무쿠로는 ㅋㅋㅋㅋㅋㅋㅋㅋ하고 구경하면서 깠음 그게 전부였어! 와 무쿠로 쩐다 인내심 킹이네 나같아도 그런 새끼 발로 까서 쫓아냈어....하면서 야마모토는 리본이나...고쿠데라나....아부지나...타케즈시 단골 손님들하고 하는 그런 소소하고 평범하고 공감대 없이는 존나게 지루할 뿐인 화제들을 꺼내서 흔들어봄 무쿠로는 여전히 우아하게 앉아서 표적들을 원샷원킬로 박살냄. 그래서 야마모토는 깔끔하게 포기하고 고쿠데라가 자길 사무직으로 만드려는 무시무시한 계획을 진행중인게 틀림없다는 음모론을 꺼내들었고, 그러자 무쿠로는 오류는 지적하고 그럴싸한 부분은 긍정하는 좋은 청자가 되어주었음. 그러면서 야마모토가 깨달은 건 2가지. 하나는 무쿠로가 아 역시 엄살부리긴, 진짜로 못하게 되니까 이젠 차마 하고싶단 말도 못하겠어요?^^ 하고 후벼 파려들 줄 알았는데 그러지 않는다는 거고 다른 하나는 무쿠로가 그 누구보다도 자기 속내를 잘 안다는 거였음. 츠나보다도, 리본보다도. 그것도 모두가 자기 입에서 직접 나온 말로. 한동안 못봤어도 켄도 주인처럼 살갑게 야마모토를 까줬음. 치쿠사도 여전히 귀찮아하면서도 도와줌. 뭔가 반려동물 두고 한동안 집 떠났다 돌아와서 여전히 환대받는 그런 기분..? 이래서 애완동물을 키우나보다...싶음. 크롬도, 여전히 어쩔 줄 몰라하며 미안해 함. 그래서 야마모토는 컵 좀 집어달라거나 빨대 좀 가져오라거나 하는 잡심부름을 부탁하게 됐음. 그걸로 맘이 좀 편해진다면야...ㅇㅇ....아 물론 고쿠요애들 없는 곳에서요...´_` 켄하고는 어째 예전보다 더 막말하는 막역한 사이로 진화. 켄 심심한데 찰칵찰칵이나 보여주라. 그 뭐야 킹콩?/콩채널이다 심심한데 콱 죽어볼래뵹?! 하고 놈. 하루는 크롬이 조용히 야마모토를 불러다 켄 능력을 너무 보여달라 하지 말아줬음 좋겠다는 요지의 말을 함. 물론 헉 미안; 사연이 있나보네; 하고 이유를 유도했더니 순진한 소녀였고 여전히 순진한 아가씨인 크롬이 에스트라네오 패밀리와 무쿠로와 그 쫄따구들의 뒷사정에 대해 얘기해줌. 기억하시나요 이 썰 시작하기까지 무쿠로에 대해 야마모토한테 얘기해 준 놈이 아무도 없었단 거? 하물며 그게 적대캐의 불운한 과거면 더 하죠. 야마모토는 츠나 친구답게 그런 사정이...같은 생각을 하며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음. 그런 거라면 츠나 몸 노릴 만도 하네, 생각함. 그리고 거기에 충격받음. 그럴만해?
게다가 에스트라 네오 패밀리가 인체실험을 시작한게 빙의탄을 금지당해서라면, 빙의탄의 자료를 갖고있던 본고레 또한 어떤 식으로든 거기에 연관되어 있을 게 분명함. 무쿠로들이 마피아 때문에 고통받았고 본고레가 그 원인의 일부분일수도 있다, 자기가 선 편이 정의가 아닐 수도 있다, 이 따위는 실은 크게 문제가 안 됨. 문제는 그 사실을 안 야마모토 자신의 반응임. 뭔가 크게 잘못 되었음. 리본이 분명, 표적은 사람으로 생각하지 말라고 가르쳤는데.
...저기요, 지금 나랑 장난하자는 건가? 똑똑한 사람들이 왜 이러지, 내가 우습게 보이나? 이봐. 그렇게 열내지 말고 들어보 더 말할 게 있으면 처음부터 말하셨어야지? 나한테 어떻게 들렸는지 말해줄깝쇼? 야 지겨운데 이거나 한 번 시험해봐, 되면 좋고 안되면 말고. 내 말 틀렸어? 아, 그럴 생각은 아니었다는 그딴 헛소린 입에 담지도 마요 당신네 똑똑한 거 잘 아니까. 난 진지하게, 잘 들어요 정말로 진지하게 이거 하고 있다고. 세상 어느 멍청이가 자기 능력 억제하려는 거 실험 받고 멍청하게 두번째도 팔 내밀고 있어요? 아니면, 내가 언제 그 자식 이미 꽁꽁 묶어뒀으니까 맘껏 시도해 볼 수 있다고 했어요? 와나 진짜 말하는데 왜 더 열받지? 나 갑니다, 확실한 거 나오기 전엔 연락마요. 잠깐만, 그건 주고 가야지.
야마모토는 이를 뿌드득 갈고서 무쿠로가 망가트린 사기꾼의 머리카락이 든 작은 비닐백을 베르데의 손바닥 위에 던짐.
어깨보다 높이 올라가지 않는 팔로는 역시 스쿠알로를 감당할 수가 없었음. 자기가 더 열받아하며 퍽 그의 옆구리를 걷어차는 스쿠알로를 향해 야마모토는 울음섞인 목소리로 하소연함. 스쿠알로, 나 어디 하나 부러진 거 같.../엄살 피우지마 망할 애송아! 부러진 곳 하나 없이 멀쩡하다! 양손으로 덤벼도 못 이기던 자식이 무어가 어째, 괜찮을 거 같긴 뭐가 괜찮아 빨랑 안 일어나냐! 야마모토는 이번엔 발목을 접지른 거 같다고 엄살을 부릴까 했다가, 정수리로 쇄도하는 칼날을 피해 얼른 옆으로 굴렀음. 칫 혀를 차고 왼손으로 피스톨을 꺼내들자 스쿠알로의 표정이 더욱 흉폭해짐. 허용?/어디 온 힘으로 발버둥쳐봐라! 솔직히 리본보단 스쿠알로랑 잘 맞지 야마모토는. vs환기사 DVD에서처럼 이기면 되고! 하면 되는 거다ㅏㅏㅏㅏ!!!!할 거 같음. 야마모토도 머리 속으로 이리저리 구상하기보단 몸으로 이리저리 구르면서 실전에서 확 익히는 스타일이니까 죽을동 살동 하면서 이 팔이 얼마나 어디까지 어떻게 쓸 수 있는가 감이 확 올 듯.
빙의탄과 인체실험과 있을 장소 얘길 들은 후 야마모토는 켄과 치쿠사를 보기가 조금 미안해짐. 왠진 모르겠는데 걔넬 속여먹는게 괜히 껄끄러운 거야...............음, 무쿠로는. 일부러라도 생각 안하려고 함. 자기가 고칠 수 없는 오류란 걸 본능적으로 감지해서 꼭꼭 묻어두고 본고레 일에 집중함. 야마모토와 크롬을 습격한 후로 적대 세력과의 충돌이 보다 빈번해졌음. 츠나가 자력으로 필살염 키울 기세로 습격자 뒤를 캐내려고 해서도 그렇고. 어짜피 베르데가 제대로 뭘 만들어내기 전엔 무쿠로에겐 손 댈 수 없음. 물론 모두들 걱정했음. 특히 리본은 말도 안하고 팔짱 낀 채 모자 챙 밑으로 빤──히 쳐다봤음...그러나 야마모토는 꿩강하게 자기의 전투원으로서의 가치가 여전하다는 걸 증명함. 가장 먼저 안심한 건 울보 겁쟁이 11살. 아직 누굴 감싸기보단 보호받을 나이이니 야마모토가 자길 구해줄 수 있는 사람으로 보이는 것도 어쩔 수 없었음. 실제로 그렇게 했으니까 말이지ㅋ 아 씨발 나중에 추가하지 뭐 고쿠데라도 점차 뭐 이정도면 딱히 위험할 것도 없으니 괜찮겠지....하고 일을 맡김. 츠나는 넘어오지 않고 쭉 마뜩찮은 얼굴이었지만 딱히 그를 제지하지도 않았음. 그런데 리본...그 리본이 말이지..... 정체불명의 상대로부터 공격받고 있단 연락 받고 야마모토가 내가 갈게! 하고 급하게 긴 복도 빠른 걸음으로 지나치면서 증원 갈 사람 연락 돌리는데 문에서 존나 비밀요원 출동하는 씬처럼 수트 상의에 팔 꿰면서 리본이 따라나옴 참고로 여태 리본이 이런 일에 나선 적은 한 번도 없음 어디까지나 자기 들어온 의뢰를 했지 본고레 항쟁에 낀 적은 없었다 이 말입니다 야마모토가 딱 보는데 옷맵시가 평소랑 확 달라 안에 뭐 입었지?? 하면서 어, 가게? 얼빠진 목소리로 물으면 손 들어서 손바닥으로 뒷머리 한 번 툭 치고는 대답이 없어서 전화마저 끝내고 일단 같이 감 근데 리본이 묘하게 싸고 돌면 좋겠다 평소 같았으면 양동하거나 야 나가서 주의 좀 끌어라ㅋ하고 야마모토 뻥 차 내보냈을 상황인데 엄호해, 한 마디하고 자기가 뛰쳐나감 그거 보면서 시발 안에 입은게 설마 평생 쳐다도 안 보던 방탄복인가요 맙소사 리본이 방탄복? 정말? 혼또니? 나 때문? 나 때문인가?? 에이 설마 나 때문이겠어???? 정작 야마모토 본인은 바라지도 않았던 죄책감....그 뒤늦은 죄책감이 말이지.............
야마모토가 뜸해지니까 무쿠로가 더 신경쓰이면 좋겠다. 뜸해진게 신경쓰이는게 아니고, 뜸해져서 더 눈에 들어오는 것 때문에 엄청 깔짝깔짝 신경 거슬림. 멈칫하곤 왼손으로 핸드폰을 꺼내는 거나. 켄한테 장난 걸며 머리핀 빼내는 것도 비스킷을 집는 것도 현관문을 여는 것도 인사하며 흔드는 것도 왼손이라는 거. 탄창을 가는 건 이제 오른손이고 크롬은 다시는 그의 등을 콕 찌르거나 소맷부릴 끌어당겨 부르지는 않는다는 거. 야마모토가 이번에도 정말로 노력하고 있다는 거. 그가 말하지 않았고 말할 생각도 없는 것들을 전부 알아버렸으면 좋겠다. 야마모토에 관한 알고싶지도 않았던 사실들 때문에 야마모토가 오기만 하면 만성적인 짜증이 슬금슬금 차오르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쿠데라가 서면작업으로 학대하고 리본이 자길 싸고돌면서 학대한다고 반 농담 반 진담으로 찡얼대는 거 여전히 70% 정도 흘려듣고 있으면 좋겠다 30% 정도 귀담아 듣고 있다는 걸 애써 무시하면서.
....아니, 그 이상 설명 들어봤자 전혀 모를거 같은데.... 아 그럼 그냥 맞을래? 그러죠 뭐. ...........................하루 이틀 정도 미열과 식욕부진 같은 증세 있을 수도 있는데 뭐, 예방접종 같은 거니까 너무 신경쓰지 말고. 근데, 이미 놔놓고 물어보기도 뭐하지만 이번에도 미완성이면 어쩌려고 그렇게 덥석 그러죠 뭐 하냐 너? 거짓말했어요? 설마. 다시금 말하지만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거봐요. 뭣보다 그쪽이 나한테 거짓말 할 이유가 없잖아요, 내가 연구비를 주길 해 뭘 협박을 하길 해. 음.....그래. 결과 꼭 꼭 꼭 알려다오. 네. 수고하셨습니다.
날이 따뜻함. 주사 놓으라고 말아 올렸던 셔츠 소매를 다시 내리면서 야마모토는 잠시 고민하다 그냥 본부로 돌아갔음. 하루 이틀 정도 상태를 본 후에라도 늦지 않음. 도착하자마자 구토감에 고열에 오한에 아주 난리가 났던 터라 사흘을 앓으면서 베르데한테 이게 어떻게 된 거냐고 전화함 워 너; 알레르기라도 있냐;;/시발 없다니까요;;;이거 왜 이럼 빙의능력 없애기 전에 내가 죽겠네;;;/아 그럼 그건가 너 존나 환술에 재능 없나보다; 없는 정도가 아니라 반 환술체질인갑다 자 잘됐네 억제 효과는 존나 탁월할거야! 잘 버텨봐 화이팅!/여보세요? 베르데? 야 이 망할 싸이코야...! .................엉엉엉엉엉 복수할 꺼야 개새끼야 변기통을 끌어안고 반 기절하 듯 자다 깨다 자다 깨다 하다 새벽에 딱 깼는데 몸이 가뿐해서 아 진짜 내가 앞으로 또 환술이랑 엮이면 사람이 아니닼ㅋㅋㅋㅋㅋㅋㅋ하면서 급한대로 라면 끓여먹고 제대로 각잡고 요리해서 아침의 만찬을 즐기는 야마모토 보고싶다 본고레 중에 그나마 일찍 일어나는 고쿠데라가 야 너 아직도 아프냐 하고 전화 걸었더니 어 나 밥먹어ㅇㅇ 다 나았음 이따봐! 함 그리곤 출근했는데 라운지에서 람보랑 리본 사이에 끼어서 어색하게 대화 중인 란치아랑 만났다. 물론 란치아하고는 크게 중요한 얘길 하진 않았다. 란치아 씨! 놀아줘요 놀아요! 하고 치대는 람보 머릴 쓰다듬어주면서 오랜만이다 잘 지냈냐, 건강해보여서 다행이다 근처 지나다 생각나서 들렀다 뭐 이런 간만에 만난 서먹한 사이들끼리 할 법한 얘길하고 대개의 서먹한 사이가 그렇듯이 곧 야마모토와 친해져 이런저런 사소한 신변잡기도 얘기하고 뭐 그랬음. 츠나가 찾아와서 다같이 점심 먹고서 야마모토랑 반대편에서 식후빵을 즐기며 리본이 그래서, 아직도 많이 남았냐고 물었고 란치아는 끝이 있다고 생각하는 거냐고 질문으로 대답했음. 스물한살의 야마모토는 눈치란 걸 성공적으로 장착한 놈이기 때문에 란치아와 헤어진 후에 연유를 물었음. 리본이 대답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음.
해가 꽤 길어진 모양임. 길게 비끼는 그림자를 밟으며 야마모토는 냉정하게, 자기가 배신감을 느끼는 건 이상하다고 판단함. 마치 내가 무쿠로를 믿기라도 했다는 것 같잖아ㅋㅋㅋㅋㅋㅋ? 아무 것도 사들지 않고 문 앞에 선 순간 한동안 잊고 있던 대화가 떠올랐음. 사진 찍히는 거 안 좋아한다는 건 그래서였나. 머리가 차갑게 식은 덕에 야마모토는 한 번 방긋 웃는 걸로 맘을 가라앉히고 자기가 고친 초인종을 눌렀음. 뭐하러 왔다, 뭐 가져왔다, 이런 말 없이 그냥 여, 나 왔어. 하고 인사하자 네 명 모두가 그를 쳐다보곤 제각각 인사하거나 제 할 일로 돌아가거나 뭐하러 또 왔냐고 말로만 투덜거리거나 했음. 하하, 웃으면서 셔츠 소매를 걷어올리곤 창문을 연 야마모토가 자연스럽게 크롬의 창을 집어들고 나서야 모두 그걸 인식했을 거 같다. 가볍게 던져 왼손에 쥠. 긴장한 탓에 오른손으로 집었던 거임. 켄! 무쿠로가 소리쳤을 때는 이미 날이 망설임없이 오른팔뚝을 찌른 후였음. 찡그린 채 그어내리는 움직임에 주저가 없음. 주인의 물건을 눈 앞에서 도둑맞은 켄이 분노해 주먹을 날린 순간 무쿠로가 제 머리를 움켜쥠. 켄이 자기한테 달려들 때 야마모토는 자기가 주저하던게 얘네한테 배신자를 보는 눈길을 받고싶지 않아서였던 거라고 생각할 거 같다. 크롬은 제쳐두고 켄하고 치구사는 무쿠로에게 충성하고 본고레를 여전히 적대했는데 그걸 뚫고 친해졌던 거니까 그 관계를 망치기 싫었던 거라고. 그냥 그렇게 믿고싶었는지도 모르지. 야마모토와 계약한 순간 무쿠로의 심상풍경은 존나 굉장했을 거 같다 나기와 만났던 그 저 세상같던 화원이 와르르 땅 밑으로 꺼지고 상공에서 차례로 울타리가 쿠구구궁 떨어져서 뺑 둘러싸고 다음 순간 여태 연결되어있던 모든 것과 단절되는 감각 고통 자기가 혐오하는 이 세계에 정말 아무것도 없이 저 혼자 훽 내쳐진 기분에 뒤이어 속에서 신물이 올라오고 눈 앞이 하얗게 터졌다가 흐릿해지고 이게 육체의 고통인지 혹은 극대화된 단절감에 괴로워하는 혼의 고통인건지 분간이 안 됐을 듯. 헐떡이면서 겨우 고개를 들자 켄에게 맞은 것도 아랑곳않고 팔에서 피를 흘리며 자길 쳐다보고 있는 야마모토와 눈이 마주쳤음. 무쿠로는 여태 그가 아주 알기 쉬운 인종이라 생각했는데, 자기한테 골몰하고 있는 야마모토가 무슨 생각인지는 전연 알 수가 없었음. 하, 하하. 하고 웃는 소리가 나옴. 자기가 전혀 웃고 있지 않다는 건 알고 있었음.
그래, 전부 이걸 위해서? 응, 그렇지. 잘 됐나보네. 빌어먹게도. 그럼 우리 오늘부터 1일이야?
긴장이 훅 풀린 얼굴로 야마모토가 헤죽이 웃었음. 이젠 아무래도 좋다는 태도였고, 그게 더 무쿠로를 화나게 했음. 지 안위는 안중에도 없고 무쿠로 자기한테 해를 끼친다는 목적을 달성하기만 하면 된다는 식인게 정말 화가 났음. 그것도 모르고 접근하게 뒀다는게 열받기보단 허탈해서 무쿠로가 다시 한 번 하, 하고 웃음.
사와다 츠나요시 때문에? 츠나 아니면 내가 뭐하러 이런 짓까지 하겠어? 그것도 그래요. 그럼 각오는 되어 있겠군. 하하하! 나 이제 야구할 꿈도 못꾸는 팔병신인데 너까지 날 괴롭힐 거야? ........쿠후후, 사갈 같으니라고. 너한테 욕을 먹다니 이거 영광인데.
팔드립이 먹힐거라곤 생각지도 않았고 사실 육탄전을 불사할 각오였는데 걍 곱게 보내줘서 야마모토는 좀 얼떨떨했음. 지구가 멸망하려나 리본도 그렇고 왜들 이렇게 맘 약한 사람처럼 굴지? 생각했는데, 나가면서 아, 걱정 안 해도 이젠 안 올게~ 하니까 무쿠로가 바로 유리컵을 집어던졌음. 역시 한 성깔하는데 왜 찢어죽이지 않고 걍 꺼지라 한 건지 잘 모르겠음. 아, 뭐 어때. 할 일은 다 했다. 베르데에게 전화해서 경과보고 하면서 해가 뉘엿뉘엿 저무는 뒷골목을 통과해 야마모토는 집으로 돌아감. 날이 따뜻함.
메데타시, 메데타시.
베르데는 개인의 술사의 신체적 자질이란 것이 미지의 혈청단백질과 관계있을 수 있다는 논문을 쓰기 시작함. 츠나와 야마모토의 냉전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쑥 들어갔음. 대신 늘 습관같은 대화를 주고 받음. 무리하지마/괜찮아, 맡겨둬 츠나! 크롬은 야마모토를 모른 척 함. 니들 친했잖아??? 고쿠데라가 궁금했지만 야마모토는 음 내입으로 말하긴 좀 부끄러운데~ 이렇게 슬쩍 넘겨버렸음. 리본은 추궁하지 않았음. 여전히 츠나 손이 안 닿는 서류를 꺼내주는 일은 야마모토 몫임. 실종됐던 한 남자가 시체로 발견됐지만 큰 화제는 되지 않았음.
어디서 툭 연필이 떨어져 바닥을 굴렀음. 이 자식 조나? 하고 고쿠데라가 쳐다보는 것과 동시에 고개를 푹 숙인 스물한 살이 벌떡 일어남. 화장실 좀, 하고 급하게 나가는 걸 보며 본고레 보스의 오른팔은 ㅉㅉ 그러게 어제 작작 좀 마시랬더니...하고 혀를 차면서 선배나 상사가 된 기분을 혼자 쪼끔 즐겨봤음. 급히 나오긴 했는데 이명이 영 가시질 않음. 온 몸이 아프고 특히 두통이 심했음. 이래가지곤 뭣도 못해 씨발. 다리가 후들거려서 벽을 짚고 심호흡을 하고 있는데 인기척이 남. 사와다 츠나요시임. 야마, ................무쿠로?
야마모토는 의아해하며 이마를 덮은 젖은 손수건을 떼어냈음. 어....?/야마모토!/야마모토, 정신이 들어?/어, 응..소파에 누워서 물수건을 얼굴에 덮고 있는 건 보통 정신 잃고 쓰러진 사람이 하는 거 아니었던가?/하여간 입만 살아가지고.... 괜히 걱정했다며 고쿠데라가 투덜거리고, 츠나가 소파 앞에 앉은 채로 야마모토를 똑바로 쳐다보며 물었음. 자기가 생각해도 위화감 물씬드는 질문이긴 했음. 야마모토, 무쿠로에게 무슨 짓을 한 거야? /...................무쿠로가 왔었어?/안 가르쳐줄 거야, 그러니까 전부 털어놔. 저런 표정의 보스에겐 당해낼 재간이 없음. 야마모토는 이실직고...하는 척 하면서 베르데한테 빙의탄 자료 빼돌린 부분은 쏙 빼놓고 말했음. 츠나는 억장이 무너진다는 표정으로 왜 그렇게 위험한 짓을 해?! 했고, 고쿠데라가 그를 달래며 뭐, 그래도 꼼짝없이 누워있어야할 정도면 어느정도 성공한 거고, 잘 풀린 거 맞잖습니까 형님. 그걸 멍청한 놈이 지 혼자 꾸몄다는 건 좀 패주고 싶긴 하지만! 하고 편 들어주는지 아닌지 모를 발언을 함. 야마모토에게 빙의한 무쿠로는 츠나의 손수건을 덮고 누워서 지 부하 관리도 제대로 못하냐고 찰지게 츠나를 까줬다고 함. 빙의시도 한 건 다른 사람이었는데 강제적으로 야마모토 쪽으로 끌려왔다고, 그런데 정작 그 야마모토한테 빙의한 상태로는 거부반응이 엄청나서 손가락 하나 움직이기도 힘들다고 답잖게 다 쫑알대고 돌아간 거 보면 아무래도 무쿠로 본인도 충격이 큰 모양이었음. 목적 달성면에서 베르데의 시도는 그 이상 없이 훌륭하게 성공한 셈임. 이거라면 혹시 츠나가 무쿠로와 계약하게 되는 일이 생겨도 정작 중요한 NTL을 할 수가 없으니 말짱 황인 거지. 괜히 비밀결사연구소 차린 거 아니구나, 대단하네. 하고 웃었다가 츠나 눈총받고 야마모토는 조용히 입 다뭄.
당연히 그 후 야마모토가 무쿠로에게 몸을 빼앗기는 일은 없었음. 빙의탄에 의한 빙의를 가능하게 만드는 계약을 통해 지금 빙의탄을 쓸 수 없는 상태인 무쿠로가 활용하는 분명 다른 방식일 빙의까지 제한하는 위업을 베르데가 대체 어떻게 이뤄냈는지는 알 수가 없었지만, 그 발명가가 알려줄 생각이 있었어도 아마 이해 못할 거라 야마모토는 생각했음. 사실 베르데 본인도 반쯤 도박이었던 거 같긴 함. 잘 끝났으니 굳이 지적하지 않고 덮고 넘어갔지만. 야마모토도 물러나오며 제 입으로 말한 대로 무쿠로를 찾지 않았음. 그렇게 서로 없는 사람 취급하면서, 아니 정확히는 자기가 무쿠로를 잊어버리고 무쿠로는 자길 향해 이를 갈며 남은 생을 살 거라고 야마모토는 믿어 의심치 않았음.
본고레 전통의 지보라던 그 이 빠진 도자기가 깨지게 두는 편이 자기한텐 낫지않았을까 의심스러움.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항아리를 잡아낸 야마모토를 향해 리본의 말에 홀딱 속아넘어간 모두가 오오 하며 박수를 쳤다가, 야마모토와 함께 얼이 빠졌음. 방금 자기가 몸을 날려 구해낸 항아리가 편의점에서 파는 싸구려 플라스틱 그릇이라도 되는 것처럼 바닥에 대충 세워놓은 비의 수호자가 바닥에 앉은 채 그들을 올려다보며 나랑 병원 좀 가줄 사람? 하고 얼빠진 얼굴로 물었을 때 가장 먼저 나선 사람은 고쿠데라였음. 이 일에 그 어떤 관련도 없었기 때문에 객관적인 관찰자가 될 수 있는 유일한 남자말임. 아 역시 고쿠데라 이케멘이라니깐 하고 익살 떠는 야마모토의 어깨를 잡아 일으키며 고쿠데라가 덤덤하게 말함. 맘에도 없는 말 하지마. 야마모토는 도저히 익살맞은 표정이 아니던 얼굴을 한 손으로 덮고서 그 뒤를 졸졸 따라갔음. 이건 기적이라고 밖에......하는 의사의 말을 끝까지 듣지 않고 야마모토는 병원을 나옴. 고쿠데라가 부르는 소리는 안 들리는 척 했음. 기적? 그런 게 일어날 리가 없잖아. 기적은 남 해친 적 없이 선하게 살아가던 사람들한테나 일어나는 거지. 이건 신기루임. 모래 위에 떠오르는 오아시스의 환영처럼 아주 질 나쁜 거짓. 다행히도 금방 전화를 받은 람보가 다행히도 크롬을 오늘 본부에서 봤다고 대답해줬음. 그녀가 어디 있는지를 알려주는 감각 덕에 야마모토는 쉽게 크롬을 찾았음. 그건 내면에서 오는 직감과는 명백하게 다른, 야마모토 타케시 아닌 바깥의 무언가로부터 오는 감각이었음. 병문안 왔던 무쿠로만큼이나 신경이 곤두선 상태의 야마모토와 딱 마주친 크롬은 두 번 쳐다보지 않고 오던 길을 돌아섰음. 야마모토라고 그녀와 길게 말하고 싶지 않음, 적어도 지금은. 무쿠로를 만나게 해줘./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야/너는 늘 대화할 수 있다고 했잖아? 내장 멀쩡한 거 보면 실체화는 안 막힌 거 알아./내가 싫어./정하는 건 무쿠로잖아?/내가 싫다고./크롬, 부탁하는 거 아니야. 적의라곤 한 톨도 없는 평탄한 목소리를 향해 돌아서며 크롬은 그녀의 무기를 꺼내잡았음. 이미 한 번 저 손에 빼앗긴 적이 있는 물건이지만, 어쨌거나 공격 의사를 표하기엔 충분했음. 그녀가 알던 야마모토 타케시 상대였다면 말이지. 웃음기라곤 찾아볼 수 없는 얼굴의 남자는 어린아이 손목을 비트는 양 손쉽게 그녀의 양 손목을 잡아 벽에 밀어붙였음. 오른손만으로. 그녀를 감싸고 다쳤던 팔로. 무쿠로, 나와. 어떻게 될 지는 나보다도 네가 더 잘 알거라 생각하는데. 그녀의 눈을 들여다보면서 말했는데, 야마모토는 그녀를 보고 있지 않음. 크롬은 어떻게 될지 몰랐지만 야마모토 말대로 그와 무쿠로를 만나게 하고 싶지 않았음. 정강이를 정확히 노린 발길질을 야마모토는 손쉽게 피하곤 발목을 덥석 쥐더니 크롬 쪽으로 밀음. 한 발로 서게 된 크롬은 균형을 잃고 넘어질 뻔했지만 야마모토 오른손 아래 매달린 채 전혀 기죽지 않고 그를 쏘아봄. 야마모토는 사랑스런 보랏빛 눈동자에 그득한 배신감이, 란치아의 속죄가 끝나지않는 이유를 들었을 때 자기가 느꼈던 배신감과 엇비슷하다는 걸 눈치채곤 조금은 미안해졌음. 그래 우리가 친하긴 했지. ............그럼 내가 무쿠로를 친하게 느끼기라도 했단 말인가? 이 이상 대치 상태를 끌고 싶지 않아 다시 무쿠로, 불렀는데 츠나가 부르는 자기 이름에 묻혀 잘 들리지 않았음. 보스의 등장에 바로 머쓱한 표정으로 손 놓는 자기가 크롬 눈에 대체 어떻게 보일지, 생각하기 싫었음. 내가 한 번만 더 환술사랑 엮이면 성을 간다, 확 다 갈아버릴 거야.
어떻게 츠나에게서 빠져나왔는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았음. 추궁하는 친구에게 뭐라고 대답을 했던가, 헛소릴 했던가, 아. 평범하게 나미모리에서 살 수 있다면 너는 여기 모든 사람들을 버리고 돌아갈 거냐고 물었음. 츠나는 야마모토를 이해해서가 아니라 그를 이해할 수 없다는 사실에 충격 받아 말을 멈췄음. 크롬에게는 사과할 거야, 나중에, 이거 다 해결된 다음에......................단단히 맺어지지 못한 말 끝이 자기 처지 같아서 고개를 떨궜던 것을 기억함.
이미 포기한 길을 눈 앞에 들이대는 건 참 못된 심보임. 길이 아니라 꿈이라면 더 그래. 야마모토는 그 사고 덕에 겨우 맘을 접은 거였음. 오래, 스스로도 놀랄 정도로 오래 미련갖고 미적대다 겨우 포기할 결심이 섰는데 씨발 나한테 왜 이러죠? 차라리 괴롭혀! 푹푹 찔러가며 욕하고 비아냥대고 까라곸ㅋㅋㅋㅋㅋ솔직히 내가 너한테 빅엿도 처먹였잖앜ㅋㅋㅋㅋㅋ으잌ㅋㅋㅋㅋㅋ이런 의뭉스런 친절 필요 없거든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거 믿고 정상인처럼 생활하다가 중요할 때 아 난 바빠서 이만^^ 하고 손 떼면 바로 억 하고 총맞아 죽기 십상이짘ㅋㅋㅋㅋㅋㅋㅋㅋㅋ 라고 목 짤짤하고 싶어도 무쿠로? 빈디체에 들어 있어요. 실체화? 크롬이 전격 거부하네요 그럼 빙의로 끌어내? 그거 내가 다 막어부렀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시부엉ㅋㅋㅋㅋㅋㅋㅋㅋ하고 야마모토 한 이틀 정도 부랑대느라+애들 보기 쪽팔려서 본부 출근 못했을 거 같다
무쿠로랑 처음으로 전화하면 좋겠다. 수중재배 중인데 전화를 어케 하냐고? 잠만 있어봐.....사실 야마모토는 팔이 멀쩡해졌을 땐 이미 난 팔 다쳐도 잘 살음! 빌립미! 아캔두잇! 이러고 자기 가능성을 증명해내서 드디어 개인 집무실을 타내는데 성공했다 이겁니다. 짐 옮기다 람보라거나 츠나라거나 혹은 고쿠데라가 항아리를 툭! 했던 거죠. 그러곤 이 사단..이라기보단 야마모토가 병크를 쳐서 방이 문제가 아니게 됐음. 휑한 방에 책상에 스탠드랑 구식 전화만 달랑 올라가 있을 거 같다. 무쿠로 있을 땐 어디가서 하소연하나 고민할 필요 없어서 좋았는데 뭐 다 지나간 옛날을 그리워해봐야 어쩔 수 없고, 워 잠깐 이거이거 진짜 얘기할 곳 없는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하면서 문 닫고 다른데 갈려는데 딱 문 닫히기 직전 운명처럼 전화벨이 울림. 야마모토 방의 전화니 당연히 야마모토를 찾는 전화이고 야마모토가 여기 있는데 그걸 안 받을 이유가 없어서, 책상으로 다가가 수화기를 집어듬. 아무 생각 없이 전기줄을 슬쩍 당기는데 슬슬슬 딸려와 보니까 콘센트에도 안 꼽혀있음 장르 급 호러 전환.......이 아니고 딸려오는 감각으로 안 꼽혀있구나 느낀 순간 이 전화가 무쿠로라는 것도 알았음. 며칠 전 크롬의 위치를 알 때와 비슷한 감각임. 누가 가르쳐주는 것처럼 알았음. 무쿠로? 이어지지 않은 전화통에 대고 묻는 목소리가 자기도 바로 알 만큼 동요하고 있음. 네, 그래요. 대답이 평온해 더욱 그를 흔들어놓음. 자기가 혼란스러워하고 있단 걸 숨기기 위해서라도 더 단호해질 필요가 있다고 야마모토는 생각했음. 당장 그만 둬./나한테 명령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입니다./어짜피 무릎 꿇고 빌어도 말 안 들을 거잖아?/그럴 생각이 있기나 합니까? 그럼 어디 해보지 그래요, 맘이 바뀔 것 같은데. 그 전까지만 해도 자기는 이 남자의 목소리도 정확히 알지 못했는데 이젠 낮게 웃는 그가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지 상상이 갔음. [지금]"해볼래요?" 무심코 한숨이 나왔음. 수화기를 내려놓고 돌아섬. 야마모토와 눈이 마주친 무쿠로가 수화기를 들고 있던 손을 놓음. 다른 편에 들고 있던 전화기도 함께 꽃잎으로 변해 사라짐. 문 옆에 선 채로 무쿠로가 손을 내려 반쯤 열려있던 문을 닫았음. 무쿠로와 마주한 것만으로도 스트레스가 엄청난지, 그렇게 불러놓고는 정작 눈 앞에 나타나니 창으로 뛰어내리고 싶어짐. 다시 한숨 쉬는 척 심호흡을 하고서 야마모토는 완전히 몸을 돌려 무쿠로를 마주함. 면대면으로 마주보게 되니 더 서러워짐. 야마모토는 자기 배신에 대가를 치를 각오는 돼 있었지만, 이런 신랄한 친절에는 그 어떤 대비도 되어있지 않았음. 솔직히 놀랐습니다, 아주 고마워할 줄로 알았거든요./꼭 네가 나한테 선의를 베풀었다는 것처럼 들리는 걸./청각도 사고회로도 정상적인 남자가 나의 크롬에겐 왜 그랬을까? 네 선의는 믿을 수 없다, 널 믿고 내 팔이 정상이라고 믿다 뒈지고 싶진 않아, 당장 이 못된 장난질 끝내고 썩 꺼져! 이렇게 말할 수도 있었음. 하지만 야마모토는 그냥 솔직하게 뱉었음. 벌써 결정했는데 가능성이 눈 앞에 얼찐얼찐 하니까 짜증나. 그러니까 이 참견 그만줘줄래. 무쿠로는 아무래도 이해하기 어렵다는 듯이 눈살을 찌푸림. 정했다면, 할 수 있어진들 상관없는 거 아닙니까? 자기 의지와 결심이 그런 사상누각이라고 나한테 떠들 필요는 없는데./음, 너 확실히 공감능력 떨어진다. 넌 내가 얼마나 머리 터지게 고민했는지 알잖아. ...너만 알아, 무쿠로./............/내가 작정하고 접근해서 너한테 수작질한 건 사실이지만 그럼 차라리 화를 내거나 란치아 씨 이용했던 것처럼 써먹던가 하라고, 이건 너한테도 하나도 도움 안 되잖아. 말 나온 김에 묻자면 너 지금 그건 뭘로 나온 거냐./유환각.
으아아아ㅏ 안되겠어 역시 정리를 해야해 야마모토가 팔 고쳐줬더니 지랄을 하고 있습니다 대체 왜죠? 1.사춘기도 스무스하게 넘어갔던 여파로 성인돼서 여태 미뤄뒀던 분 다 몰아서 진로고민...도 아니고 가지못한 길...에 대한 미련을 떨쳐내느라 존나 고민했음 2.야구경기 하면 존나 죽을 거 같던 갈증은 풀리고 물 준 식물처럼 싱싱해지긴 하지만 역시 야구선수 되고싶었음 3.팔병신이 됨으로써 야구라는 동사와의 관계가 원천 차단 됨, 하늘 날고싶다~ 하는 것처럼 아예 처음부터 불가능한 얘기가 되어버리니까 미련도 뚝 떨어짐. 4.너무 뚝 떨어져서 편했음 5.3번까지 고민하면서 맘 고생했던게 없던 일인 것처럼 아주 존나 매우 말이지! 6.근데 팔이 작동이....되잖아??? 시발? 7.야구 8.미친 본능이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안돼 나 편하고 재미있게....그래 행복하게 살 수 있는데 다시 그 수라장으로 밀려가고 싶진 않아! 이제 고민 안할 거야 싫어! 9.이건 애새끼가 몸이 너무 좋아서 그런 것도 있다 팔병신인데 불편한 줄 거의 모르고 삼ㅡㅡ;;; 정말로 팔이 고쳐졌다면 아무 근심없이 디노네랑 가끔 경기하는걸로 충분했을거임 그게 야마모토가 찾아낸 해결책이었으니까 하지만 그의 팔은 고쳐진게 아니라 그런척하는것뿐임 그런건 믿을수 없음
나도 열심히 생각해야 되는 걸 야마모토가 정리해서 남한테 설명할 수 있을 리가 없지...^^.....할 수 있다쳐도 무쿠로는 들을 마음 없었을 거임. 차라리 화를 내 ....라고? 내가? 너한테? 화아르으을?? 왜죠 시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대체 무슨 근자감으롴ㅋㅋㅋㅋㅋㅋㅋㅋ내가 기분이 상했을 거라 생각하는 거짘ㅋㅋㅋㅋㅋㅋ님 모기 물리면 모기한테 화냄요? 손톱 잘못 깎으면 손톱깎이한테 화냄???? 무슨 자신감으로 니가 날 화나게 만들었을 거라고 생각하는지 이유를 모르겠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오히려 그 발언이 더 화나는 걸?ㅋㅋㅋㅋㅋㅋㅋ 넵 과민반응. 야마모토한테 속아서 털린 건 씨발 존나 자존심 상하긴 하지만 무쿠로는 지가 당한 거에 정신승리하기보단 재빨리 현실을 인정하고 대책을 수립하는 타입임 백란전 때의 그건....음 허세죠....그리고 상황파악 못한거고....^^;;;;;;씨발 암튼 무쿠로는 자기가 야마모토 때문에 동요할 리가 없다고 생각했음. '너만 안다'는 말에 아무렇지도 않고 싶었음.
팔병신 소리에 걍 보내줬잖아?? 이제 고쳤으면 대가를 받으라고 아님 고치기 전으로 돌려놓던가 뭐랭 내가 하고 싶어서 한 일에 왜 감놔라 배놔라임 아메바처럼 기뻐하면서 야구나 하셔 내가 그것까지 시켜줘야함? 시발 재수털리네 아~ 파인애플 다져버리고 싶다~ 그냥 나한테 두들겨 맞고 싶은 거면 덤비시지 그 쪽이 간편해
무쿠로는 잊을 법하면 꼭 야마모토를 찾아왔음. 내가 밑밥 깔던 때 니들 기분이 이랬니..^^;; 싶음. 무쿠로와 소모적인 말다툼을 벌이면서 야마모토는 차츰 무쿠로를 설득하는 것도 야구를 포기하는 것도 포기함. 탈출한 지옥이 한발짝씩 뒤를 따라붙는 기분이었음. 포기, 그래 포기 좋지. 질 수도 있는 거고, 포기할 수도 있는 거고, 힘들면 발버둥도 그만 치고 싶은 거고.
엉망이다 진짜.....너하고 엮이는게 아니었엌ㅋㅋㅋㅋ나 완전ㅋㅋㅋㅋ풍랑 앞의 가랑잎이얔ㅋㅋㅋㅋ후루룩 휩쓸려가 전부 닼ㅋㅋㅋㅋ 모르고 뛰어든 거냐고 시발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한테 그만 징징대 이 멍청한 새기야 나야말로ㅡ ....................? 아, 시간이 벌써 이렇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빈디체 젤 깊은 곳에도 야간 점호함? 닥쳐ㅗㅗ 싫거든ㅗㅗㅗㅗ듣기 싫음 오지 말던가ㅗㅗㅗㅗ
나야말로, 뭐였을까? 설마 지도 나한테 휩쓸리고 있단 소린 아니겠곸ㅋㅋㅋㅋㅋㅋㅋㅋ 거의 될대로 되라지 마인드가 된 야마모토는 그런 생각을 하곤 혼자 낄낄거리면서 활활 타는 노을빛을 등에 가득 받으면서 집에 갔음. 어째서인지 그날은 잘 수가 없었음. 또 자기 아닌 다른 무언가로부터 흘러들어오는 느낌이 있음. 다만 여태까지가 나침반같은 감각이라면 그날 밤은 병에서 넘친 물이 그 바닥에 깔린 천에 흡수되는 그런 느낌.... 여태까지보다 훨씬 감정에 가까운 것 같기도 하고. 박살을 내서 안보이는 곳에 잘 숨겨두고 싶다, 보고싶다, 듣고싶다, 봐 봐야 좋은 일 하나 없는데 보고 싶다, 너를 죽여버리고 편해지고 싶다, 마지막만이 분명하게 대상을 특정한 감정이었는데 그 너는 나이기도 했음. 하지만 야마모토는 '나'가 감정의 주인인 건지 아니면 야마모토 자신인 건지 구분할 수가 없었음. 나비인지 장자인지, 야마모토 타케시인지 로쿠도 무쿠로인지. 야마모토 자기가 야구 때문에 괴로워할 때랑 비슷한 기분이었음. 좋아하지만, 차라리 없어져버렸으면, 그래서 편해졌으면. 이러면 난 곱빼기잖아ㅋㅋㅋㅋㅋ나한테 왜 이래요ㅋㅋㅋㅋㅋㅋㅋㅋ무쿠로 진짜 못 쓰겠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근데 얘 이 삽질하면서 자고 있는거 아니야ㅋㅋㅋㅋ억울하게시리ㅋㅋㅋㅋㅋㅋ나야말로 보고싶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 나 뭐 나 지금 뭐라고...............???
무쿠로는 딱히 감이 좋은 편은 아님. 눈썰미가 좋은 거지. 데이터가 많고. 야마모토는 감이 좋음. 뭔가를 싫어하기보다는 좋아하는 상황에 더 익숙함. 사람은 익숙한 걸 보다 잘 알기 마련임. 하지만 쉽게 인정할 수 있을 리가 없죠 네 그렇습니다 난 걍 인정하고 떡이나 쳤으면 좋겠지만 얘들은 안 그렇겠지 최애커플의 의지는 존중해줘야하는 거죠 좋아한다던가, 곁에 두고싶다던가, 그런 낯간지런 감정들. 그런건 무쿠로한텐 이게 무엇인고 싶은 거임 남의 감정을 캐치해서 자기한테 유리하게 써먹기는 아주 도가 텄지만 자기 일은 그런 감정이 일어날 싹을 아예 잘라오며 살았을 거 같다. 그러니까 오히려 이런 미세하고 얇게 퍼진 호감이라고 부르기도 아직 민망한 감정에 대해선 인식 자체를 잘 못할 거 같음 인식해도 뭐지....? 하고 잠시 관찰. 그러다 혹시라도 방해가 될 정도로 커지면 깔끔하게 원흉을 제거하고. 근데 그러기 전에 벌써 야마모토가, 자기가 무쿠로를 마냥 피하고 꺼리기만 하는게 아니라고, 먼저 알아버려서.
"왜 그냥 둔 건데? 네 전적 생각해보면 갈아버려도 시원찮을 판에." "그럴 수도 있지만 그럼 맘이 편할 거 아녜요? 육신의 고통은 잠깐이고 당신은 이미 팔 때문에 괴로우니까." 오른팔 문제를 입에 올리며 무쿠로는 뭔가 잘못 되었다고 느꼈다. 논리가 허술하다. 단죄하고 싶다면 야마모토를 괴롭힐 방법은 수없이 많은데 그는 그 중 한 가지도 실행하지 않고 남자를 내버려두었다. 팔의 신경이 제 기능을 하도록 해준 건 그가 괴로워하길 바라서는 아니었다. 이유를 안다고 생각했는데 차근히 짚어보니 몰랐다. 확인하듯이 말을 깊숙이서 퍼올린다. "난 당신이 싫거든요." "─날 좋아해?" 야마모토는 무쿠로의 말을 듣지 않고 그의 침묵을 읽었다. 싫다는 진심은 고민할 필요가 없이 나오는 거였다. 자신의 배반이 아무렇지도 않다 끈질기게 역설하는 건 실제로는 그렇지 못한다는 증거다. 무슨 일에도 태연한 남자가 자기 때문에 얼굴을 찡그린다는게.... 숨이 턱 막혀 남자와 눈을 맞춘 채 야마모토는 한탄했다. 맙소사, 그럼... "날 막아줄 사람이 아무도 없는거네." "무슨 개수작입니까." "난 네가 좋아. 농담이면 좋겠지? 나도 그래." 무슨 일에도 태연한 저 남자가 자기 때문에 얼굴을 찡그린다는게....좋았다. 정말로 알고 싶지 않은 진실이었기에 야마모토는 헛웃음을 뱉으며 이마를 감쌌다. 나쁜 일은 언제나 순식간에 한꺼번에 달려왔다. 야마모토는 여태 자신을 막는 데에 번번히 실패했고 저 로쿠도 무쿠로의 맘을 돌릴 자신도 없었다. 하물며 무쿠로 본인마저 야마모토 타케시를 내치지도 죽이지도 불구로 만들지도 못했다. 그가 한 일이라곤 신랄한 말들을 던져 꽂는 것 뿐이었는데 야마모토는 그 정도쯤이야 가뿐히 뚫고 지나갈 수 있었다. 제 3자의 개입이 절실하다. 그들이 그 누구의 참견도 용인하지 않을 것 역시 확실했다.
한동안 발길이 끊겼다가, 야마모토가 안심하자마자 무쿠로가 다시금 그의 일상으로 돌아옴. 대개는 얼굴만 보고 바로 돌아갔지만, 엎드려 자는 야마모토에게 다가오기도 함. 가죽이 뒷목을 감싸는 느낌이 의외로 나쁘지 않아 후회할텐데, 넌지시 건네려 준비한 말이 영 나오지 않음. 하지만 무쿠로가 그의 목을 조른 일은 없었음. 없애고 싶은 거라면 아직 없어도 괜찮을 때에 빨리 해버리는게 좋을텐데, 야마모토는 생각함. 내 감정도 전달되는 걸까? 그랬으면 좋겠기도 하고, 안 그랬으면 싶기도 하고. 전부가 모호함.
야마모토는 무쿠로를 찾아갈 수도 피할 수도 없으니까 둘이 만나는 건 전적으로 무쿠로한테 달려있음. 그가 맘만 먹으면 평생 안 볼 수도 있음. 근데 무쿠로는ㅋㅋㅋㅋㅋㅋㅋㅋ6년 꽉 채워서 이제 7년째 수중감옥 있는 처지니까 심심하다고 여기저기 주파수 맞춰서 빙의해 돌아다녀 버릇해서 가고 싶은덴 바로바로 갔단 말야 계획 진행하느라 시다바리짓 참고 비서질 스파이질 하는 건 잘 참고 견디면서 정작 자기 개인 생활에선 참는 거 못해..... 밐ㅋㅋㅋㅋ치겠네 그럴 리 없어 내가???걔를???????그 찌질대는 상병신 또라이 좋은 일 해줘도 깽판치는 걔를????????봐줬더니 아주 머리꼭지 잡으려고 기를 쓰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미친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하고 궁시렁댈 땐 좋았지. 근데 그 궁시렁 끝나면 바로 그거 또 옥상 다이빙 하는 거 아니겠지? 뭐 이딴 걱정이나 하면 좋겠다 아주 미치고 팔짝 뛰겠지 흐흐흐 무쿠로가 야마모토보다 포기가 느릴 거 같다 근데 아직도 포기 못하고 그럴리 없어 내가 쟤를? 하 그럴 리가ㅋㅋㅋㅋㅋ하고 부정하는 단계에 있는데도 그걸 못견디고 보러오는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잘 참는 야마모토는 ??????????/이 새기 아주 쥐새기 풀방구리 드나들 듯이....???? 싶었음ㅋㅋㅋㅋㅋㅋㅋㅋ
크롬, 쉐이크 사줄게. 필요없어 그 녀석이 엄청 먹고싶어 하는 거 같아서. .................................................
뭐가....어떻게 된 거야? ...글쎄, 잘 모르겠어. 거짓말....이 아니네. 응, 진짜 몰라. 별로 좋지 않다는 건 알겠고, 무쿠로도 그렇게 생각하는 거 같은데 말야. .............. 어떡해야 할지 진짜 모르겠어.
.......크롬? .....왜, 이렇게 약해...? 하하하.
고개를 돌려 무쿠로를 발견한 비의 수호자가 홱 제 몸을 돌려세웠다. 경계심어린 눈빛으로 거리를 두는 것을 보고있자니 썩 기분이 좋지는 않아 무쿠로도 미소를 지웠다. 내가 당신을 피해야하는 것 아닌가요? 난 아무짓도 하지 않았는데. 멈춰선 야마모토 역시 무미건조한 목소리였다. 안 피하는게 이상해서 피하는 거야.
"거짓말은 안하는게 좋겠어요. 10살 아이도 그보단 나을 겁니다."
거짓말이었다. 일전의 대화가 없었더라면 무쿠로도 자신의 답지않은 행동이 야마모토가 그를 피하는 이유의 전부라고 믿었을 것이다. 눈 앞의 남자는 저를 가르친 히트맨마냥 감정을 잘 숨겼다. 그러나 무쿠로는, 굳이 골라야한다면, 가면을 덮어쓴 얼굴은 말고 그렇다고 마냥 속없이 웃는 얼굴도 말고, 하늘을 올려다보며 야구가 하고 싶다 중얼거린 때와 같이 목마른 얼굴이 보고 싶었다. 그에게는 다행스럽게도 사람을 뒤흔드는 방법이라면 얼마든지 알고있다. 벽에 대고 있던 등을 뗀 무쿠로가 불쑥 말했다.
"유환각입니다." "...그래서." "만질 수 있고, 크롬의 몸도 아니에요."
야마모토는 여전히 발신인 불명의 소포를 관찰하는 눈으로 그를 보고있었다. 평소의 어딘지 영 단정치 못한 정장차림에 군청색 넥타이를 매었다. 얼마 전에 구두약을 칠했는지 만질만질한 구두코까지 시선을 내려 그대로 고정한다. 눈을 내리깐 무쿠로는 야마모토가 다가오길 얌전히 기다렸다. 험하게 신어 생채기가 많은 신발이 천천히 걸어온다. 검을 쥐는 것에 익숙한 손이 한참을 망연히 떠있다 왼쪽 머리를 귀 뒤로 넘겼는데, 긴장했던지 가늘게 떨렸다. 귓바퀴에 닿았던 손이 떨어져 꽉 주먹 쥐이는 걸 보며 무쿠로는 야마모토의 말이 옳았음을 깨달았다. 무쿠로도 야마모토도 그들을 막을 수 없었다.
"...하고 싶은건 그게 아닐텐데?" "키스해도 괜찮아?" "괜찮아요."
금방이라도 오른손을 다시 펴 무쿠로의 뺨을 감싸쥘 것 같은 표정으로 야마모토가 눈을 감았다. 그만 가라. 하지만 주먹 쥔 손이 올라가지도 내려가지도 못한 채 떠 있었다. 무쿠로는 눈썹을 찌푸리고 한발짝 다가섰다. 찼으면 찼지 야마모토 타케시 따위에게 차일 생각은 추호도 없다. 아랫입술을 깨물자 흠칫 했으나 물러서지는 않았다. 살짝 떼었다가 다시 입 맞추고 속삭인다. 눈을 떠요, 야마모토 타케시. 그러자 야마모토가 그렇게 했다. 그는 그렇게 무쿠로가 없을까 두렵다는 듯이 눈뜨기가 싫었을 것이다. 무쿠로라고 그의 손이 귓바퀴에서 떨어지지 말고 귀 뒤와 목을 어루만지기를 바라고싶지 않았다. 야마모토가 옳았다.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입맞춤이 포옹이 될 것을 생각만해도 진저리가 쳐졌다. 그런데도 당장 팔을 벌려 눈 앞의 몸둥아리를 품에 우겨안고 싶어, 금방이라도 그리할 것 같아 천천히 한 발짝 몸을 물린다. 야마모토는 여전히 표정없는 얼굴로 그를 지켜보았다. 갇힌 몸으로 돌아가며 설핏, 그 눈을 녹여버리고 싶은 충동이 들끓었다. 필시 후회할 것을 알면서도 그리하고 싶었다.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마음이 깊어지는게 증명되었음. 뭔가 해야함. 하지만 뭘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음. 배신 당하고도 자기가 좋다는 놈을 뭘 어떻게 해? 자기 쪽에서 무쿠로가 싫어지는 방향으로도 생각해봤지만 딱히 묘안이 떠오르지 않음. 가끔은, 제 입으로 말했던 주제에, 자기가 로쿠도 무쿠로를 좋아하는 건지 어떤지도 의심스러움. 그가 특별해졌다는 건 확실하지만, 이게 호감인가? 좋아한다는 건 보다 기분 좋고 행복하고 뿌듯하고 보람찬 거 아니었나? 무쿠로와 함께 한다고 해서 행복하지도 즐겁지도 않을 것 같았고, 오히려 없었으면 할 때가 많았음. 하지만 정말로 그가 없다면 어떻게 될까를 상상해본 적은 없음. 숨이 턱 막히게 무거운데도 내려놓을수도 치워놓을 수도 없음. 늘 머리 한 구석은 그를 생각함. 익숙한 상황이지. 야구는 분명 좋아했는데, 글쎄 무쿠로는..... 열 오를 정도로 머릴 굴리다 보면 그 자식은 왜 이런 문제에까지 아리까리해서...소리가 절로 나왔음. 하지만, 키스해도 좋다는 허락에 기뻐하고 흘러내린 머리칼은 정돈해주고 싶어지는 이 마음에 붙일 이름을 야마모토는 역시 하나뿐이 모름. 그게 유일한 진실일까봐 엄청 무서움.
동맹 패밀리를 초대한 칵테일 파티에서 누가 야마모토를 불러세움. 야마모토도 아는 얼굴이었는데, 누구였는지까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았음. 티내지않고 어, 오랜만입니다 잘 지냈어요? 하고 친근하게 말을 걸자 아가씨도 반갑게 웃음. 걱정해 준 덕분에요. 저 이번에 결혼해요. 동맹 패밀리의 간부가 나탈리, 하고 그녀의 이름을 부르며 다가와서 야마모토와 인사했음. 아는 사이라고 둘러대곤 그와 악수하면서 기분이 꽤 묘했음. 그가 기억하기로 이 남자는 패밀리와 결혼하겠다 호언장담하던 사람이었음. 야마모토가 모르는 것 뿐이고 실은 기적이나 마법이 일어났을지도 모르지만, 이마에 키스 받으며 예비 신부는 퍽 행복해보였음. 야마모토는 깊이 깊이 심호흡을 하고서 츠나 곁으로 돌아갔음.
무쿠로가 오는 걸 이젠 앎. 뭔가가 모여들어 보이지 않는 형체를 이루고, 거기에 무쿠로가 나타남. 그러니 기척이 없을 수 밖에. ...무슨일 있어요?/응, 조금.... 여전히 양손을 맞잡은 채 고개를 든 야마모토가 불쑥 물음. 키스해도 괜찮아?/싫은데요./넌 꼭 이럴 때 튕기더라?? 예전처럼 무게라곤 없는 말투로 불평한 청년이 무쿠로를 똑바로 쳐다봄. 글자가 떠오른 쪽의 홍채는 표면이 매끈해서 마치 유리알 같았음. 홍채인식하게 될 일이 있다면 필히 왼쪽이어야 할 거임. 무쿠로가 조금 불편한 표정으로 팔짱을 낌. .....장족의 발전임에 부정의 여지가 없음. 뭡니까./너를 나한테 주면 안 될까./....본인이 무슨 말 하고 있는지 알아요?/술도 약도 안했어, 맨정신이라 좀 부끄럽긴 하네. ....행복해지는 건 포기했어, 하지만 적어도 불행해지고 싶지는 않아.
나 없이는 불행하다고? 꽤 맘을 움직이는 고백이긴 했음. 무쿠로는 그의 행복을 전력으로 방해해줄 맘은 있어도 굳이 불행하게 만들 생각은 없었으니까. 그렇다고 자신을 그에게 줄 맘은 들지 않았음. 거절한다면?/노력해보지 뭐./잘 생각 했네요, 난 당신 발버둥치는 거 구경할 때가 제일 좋더라구요./그래, 옛날이 좋았어?/....아니오./앞으로도 별로 좋지는 않을걸.
..그렇게 된 거임. 빈디체의 간수들이 몸수색을 마치고 안으로 들여보내주었음. 아직도 자기가 잘하는 짓인지 모르겠음. 후회가 아주 많을 거란 건 분명함. 그만큼 기쁠 때도 많을 거란 보장은 없음. 있기나 할 지 모르겠음. 하지만 역시, 불행하고 싶지는 않았음. 무쿠로 때문에 불안해하고 두려워하고 싶지도 않았음. 찬찬히 주의를 기울여 계단을 내려감. 좋아하고 싶음. 곁에 두고 싶음. 솔직하게 웃고 싶음. 속에 잔뜩 밀어넣은 채 시치미 떼거나 으르렁거리는 건 이제 너무 힘들고 뒷목에 단 한 번 닿았던 맨손은 서늘했음. 야마모토는 그게 싫었음.
직접 본다고 뭔가 바뀌지는 않았음. 솔직히 계시라도 받은 것 같은 결단을 내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없던 건 아니지만 그래도 크게 실망하지는 않음. 결정하는 건 언제나 야마모토 자신이었음. 탑돌이 하듯이 두터운 유리벽에 손바닥을 붙인 채 한 바퀴를 빙 돌았음. 로쿠도 무쿠로가 가엾다는 생각은 전혀 안 듦. 그 말인즉슨, 무쿠로를 꺼내고 싶어하는 건 세뇌도 최면도 아니고 야마모토 본인의 의사란 뜻임. 빙의를 못 한다면 무쿠로는 평범한....이라고 단언하긴 어렵지만 이전에 비해 보다 평균에 가까운 술사임. 통제가, 어쩌면 가능할 수도 있음.
웃기지도 않는 소리임. '어쩌면'이 붙는 시점에서 이건 미친짓임. 상대는 로쿠도 무쿠로임. 자기 한 순간의 변덕으로 츠나를, 그 아래의 사람들을 위험하게 해서는 안됨. 아무리 츠나가 고개를 끄덕여줬다고 해도, 아니 그래서야말로 안될 말임. 지금 야마모토가 해야 할 일은 협상을 백지로 되돌려 없던 일로 하고 당장 여기서 빠져나가는 거였음. 어둠 속에 고요히 닫힌 눈꺼풀 같은 건 싹 잊어버리고, 빛 아래로. "....하하. 왜, 이렇게 약하지." 눈 앞에 두고 빤히 쳐다보며 뒷걸음질로 멀어지기. 이미 한 번 해봤으니까 이번엔 더 쉬울 거라 생각했는데 오산이었다. 도저히 두번은 못할 짓이었다. 야구를 포기했다. 무쿠로마저 포기할 수가, 없었다. 야마모토는 찬 유리에 이마를 대고 목소릴 조금 가다듬었음. "ㅡ풀어줘요."
빈디체의 간수는 시대에 뒤쳐지는 거대한 열쇠꾸러미를 야마모토에게 내밀었음. 구속구를 푸는 건 직접 하라는 의미였고,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처사였음. 무쿠로가 야마모토와 미리 짜고 자유로워지는 순간 주변의 간수들을 모조리 죽여버릴 수도 있는 거니까. 납득한 거랑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는 거랑은 별개이지만. 바깥세상과 격리된 유리벽으로부터 나온 무쿠로는 살짝 고개를 숙인 채 얌전히 서 있음. 철창이 열렸지만 바로 뛰쳐나오지 않고 우리 안쪽에 웅크린 채 상황을 살피는 야생동물 같았음. 그야 무쿠로는 야마모토와 미리 짜기는 커녕 뭘 목표로 노력했을지조차 전혀 모를테니 일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파악이 안 되는게 당연함. 말을 걸어 자기라고 알릴까 했다가 별로 좋은 생각이 아닌 것 같아서 바로 마음을 바꿈. 야마모토는 한숨쉬며 그에게로 다가가 가장 먼저 손목에 얽힌 사슬을 풀었음. 젖은 채 있으려니 역시 추운지 무쿠로의 팔목에 작게 소름이 돋아있음. 목과 발목의 족쇄. 귀를 막은 실리콘 같은 덩어리. 눈꺼풀을 붙여놓은 테이프. 손톱이 눈썹 위를 긁는데도 무쿠로는 꼼짝도 하지 않았음. 조심스럽게 떼어내고서 야마모토는 다시 한숨을 쉬었음. 눈두덩이 살짝 떨렸다가, 지하의 어두운 조명에도 아직은 눈이 부신지 살짝 열렸던 눈이 급히 다시 감김. 잠시 잘게잘게 깜빡이고 나서야 겨우 빛에 익숙해진 듯이 천천히 무쿠로가 눈을 뜸. 젖은 속눈썹 아래에서 느리게 모습을 드러내는 푸른 눈과 마주한 채 야마모토는 더 없이 비참했음.
무쿠로는 솔직히 놀랐음 야마모토를 보게 될 줄은 몰랐거든. 평소의 호의적인 미소를 띈 채 오른쪽 눈에 연결된 장치를 지분대는 마피아를 수초 응시했다가, 무쿠로는 일단 아직까지도 달려있는 호흡장치를 자기 손으로 풀어냄. 그를 붙잡는 건 그게 마지막이었음. 야마모토는 한걸음 물러나는 걸로 단 아래에 내려섰음. 조금 고민하는 듯 어깨를 움츠렸다가 그냥 씩 웃음. 끝, 이제 네가 정할 차례야. 나를 선택해. 야마모토는 그렇게 말하지 않았음. 오히려 그는, 무쿠로가 결코 자길 선택하지 않을 거라고 믿고 있음. 완벽하게 평정을 가장한 저 얼굴의 대체 어느 구석으로부터 그걸 읽어냈는지 무쿠로 스스로도 모를 일이었음. 그의 비합리적인 행동을 뭔가 지적하고 싶었는데 생각대로 목소리가 나올 것 같지 않아서 무쿠로는 그냥 그의 어깨를 한손으로 짚고 단에서 내려섬. "...좀 도와줘요." 자기 자켓을 벗어 무쿠로의 어깨에 둘러주며 야마모토가 응, 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하고는 그를 부축함.
무쿠로가 자기 어깨에 체중을 싣고 바닥에 내려선 순간부터 야마모토는 하려고 했던 일과 해야하는 일을 전부 잊어버렸음. 도와달라니, 나? 어 잠깐 진짜로 나? 크롬하고 치쿠사들이 아니고? 어쩌지? 이제 어떡하지? 꺼낸 건 좋은데 나오자마자 도망 안가는건 좋은데 이제 얠 가지고 뭘 하면 되지? 해야할 일은 까맣게 사라지고 하고싶은 일만이 남음. 그래서 야마모토는 옷을 벗어 무쿠로의 어깨에 걸쳤음. 서늘하지 않기를 바람, 그를 따뜻하게 데워줄 이가 아무도 없는게 안타까움. 그게 자기가 되길 바라는 건 아님. 어찌됐건 옆에 잡아둘 거니까. 그렇다면 서늘한 건 싫었음. 목을 조른다면 따뜻한 손으로 해주면 좋겠음. 고뇌는 머리가 할 일이라 단언하듯이 몸은 착실하게 무쿠로를 부축해서 층계참까지 왔음. 무쿠로의 옆구리에 두른 오른팔과 무쿠로의 팔을 두른 어깨에 다시금 체중이 실림. 옆구리에 바짝 붙은 서늘한 몸뚱아리에 느릿느릿 제 체온이 번지는게 느껴짐. 하나라도 될 것처럼, 경계가 모호함. 허리에 힘을 주고 야마모토는 천천히 계단을 오름. 기어코 그 몸까지 손에 넣은 로쿠도 무쿠로와 함께, 빛 아래로.
-대충 5~6키로, 잘못하면 8킬로까지 나보다 가벼울 거 같다. 팔목을 잡으면 딱 약하다는 느낌이 드는 사람한테 무슨 짓을 할 거라고 생각한 건지 원. 그야 할 거지만 뼈까지 약한 몸상대로는 섰다가도 식을 것 같다. 우선은 음식하고, 가볍게 운동. 상체는 나 재활 할 때 하던 거면 될 거고......하체 쪽은 닥터 샤멀한테 물어나 봐야겠군.
-아무 짓도 안 당했다, 서프라이즈. 체온이 조금 높은 편이고 의외로 잠 드는 데 시간이 꽤 걸리는 타입이거나, 아니면... 날 끌어안고 있어서 긴장했다거나 그런 귀여운 짓을 할 작자는 아니고, 무슨 꿍꿍이시려나?
2.
"응, 오늘만 좀 쉴게. 하하, 맞아 어제도 일찍 와버렸지? 응 미안해. 응 안 듣고 있어. (잠시 수화기를 귀에서 뗀다) 그러니까 오늘 나한테 잔소리하는 거보다 내일 하는게 효과적일텐데. 그래 내일 보자. (전화를 끊는다) 무쿠로, 잠깐 나갔다 올 수 있겠어? 칫솔이야 내가 아무거나 사와도 되지만 침대는 네가 직접 고르는 게 좋을 거 같아."
"그렇게하죠. 사와다 츠나요시는 뭐랍니까?"
"전화 안했어. ............아.....역시 걱정하겠지.... .....너 정말 성격 나빠."
"나도 압니다."(웃고 있음)
-어쩐지 말을 꺼내기가 어려워서 그냥 몸 푸는 척 운동 해보였더니 의외로 먼저 말을 걸었다. 재활훈련이라는 거 듣고 나선 눈길도 안 줬지만. 역시 차근차근 하나씩 해나가는 수 밖에....
-간만에 솜씨를 부려서는 먹이는게 로쿠도 무쿠로라니, 괜히 쓸쓸하다.
-멀쩡하게 잘 움직이는 팔을 가지고 재활훈련? 그거라면 자길 공격한 상대나 나의 크롬이나 혹은 그 아르꼬발레노 앞에서 하는 편이 훨씬 죄책감을 자극할텐데 왜 그걸 내 앞에서 하지?
-오늘도 아무 짓도 안 당했다, 이틀 연속 서프라이즈. 오늘도 팔목을 쥐었다. 난 헨델이 되기엔 너무 나일 먹었는데.
3.
"오늘은 얄짤없이 시간 꽉 채워서 있다 올 거니까, 점심 챙겨 먹고. 계란말이는 전자렌지에 살짝 돌리면 먹을만해. 불고길 구워먹어도 괜찮고........크롬네한테 갔다 올 거야?"
"갔다왔는데요."
"아니, 몸 가지고 직접. .......별로 의미 없나?"
"그렇진 않지만요."
"아 근데 그 녀석들도 별로 제대로 안 챙겨먹잖아...저녁 다 같이 외식하면 어때? 계산은 내 카드로 하고."
"다 같이?"
"?? 켄하고, 치쿠사하고 크롬하고. 아예 점심도 사먹어도 되고."
"....내가 말하는 건 좀 그렇지만, 나한테 카드를 맡기는 건 곤란하지 않나요?"
"어짜피 한도 걸려있고...괜찮지 않나? 아무튼 식사 챙겨 먹어, 이따 보자."
-고쿠데라 히돗.....사람을 뺑뺑이 머신이라고 생각하는 게 틀림없어.........야구부 할 때도 이런 뺑뺑이는 겪어본 적 없는데.......
-닥터샤멀이 알려준 운동명칭으로 검색해봤다. 그건 좋은데 이걸 대체 어떻게 시키냔 말입니다. 출출하다.
-....................? 분명히 하나 남아 있었는데...............
-카드 한도가 꽤 컸다. 여전히 야마모토 타케시가 내 침대로 기어들 기미는 안 보인다. 날 달랄 때의 패기는 어디로 가고 고민이 많은지 밤에 나가서 기어코 컵라면을 사왔다. 맛은 있더라마는.
-크롬은 작고 따끈하고 부드러웠다. 역시 나의 사랑스런 크롬. 켄의 개냄새는 실제로 맡는다고 더 심해지거나 하진 않았지만 역시 재수없다.
4.
[지금 좀 나와라, 야마모토. 집 앞.]
"................3분만 기다려..."
[눈꼽은 떼고.]
쪽지:[식사 챙겨 먹어]
-잠복임무라고 왜 말을 안 해!!!
-없으니 속이 다 시원하다. 이참에 아예 크롬들을 데리고 사라지는 것도 나쁘지 않긴한데 역시 타격은 제대로 줘야 하지.
그 때의 광경을 상상해봤지만, 어쩐지 호되게 실연당한 표정 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실연도 포함이긴 하겠지만....뭔가 다른데............
5.
-집에 두고 온.............파인애플이 있습니다. 살 찌우고 운동 시켜야 돼요. 그래야 사람구실하지.
6.
-걔 밥 할 줄 아나? 이탈리아 인인데? 그럼 스파게티 할 줄 아나? 아 타겟.........................도로 들어감ㅎ
-나 연차 있나? 유급휴가는? 본부에서 더 멀리 떨어진 데로 데려올 걸...
-커피 다 떨어졌다. 보급해달랠 수도 없고 이거 미치겠네.
-....................츠나 보고 싶다.................
7.
"다녀왔습니다...."
"늦었네요."
"응.....아니 사흘이면 빨리 끝난 편......나도 모르고 끌려갔었어 리본 개호로자식."
"..............................."
"식사는 제대로 했어?"
"거짓말하면 어떻게 하려구요."
"그걸로도 거짓말해 너?"
"피곤한가보네, 얼른 자요."
-맙소사, 이게 다 뭐야. 몇 개지?
-...................쟤 컵라면으로 사흘 때운 듯ㅎ?
-맙소사.
-....잠깐만, 와. 진짜로? 내가? 저걸?
8.
"당근하고 양파 정도만 넣어도 밥반찬이 돼. 잘게 썰면 식감이 좋지만 솔직히 너 칼질 못할 거 같으니까 적당히.....어짜피 사람이 부드러운 것만 먹고 살 수는 없으니까. 팬은 미리 좀 데워놓고, 너무 데우면 타니까 적당히. 소금 넣고, 설탕도 조금 넣으면 소금 많이 안 넣어도 짠맛 나. 아 기름 두르고."
"적당히란 게 대체 어느 정도인데요, 화씨로 말할 수는 없어요?"
"세상에 누가 계란말이 구우면서 팬 온도를 재?????? 음, 여기 이렇게 손 내려봐서 뜨끈할 정도?"
"흠."
-...솔직히 해먹을 거 같지 않다. 먹기만 잘 해줘도 감지덕지다. 차려주면 잘 먹는다만...
-무쿠로가 모짜렐라 얹은 식빵 렌지에 돌려서 케찹 뿌린 걸 잘 먹었다.
-무쿠로가 크래커에 마요네즈 짜서 기름도 안 뺀 캔참치 올린 걸 잘 먹었다.
-무쿠로가......
-..........
-식사가 양이 적은가? 저런 거 안 먹을 거 같이 생겼는데.
-오늘은 안 나가나. 곧 쓰러질 것 같던게 하루 지나니 생생해졌다.
-계란말이 예쁘게 마는 것도 재주였다.
9.
"앗, 츠나! 좋은 아침!"
"야마모토도 좋은 아침. 그제는 수고 많았어, 급하게 연락을 받아서...."
"아니야, 나야 뭐 크게.................. 음, 좀 당황하긴 했어 그 녀석 데려온지 얼마 되지도 않았으니까."
"응, 그래서 나도 말리려했는데 리본이...u_ㅜ 아, 그...무쿠로는...어때?"
"어 그게........."
"뭐 문제있거나 한 건 아니지?"
"....되게 음식 가릴 줄 알았는데 컵라면도 잘만 먹더라....."
-무쿠로가 돈가스를 남겼다. 기름진 건 역시 좀 힘든가?
-공원산책을 권해봤다. 심드렁하게, 당신이 원한다면 하죠.
-쟤 좋으라고 한 소린데 꼭 내 탐욕을 채우기 위해 쟤가 희생되는 것 같은 말뽄새다.
-그래서 여주인공이 어떻게 되는데.
10.
"여보세요?"
[여보세요? 야마모토 있어?]
"아니오, 정시에 나갔는데요."
[핸드폰 두고나갔어?]
"아닌 것 같은데요."
[..어디 간다는 말은 없었어?]
"없었습니다."
[짚이는 데라거나, 네가 어떻게 찾아봐 줄 수 없을까?]
"이봐요, 사와다 츠나요시. 날 뭐라고 생각하는진 모르겠지만 난 적어도 내가 다우징머신이라 생각하진 않는데요. 무슨 일입니까?"
[야마모토가 연락두절에 행방불명이야, 타케즈시에도 없고.....]
"찾아보겠습니다. 대기해요."
11.
-키스.
"무쿠로, 고마워..."
"됐습니다, 피차 간에 거북하게. 아무 말 없이 나간거 보면 아마 빈디체와 거래하면서 동맹조직한테 부탁이라도 했던 거겠죠. 자세한 건 본인한테 직접 들으면 될 거고."
".....하아. 왜 네 일엔 입 다물어 버리는 걸까. 전부 말해주면 좋은데."
"그랬다간 아무리 무른 당신이라도 길길이 화낸 끝에 절교 당할 지도 모르니까요."
".........................야마모토가 너한테 그렇게까지 못된 짓을 할 거 같지는 않은데."
"글쎄, 모르는 일이죠."
"안 그럴 거야. 마음 놔도 괜찮아. 벌써 한 번 호되게 당했으니 어렵긴 하겠네."
"그는 당신을 속이고, 순진한 크롬을 이용해 내게 접근한 살인자인데요?"
"......너한테 그건 아무 상관 없잖아, 나랑 달리."
"확실히."
"야마모토는 널 좋아해."
"끔찍하게도 말이죠."
"그러니 내 기분은 어떻겠어?"
-빌어먹을 초직감.
-정신차리라고 다시 물에 얼굴을 처박을 수도 있었는데 맹물을 줄창 토해내는 등을 쓸어주는 게 고작이었다.
-팩트 : 나는 쇠약해진 야마모토 타케시에게 징그럽게 무르다.
-입맞춤, 포옹,
-.........이거 야단났네.
-울아빠아들 쪽팔려서 죽는 중.....21%
12.
"갚을 거 얼마나 더 남았어?"
"진짜로 그게 끝이라니까. 의심나면 디노 씨한테라도 직접 물어봐? 내가 손 벌렸나 아닌가."
"야마모토 내가 싫어진 거야?디노 씨까지 들먹이면서 속이려들고..."
"2대1로도 모자라서 초직감까지 동원하다니 비겁하다!"
"그러니까 누가 일을 키우래? 지금 안 불면 다음단계로 넘어갈거다."
"다음 단계가 뭐였더라, 아무튼 너하고 단 둘이라면 무슨 짓 당해도 환영ㅎ"
"다 큰 놈이 깜찍한 소릴 하는군. 본고레식 물고문으로 할까? 물론 보스 참관 하에. 친애하는 친구 앞에서 흠뻑 젖는 기분이 어떤지 소감 한 번 꼭 좀 말해줘."
"에이, 셋이는 싫은데~"
"....둘 다, 람보한테 들려줄 수 없는 화제처럼 말하는 거 그만둬줄래...."
-집에 오니 무쿠로가 오늘 종영한(모양인) 드라마 팬카페에서 키배를
-내 생각에도 참 환술같아서 씻고 잤는데 잠들때까지 키보드소리가 그치지 않았다....
- 그 엔 딩 이 말 이 돼 ?
13.
"아 그리고 무쿠로, 저번에 도와줘서 고마워."
"......................"
".................."
"........................"
"....아, 맞다맞다. 근데 그 때 지금이랑 좀 다르지 않았어? 내가 너무 정신 없어서 헛걸 봤었나?"
"그건 네가 쓸데없이 무거워서 내 힘만으론 끌고 나올 수가 없길래, 환술로 조금 보강을."
"....................그런 일도 할 수 있구나......"
"..............."
".................그럼 별로 운동같은거 안해도 되겠구나...."
"............................"
"..........................."
"..................."
[존나 어색한 침묵이 이어진다..........]
-..그럼 그냥 내버려두면 되는 건가?
-..........케이블 채널이라도 신청할까...
-웃다 입술 또 터졌네. 어떻게 저런 놈이 날 속였지????
13.
"고쿠데라/고쿠데라씨/고쿠데라군 생일 축하해!!!"
-늦게 들어오는 거랑 나랑 무슨 상관인데.....아, 그냥 아무 생각이 없는 건가.
-.........가드 내리는 거 너무 빠르지 않나?
-본고레식 파티! 야단법석! 싱↑나! 리본 잘난 얼굴로 무슨 짓거리wwwwwwwwwwww자원의 낭비다! 나한테 미남계 써봐야 의미 없쟝wwwwwwwwwwwwww
-야마모토놈 리본씨 유도 심문을 전부 빠져나가고 있어...! 취한 척한 건가!
-라고 고쿠데라 군은 생각하는 모양이지만 아마 그냥 천연이라서....´_`....안 취했으면 오히려 바로 걸리지 않았을까...?
14.
자기가 딱히 무쿠로를 위해서 해줘야 하는 일이 없다는 걸 깨달은 야마모토는, 고의는 아니었지만 무쿠로한테 관심이 뚝 끊김. 얌전히 집에 처박혀서 잉여질해주는데다 츠나가 sos쳤더니 도와주기까지 하니까 안심했달지 완전히 고쿠데라나 츠나처럼 믿고 도와주러 오겠지! 도와주러 가야지! 하게 믿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지금 당장 누굴 해하거나 수작질하진 않을거라고 한시름 놓는거. 보고싶을 때 문 열고 거실에서 나가기만 하면 볼 수 있고 시덥잖은 대화라도 원할 때 말을 주고받을 수 있으니까 탁 긴장 풀리는 것처럼 무쿠로가 자기 집에 있는게 순식간에 당연해짐. 무쿠로비젼으론 그것까진 모르고 애가 갑자기 가드가 확 풀린 거로 보여서 좀 기분이 거식하달지 꽁기하달지 불편하달지 불쾌하달지 뭔지 모르게 되게 미묘하고 언짢게 깔짝깔짝 거슬렸음 좋겠다.
15.
"야마모토 너 이 새끼 잠깐 나 좀 보자"
[베르데 박사의 논문 발췌:(전략)마지막으로 이미 소실된 것으로 알려졌던 빙의탄의 상세한 자료를 제공해준 타케즈시 이태리점의 야마모토 타케시 군에게 심심한 감사를 표한다]
"..!!!!!!!!!!!!!!고쿠데라 잠깐만 이건 그러니까 그래 모함! 모함이야! 난 억울해!"
"이거 잘못 걸리면 배신행위라고 몰아갈 수도 있는 거라고 이 빠가사리야 머리가 있어 없어 목 위에 이건 폼이지 엉!!!"
-반성의 기미가 눈꼽만큼도 없다!!!깝깝하다!!!!쿄코 보고 싶다!!!!쿄코네 형이라도 좋다!!!!으아아아아 치유가 필요해!!!!!
16.
근신 열흘 받고 뭐하지...하고 뒹구는데 나탈리 남편한테서 전화가 옴. 그쪽에도 손 벌렸었거든. 암살이라면 쉽지. 근데 거기에 선뜻 응할 수 있는 자기가 좀 묘했으면 좋겠다. 능력적인 면에서ㅋㅋㅋㅋ마피아지만 초일류킬러랍니다! 음 이런것도 갭모에에 들어가나? 이런 생각함서. 최소한의 정보는 건네 받았고, 끈질기게 기다렸다가, 재빨리 도망쳐 나오는 걸로 끝. 사람을 죽인 친구를 가지고도 츠나는 행복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음. 맹목이지, 음. 하면서 제 집으로 돌아왔음.
무쿠로가 없음.
조금 당황함. 하지만 침착했음. PC도 TV도 식은채인 걸 보니 나간지는 꽤 된 것 같아. 딱히 없어지면 사단나는 물건은 없음. 애초에 집까지 일을 끌고 올 정도로 열심히 하지 않고, 그나마 곤란한 거라 하면 나탈리 남편이 보내준 타겟정보 정도가 다임. 맨손도 아팠는데 익스글러브로 맞으면 더 아프겠지. 무쿠로가 츠나한테 일러바친다...? 상상하기 어렵긴 했지만, 그거라면 베르데가 굳이 논문에다 타케시 빅엿머겅 두개 처머겅 하는 짓거릴 해놓은 것도 마찬가지임. 안 그럴 거 같아도 꼭 그런짓을 하는 놈들도 있음.
없어진 건 무쿠로 뿐이었음.
그런데도 당황이 가시질 않는다는게 야마모토를 더 당황케함. 아니 뭐, 초콜렛 사러 마실이라도 나갔나보지. 아니고 영영 가버린 거여도 별로.....아니 별로는 아니지 적어도 한달은 채워주고 가야지 누구 덕에 나왔는데!! 얼굴에 대고 말할 자신은 없지만 사람으로서 말이지 최소한의 도리란게 말이야! .....아, 안되겠네 진짜. 팔짱 낀 채로 안절부절 왔다리갔다리하다 결국 뭘 할지 정하지도 않았으면서 다시 자켓에 팔을 꿰면서 밖으로 나옴. 도저히 집 안에 혼자 가만 있을 수가 없음.
물론 여기서 무쿠로가 주간도주 해버리면 죽도 밥도 안되기 때문에....본부 출근 안하고 뒹굴던 야마모토가 장비챙겨서 나가는 거보고 또 며칠 안들어오려나 하고 치쿠사들 만나러갔던거ㅇㅇ 야마모토한테야 집을 나갔든 친정을 갔든 케잌뷔페투어를 갔든 집에 없다는게 중요하지만. 야마모토 현관문 열고 나와서 딱 복도 모퉁이 도는 순간 치쿠사 배웅받으면서 온 무쿠로랑 딱 맞부닥트렸으면 좋겠다
야마모토는 벙쪄있고 무쿠로는 그거 보고 얜 또 왜 이러냐 하고 치쿠사한테 데려다줘서 고맙다고 손 흔들고 치쿠사는 그럼 가보겠습니다 하고 쿨슄하게 자리 뜨고. 엘리베이터 띵하는 소리 문 열리는소리 나자마자 야마모토가 복도 벽에 기댄 채로 천천히 주저앉더니 양손에 얼굴 묻으면 좋겠다 무쿠로 너 씨발.....................뭐야 너 진짜 싫어.............해라
그리고 그 말에 여태 이 새끼를 어찌해야하나 어떻게 대하고 쟤를 통해 자기가 뭘 추구해야하는가 헤매고 있던 무쿠로의 방향성이 딱 잡힘
뭐긴 뭐야 친절하고 상냥하게, 본인의 약한 부분이 어딘가 하나하나 짚어줘가며 괴롭히는 거지^0^!!!
17.
타케시, 하고 이름을 부르며 무쿠로가 야마모토 앞에 꿇어앉음. 부드러운 목소리가 뱃속을 저며내는 것 같았음. 머리카락을 살살 어루만진 손길이 천천히 손과 얼굴 사이로 파고듬. 억지로 당겨 떼내지 않고 그냥 그대로 끼워넣은 채 물음. 많이 놀란 것 같네요? 내가 없어서. 야마모토는 오기로 하하, 무쿠로는 늘 자신감이 과하네. 라고 웃는 것도 됐고 들어가서 밥이나 먹어! 소리도 못하고 그냥 몸을 웅크림. 무쿠로가 낮게 웃음. 귀에 익다 못해 질릴 정도로 들었던 톤임. 아 그래 늘 그렇게 웃고는 머리 속에 거름만 찬 아둔하기 짝이 없는 인간이라고 인증도장 찍어주곤 했었지. 죽어도 얼굴 보이기 싫었음. 저리가라고 하고 싶은데 야마모토 자기가 먼저 그를 밀어내는 건 절대 해서는 안 될 거 같았음. 그렇게 노력해서 겨우 옆에 가져왔으니까. 왜 다른 사람도 아니고 네가 제일 내 속을 잘 파헤집는 건데? 아아 내가 자진해서 보여줬던가, 이렇게 되고 싶었던 건 아닌데.
처음엔 이마보다 약간 온도가 낮았던 무쿠로의 손가락이 따끈하게 달았음. 열이 전해진 손가락이 빠져나가니 상대적으로 차가워진 느낌이었음. 허리를 굽힌채 일어선 무쿠로가 다음 순간 야마모토의 멱살을 잡아올려 벽에 밀어붙임. 작은 노력으로 섬세하게 사람을 부수는 이 남자답지 않은 우악스런 입맞춤. 야마모토는 얘도 뽀뽀할 때는 눈을 감는구나????? 정도 밖엔 생각을 못했음. 옷깃을 잡았던 한쪽 손을 올려 야마모토의 목을 살짝 누른 무쿠로가 비난하는 투로 속삭임.
왜 이러나 싶은가본데 당신 지금, 내 힘으론 어떻게도 못하니까 남이 억지로 엉망진창으로 망쳐줬으면 좋겠다.....는 한심한 표정.
......역시 독심술도 할 줄 알지 너.
이젠 당신 따위한테 속아넘어간 나까지 싫어질 지경이니 그냥 입만 벌리지 않을래요?
당하고 싶은 일, 전부 해줄테니까.
18.
-이야아아아 속이 시워어어어어어어어언하다!!!!!!!
-.....무쿠로 대체 왜 그렇게........그런 거야?(つд;)왜 그런 엄청난 일을 아무렇지 않게 해치울 수 있어...? 랄까 뭔가 '언제 안을건데? 빨리 해버리고 쫑내지?'적인 태도 아니었나 쟤???? 대주는 거 아니었어.....?
똑같은 콘돔이었지만 전혀 역겹지 않았음. 정확히는 그렇게 느낄 겨를도 없었음.
야마모토는 무쿠로가 그렇게 철저하게 자기 말을 지키는 걸 처음 봤음....
19.
무쿠로는 무쿠로대로 학대! 유열! 망가! 싱나!하면서도 예전처럼 막판까지 몰아붙이진 않을 거 같다 자기만 약한 모습 보이는 야마모토한테 약한 거면 내가 쟬 좋아할 리가 없어ㅓㅓㅓㅓ할 때처럼 거부반응 보였겠지만 야마모토가 레알 애처럼 자길 찾는걸ㅋㅋㅋㅋ봤으니까ㅋㅋㅋㅋㅋㅋ좀 더 우위에 선 기분으로 딱 컨트롤 할 거 같음 물론 멘붕 직전에 멈추고 다독이기 에프터서비스 들어간다는 거지 살살 굴린다는 소린 아님 그랬다간 바로 기어오를 게 뻔한데...´3`
무쿠로가 예전처럼 어머어머 깔깔깔 쟤 좀 봐 깔깔깔 야마모토 타케시가 프로돋게 삽질하네 하는 태도를 취하자마자 야마모토는 심신의 안정을 되찾음. 아 그래 저게 내가 아는 로쿠도 무쿠로지 휘유 이제야 다 제자리네^^! 적어도 저렇게 흥미진진하게 자길 보는 동안은 무쿠로는 자길 잊거나 사라지거나 하지 않을테니까. 야마모토 까대면서 활기가 up해서 슬슬 잉여질도 지겨워진 무쿠로가 차차 집안 정리에 손 댈 거 같다 우유 떨어지면 사다놓는 것부터 시작해서 커피 마신 컵 씻어놓기 밥 먹을 때 수저 꺼내놓기 등등 자잘한 거였지만 야마모토는 컬처쇼크 받음 얘가 왜 이러지
20.
"야마모토 녀석 죽인 새끼 누구야."
"...거 미안하게 됐드아!! 그렇게 약할 줄은 몰랐지!"
"느이 보스가 간해독능력도 보스급인거고.......야, 나 얘 데려다주고 올테니까 알아서......술까지 마신 다메츠나한텐 무리한 요구를 했군. 2시 전에 책임지고 해산시켜."
"그냥 적당히 본부에서 재우면 되지 않습니까?"
"......리본, 적당히....적당히, 응?"
"그 쪽 하는 꼴 봐서."
-.....큰일났다....´‿` 미리 언질이라도......응, 의미없구나. 야마모토, 화이팅.
21.
그러나 츤립의 예상을 와장창 깨고 무쿠로는 조금 놀란 얼굴로 문을 열어주더니 정신 못차리는 야마모토의 머리를 두어번 툭툭 치고는 그다지 사람을 빡치게 만들지 않는 태도로 수고많으시다고 대충 바닥에 던져놓으라하곤 커피 없는데 우유라도 마시겠냐 물었음. 고개를 저은 리본은 일단 야마모토 방 바닥에 집주인을 떨구고서 문도 잘 닫고서, 역시 로쿠도 무쿠로가 있는 집에서 입에 뭘 댈 생각은 들진 않아서 저려오는 어깨를 돌리며 소파에 앉음. 무쿠로도 협조적인 태도로 마주 앉았음. 쓸데없는 신경전 없어서 좋군, 생각하며 세계 최강의 히트맨이 포문을 엶.
무쿠로 너, 왜 야마모토 헛짓에 장단 맞춰주는 거냐?
헛짓이라뇨, 본인은 꽤 진지하게 날 원하는데요.
그게 헛짓 아니고 뭐야.
쿠후후, 동감이긴 합니다만. 믿기 어렵겠지만 지금 꽤 한가해서요.
그러니까 왜 그 녀석이랑 노냐고.
쿠하하, 꽤 안달이 난 모양이군요 아르꼬발레노.
턱을 받친 무쿠로가 눈을 가늘게 뜸. 리본은 팔짱을 낀 채로 삐뚜름히 그를 바라봄. 눈을 거의 감은 채로 비척비척 냉장고까지 다가가 물을 꺼내든 야마모토가 다시 돌아와 리본 옆에 앉았음. 기껏 잡은 분위기 다 날아감.
.....그 남자가 누굴 해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남을 속일 수 있을 거라 상상이나 했습니까? 난 전혀 못했었어요. 사와다 츠나요시와 리본 당신들은 더했을 것 같은데.
못했지.
누구한테 사실은 야구하고 싶었다고 실시간으로 후회 중이라고 징징댈 거라고는?
...............
내겐 했습니다. 그 죽고 못 사는 친구한테도 당신한테도 꼭꼭 다물고 있던 주둥아리가 내 앞에서만 아주 술술 터졌죠.
안 따돌리는 건 고마운데 본인을 앞에두고 말이 좀 그렇다 야.....
취한 놈은 닥쳐.
재밌지 않나요? 내가 필요할 만큼 당신들이 미진한 존재라는게. 친구인데, 그래도 스승인데, 속앓이 한 번 털어놓을 곳이 없어서 나라구요.
아냐 좋아해....
스승 말대로 좀 닥쳐봐요.
너는 내 찌질한 구석 다 알고도 보기좋게 속아넘어가고도 좋아하잖아 나도 나 좋아하는 사람이 좋아
리본이랑 무쿠로가 사이좋게 닥침. 물병을 비운 야마모토가 리본의 중절모를 들어올리곤 관자놀이에 가볍게 입맞춤. 무쿠로에겐 잘 자란 인사 한 마디 없었음.
그런데도 리본은 쩔게 염장질을 당한 기분이었음.
22.
화두의 경중과는 전연 관계없이 깨달음은 언제나 갑작스레 찾아온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생각지도 못한 문제였기에 야마모토는 제가 무언가 빠트린 것이 있나 꼼꼼히 되짚어보고 빠트리지는 않았지만 잘못 해석한 사항이 있나 검토해보고 혹시 원인이 될만한 변화가 있는가를 샅샅이 뒤져보았다 전부 헛수고로 끝났다 아니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황망히 탐문을 시작하는 야마모토.
너 왜 나한테 서?
(김명민)
결코 조크 따위가 아니었음 야마모토는 진심으로 무쿠로가 자기 상대로 성욕을 느낀다는 사실을 니미조또 이해할 수가 없었음 지는 늘씬쭉빵한 누나나 야들야들한 미소년이나 잘빠진 형이나 다 좋아하고 저놈의 파인애플 솔직히 예쁘기는 하니까 수비범위 안이지만 입장 바꿔 생각해보면...........생각해보면???너한테 쎾쓰할 때 선호하는 이상형이 존재하기나 하니 네가 좋아하고 덜 좋아하고의 기준은 어디까지나 너한테 도움이 되는가 덜되는가 이 차이인거 같은데???? 하고 혼자 뭌탈트 붕괴를 일으킬 거 같다 한심하게 쳐다보던 무쿠로가 어? 어라? 하고 있는 거 정신차리란 듯이 뺨 가볍게 두드려주면 좋겠다
맞습니다 평소의 당신이라면 섹스는 커녕 생리적으로 거부감 느낀 나머지 구역질이 날 것 같지만, 알잖아요? 내가 체면치레고 자존심이고 다 벗어던진 사람에게 더한 나락을 보여주는 걸 얼마나 즐기는지.
.......내가 그랬어?
체면치레랑 자존심은 확실히 없었죠.
야마모토는 뭔가 말하고픈 표정을 지었음. 궁금하라고 보이는 표정일뿐 말할 맘이 없는 건 이미 간파했기 때문에 무쿠로는 그 이상 관심주지 않고 자리를 뜸.
저놈의 로쿠도 무쿠로는 아무래도 자길 과소평가하거나 뭔가 단단히 착각하고 있거나 아니면 모른 척하려고 안간힘을 쓰는 중인 것 같음. 야마모토는 고작 그 정도로는 절망하지 않고 무쿠로 역시 고작 그 정도로는 즐거워하지 않음. 육체의 고통은 한 순간이라고, 제 입으로 말했을 터임. 고통 아니라 다른 어느 것이라도 마찬가지임. 몸에 새기는 것은 한순간이고 무쿠로의 방식도 아님.
그래서 대체 왜 날 상대하면서 서는거지????????
23.
모처럼 휴일임 야마모토는 팔을 걷어붙이고서 청소하고 설거지하고 필요없는 물건 싹 내다버리고 시트도 밖에 널고 먼지쌓인곳 싹 닦고 커튼도 빨아서 널어 놓은 후 개운한 얼굴로 맥주캔을 들고 무쿠로가 앉아 책을 읽고있는 소파로 다가감 무쿠로가 옆으로 당겨앉아 자리를 만들어줌 사람냄새 풍기는 로쿠도 무쿠로는 말이나 글로 표현했을 때와는 달리 민트맛치약이나 아홉시 뉴스와 어깨를 나란히 할만치 일상적이고 평범했음 사실 야마모토는 처음 무쿠로를 집에 들이면서 그가 가사를 하는 모습조차 상상하지 못했음 그건 팀플레이를 하는 히바리 쿄야 만큼이나 부자연스러운 관념이었음 로쿠도 무쿠로에게는 생활감이란게 없었음. 하지만 지금의 무쿠로는 마치 평범한 동거인인양 야마모토의 생활에 녹아들었음 그의 손끝이 오른팔의 비낀 흉터를 더듬어 내렸을 때 야마모토가 친구나 동료에게 으례했던대로 가볍게 웃으머 별로 안아팠어, 말해버린건 그래서였음 다행이네요 무쿠로의 대답이 야마모토를 놀라게했음
어...너는 꽤 아팠던거 같은데
아프다기보다는...
뭌이 제 손을 밀가루반죽마냥 손목에서 뚝 떼어냄. 물 속에 가라앉는듯 천천히천천히 낙하한 왼손은 바닥에 닿자 유리공예품처럼 박살이 나서 사라졌음 왼손으로 턱을 받친채 말을 잇는 뭌
저런 기분이었죠 뚝 잘려나와서 내가 있던 자릴 올려다보며 하염없이 추락하는 느낌.
안 깨져서 다행이네
저런 느낌이라니까요 산산조각났어요 그러니 당신 팔이나 제대로 움직이게 만들고 앉았지
처음으로 야마모토가 무쿠로에게 키스함
24.
자켓 벗은 야마모토가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다 옷 걸려다 헛손질하는거 보고 곸이 비웃어주는데 얌못이 꽤 진지하게 좌절하면 좋겠다 나 아무래도 걔한테 조련질 당하고 있는듯orz 이러니까 백날천날 걱정이 늘어지는 보스랑 츤데레 오른팔이랑 신경이 엄청쓰임 가라 잔디머리! 오니상오네가이시마스! 이러고 료헤 파견함. 리틀리그시절부터 집에 친구 후배 선배 데려와서 놀다 보내는거 익숙한 야마모토는 흔쾌히..는 아니고 무쿠로 있으니까 쪼까 찜찜하게 ㅇ...? ㅇㅇ.....정도로 승낙함 료헤이도 지가 정말로 잘 곳이 없어서 얌못네 집에 신세지는 걸로 알고 쭐래쭐래 따라와서 문을 열었는데 시발 집안이 주지육림임 바닥에 물결치는 액체가 현관 밖으로 나올까 두렵다는 듯이 야마모토가 문을 후려닫음. 쾅!!!!!!
......나뭇가지에 베이컨 같은게 꿰여있었다만
선배도 그렇게 생각해요....?
물이 아니라 술이면 주지육림이겠군
뭡니까 그거?
중국 옛 고사다, 한 폭군이 연못을 파 술로 채우고 나무엔 고기를 걸어놓고 미녀를 실은 배를 띄워 극한으로 술 떠먹고 고기 따먹고 놀았다는 이야기.
아, 그런게 있구나.....소파 있을 자리에 쪽배같은거 떠있던데.
하고 문고리 잡은 채로 얘기하는데 문이 안쪽에서 열리고 무쿠로가 얌전한 얼굴을 내밈. 안 들어오고 뭐해요? 어라 태양도 왔군요. 음, 극한으로 오랜만이다!
따라들어가니 무쿠로 발 걸음걸음마다 연꽃ㅋㅋㅋㅋ이 피어남 고대로 따라 걷다 호기심이 난 료헤가 무쿠로처럼 수면에 발을 딛어보니 쑥 빠짐... 기우뚱대는 조각배에 셋이 앉아서 호텔 예약이 오류가 나서 하루만 우리 집에서 재워달래ㅇㅇ하니까 무쿠로는 으이구 저 빠가사리같으니 란 표정을 지음
...왜 그런 내가 그런 말에 속을 거라 생각하는건가 정말 머리는 뭐하러 달고다니나 몰라 싶은 얼굴인건데?
땡, 그 따위 거짓부렁에 속아넘어가다니 정말 머리는 뭐하러 달고다니나 몰라 였습니다. 그리고 당신 집이니 난 아무래도 좋아요, 같이 자라 혹은 자자 소리만 않으면.
내 집인데 왜 그렇게 되는거야....뭐 아무튼 그렇다치고...........................그러니까 이거 좀 거둬라 나 없던 멀미 생기는 거 같아...........땡큐.
그리고 담날 자고 일어난 료헤이가 본 건 아침햇살 그대로 내리쬐는 카페테라스 테이블에 마주 앉아서 방금 한 오므라이스 처묵처묵하고 있는 야마모토랑 커피 마시면서 신문 읽는 무쿠로. 멀리까지 뻗어있는 거리에 사람이라곤 그 둘 뿐이었음. 행인은 만들지 않는거냐? 물었더니, 환술사는 가볍게 웃으며 나는 인간이 싫거든요. 대답했음. 그리곤 발로 동거인의 정강이를 꾹 누름. 저렇게 좀 굴어봐요, 타케시. 너 많이 알아봤자 휘둘리기밖에 더해. 선배 아침 드실래요? 오므라이스. 선배 몫도 만들어뒀어요.
맑은날 아침 살아있는 거라곤 자기네밖에 없는 번화가에서 후배가 차려온 아침을 먹는 건 꽤나 오묘하고 신선한 경험이었음. 인간이 싸그리 청소되어 건물만이 남은 도시란 이다지도 평화로운 거구나, 그렇게 느낄만큼. 실은 무쿠로의 환술이니까 무쿠로 취향이 고대로 반영된 것 뿐이지만. 야마모토는 그 점을 잘 알고있었음. 실제로는 훨씬 을씨년스럽고 외로운 풍경일 거임. 야마모토는 사람을 좋아함.
'매일 새로운 어트렉션 쇼를 보는 경험일 것 같다, 나쁘지 않았다'는 보고를 받은 보스는 더 머리를 싸맴 오니상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요! 오니상? 오니상? 니상? 콰과과과광 사사가와니상???
야마모토는 점점 현실과 환술과 꿈의 경계가 모호해져가는 바람에 곤혹스러워하면 좋겠다. 언젠가 무쿠로가 말했던 게 이런 거였구나 생각하면서 자기 앞에 스르륵 자라나는 연꽃 줄기에 옷을 걸겠지.
미래얌은 검사 24얌은 히트맨. 생각해보니 슼이 매우 못마땅해하겠군 여튼 수트자켓 벗기면 섹시하게 숄더 홀!스!터! 그리고 보스가 필사적으로 애껴서 기스없음 아부지 이태리에 모셔왔지만 본부 근처서 자취. 셔츠소매걷고 서류찾는거 보고싶다
고교진학은 나미트리오모두 슼잔딘 후배. 이 과정에서 츤얌이 트러블이 뙇!말싸움이 뙇! 얌못이 막말을 뙇! 뭐 막말이래봐야 이제와서 야구 들먹이는건 비겁하다 이정도? 곸은 중립이었지만 심정적으로 얌못편. 그가 보스한테 필요하단 주장에 동의함. 힙료는 미래편 뉘앙스대로 나미모리체류 힙은 거진 미래편 그대로ㅋㅋ보스가 유학가버려서 료헤는 츤쿄 연락망같은 느낌이 됨 그리고 그느낌 그대로 수호자지만 마피아는 아니라구요!적으로 잘삼 나도 알아 얌못이랑 차별 쩌는거 욕할라면 미래편을^^
이노체티는 예술가기질 베르데는 굴리기쉽게 매드사이언티스트 기믹 케니히는 수납형이나 (비교적)평범하게 무기박스 같은거나 고안한거봐서 둘에 비해 보수적꼼꼼조금소심 환술소질 있었을지도 몰겠다 안개아머들만든거보면...
환기사는 헬링뺀게 본래성격 칼잡이들중 제일 점잖고 신사적임 하지만 마찬가지로 지는건 싫어한다 슼만큼 자부심쩜 얌못에게 검은 수단 츠나가 싫어해서 리본노선으로 갈아탔음 보스가 느끼는 배신감은 그쪽일때 더 크지만ㅎ 스쿠는 가만 있으면 좀이 쑤시고 야마모토는 가만 있게 만들어야함 둘 다 계승식처럼 격식있는 자리에선 점잖게 굴긴하는데 스쿠는 일 터지면 바로 날뛴다 야마모토는 상황따라 침착하게 대응 or 비글화 그나마 아사리가 침착함. 하지만 200년전에 일본에서 이탈리아까지 가는 걸 보면 행동력이 쩔어주므로 네 명 모아두면 결국 진정시키는건 환기사 그러다 쌓이면 헬링모드까지는 아니어도 뻥터지면 좋겠다 시트콤분위기4사제 보고싶다 그러고보니 환기사 양놈인데 이름이 왜..
히바리가 두근거렸던 미래츤은 약했다 강했다하는 지금의 츠나 그대로. 그가 강해지는 상황이 계속 되었을뿐 최종귀축 본고레 데치모전설 찍고 그런 건 아니었다
왤케 히바리최강설을 미나했더니 우선 1.미래편이후취급안함 2.템빨취급안함(※츠나제외) 이건가보다 엔마가 중힙 바른건 템빨/뭌이 바른건 디버프덕 일케..완전 지몸뚱아리 하나로 존나세라서 좋아함 특히 미래힙한테 뿅가죽음.
그래서 필살염빼고 체술로 대등했던 환까지 좋아짐 근데 얜 멘탈이...혹시 일부러 히바리 반대극으로 잡은건가 마사까(쑻) 내가 말해놓고도 같잖다 료헤는 몸뚱아리 하나로 덤비는건 같은데 약해^^....ㅜㅠ 이렇다할 기술명이고 뭐고 없는것도 좋아 심지어 vg에서도 그걸 해볼까로 끝내고...얌못은 이제 킨토키 팽개치고 쓰는 기술도 창연류라 하는데....동인설정서 왜 이리로 샛냐 하여간 내 최강은 히바리라고ㅇㅇ...
리본은 키 큰 편 아니면 좋겠는데 람보가 179니 그거보단 클 거 같다...간신히 루저회피 수준 원했는데 삼사센티는클듯 리본은 애들 키가 너무커....중뭌얌이 긴상 부장하고 눈높이가 같다니 아이고 소라치양반 댁은 현실을 너무봤어. 암튼 그런거 생각하면 얌못은 190가깝거나 넘을듯 뭌은 쪼끔 더 작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츠나 180.....크다!!;;;내 존마니보스가 이러케 클리가 없어!!;;근데 람보가 자기보다 작은 츠나 뒤에 숨어서 징징대고 좋은 형아소리를 할라나
히바리는 자기를 인간이라고 생각지 않지만(진심) 25살엔 인류애와 호기심 정도는 갖게된다 이런 반응은 보통 이건 규격외 하는 식으로 '보통'을 탐구함. 그리곤 그걸 바탕으로 상식인 코스까지 왕왕해서 료헤를 놀라게함. 철든거아님 귀찮은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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얌:좋아해!스키다제!/완전좋아해^0^!/과하게좋아할지도>.뭌:맘에는 듭니다만 거기까지./아낍니다/내 소유/(벽)/사랑합니다
힙:네 뫄뫄한 점은 좋아해->뫄뫄의 범위가 늘어남 물론 전제조건으로 힙맘에 들어야함 료헤이 세이프 디노 탈락
얌은 어지간해선 스키 로 퉁침 뭌의 호감은 소유욕과 꽤 혼재되어있다 힙의 애정은 받는이 멘탈을 꽤 훼손함 뫄뫄한 점이 좋다니 뫄뫄하지 못하게되면 버림받을거야...!같은 느낌으로. 궁합 젤좋은건 자존감쩌는 료헤.힙얌도 딱히 충돌은 없는데, 달새도 눈새도 자기 애정을 상대가 받기만하면 만족하는 타입이라 그러함. 근데 얌의 어느부분이 좋은가 물어보면 없는데 가 답임 걍 히버드 기르듯이 당연스러운거
히바쿠사는 테츠가 쿄씨뜻대로 하소서 이러고 납작 엎드려있긴하지만 힙은 텣의 뫄뫄한점이 좋기 이전에 그를 필요로 함 사소한 차이이고 없다고 딱히 못할 것도 없지만 테츠만은 계속 있어서 안 귀찮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함 가는 테츠만 잡음 딴놈은안잡음
얌못은 상대가 자길 좋아해주지 않아도 자기 애정을 받아주기만하면 오케이인데 무쿠로는 호감도의 벽만 높은거 아니고 남이 자기한테 보이는 호감도 비뚤어진 시선으로 보는바람에 헬게열림 걍 웃으면서 이용하면 호구는 호구롭게 행복할텐데 무쿠로가 삐끗 당황이라도 해서 내치면 이제 무간지옥이 열리는거죠 얌못의 언어구사가 좋아해로 그치는 것도 뭌은 아니꼽다 중딩이냐 새기야 사랑을 외칠 패기도 없음??? 그런 관계로 사귈 때 닭살 돋는말은 무쿠로가 훨씬 잘함
무쿠로 애정표현단계에서 아낀다 와 내꺼의 차이는 내줄수 있는가 유무 크롬 뺏겨서 빡쳤을때 생각하면 오키도키
크롬은 코이 뭌이는 아이 야마는 스키 사실 연과 애의 어감차이가 정확히 뭔진 모르겠는데 나한테는 음 하츠코이 첫사랑의 뉘앙스가 보다 뭉뚱그려진 느낌..수줍고 어여쁘고 조금은 덧없고 순수하고 좀 그런거. 츤크도 얌크도.
료얌료의 밤생활은 대개 그럴 기분이 된 얌못이 들이대고 양껏 즐긴 후 주섬주섬 입으면서 가다가 슬로스타터 선배한테 덜미 잡혀서 다시 끌려감. 스테미너가 과해씁니다 Xㅑ
근데 쿄코크롬쿄코 좀 이쁜거 같다 중학교때는 임프린팅한 병아리마냥 크롬이 쫑쫑쫑 따라다녔는데 십년후엔 늠름한 마피아 수호자랑 청순한 일반인
나미교복크롬땅 진짜 이뻤음 하루랑 셋이서 케이크가게 가서 대체 뭘 골라야할지 한참 고심하는 크롬한테 하나씩 추천하고 나눠먹고 이쁜 목걸이 머리핀 보러다니고 헤헤헤 쿄코가 소녀소녀한 머리핀 선물해줘서 가방에 늘 넣고다니는 크로미 머리에 달고다니긴 부끄러워서 가방끈에 꼽고 다닌다거나 헤헤.....첫등장 때처럼 인사라고 쿄코뺨에 뽀뽀 쪽 하는거 보고싶다 천연태양은 그냥 까르르 웃겠지 하 백화된다...나중에 그게 보통이 아니라거 깨닫고 하이킥하고 사과하는데 쿄코가 뺨에 쪽해줘라
파자마 파티하자 집에 놀러와! 해서 처음 친구집에서 자러가는 크롬땅...
섹드립 쩌는 무쿠로랑 천연페이스로 웃으면서 다 받아치는 얌못때문에 본부 초토화 되는거 보고싶다 난 뭌얌때문에 리본 복장 터지는게 그렇게 좋더라
늘 쑻쑻대는 포커페이스 뭌이가 얌못 한정으로 표정 풍부한거 보고싶다 /짜증 /김명민 /귀찮 /기가참 /어의실종 /참음 /빡침 이런 쪽으로......ㅋㅋㅋㅋㅋ
얌이 줄기차게 얌뭌 결합을 요구하는데 묵은 끝까지 무시하면 좋겠다 1.걔한테 합체 특히나 호모합체는 우열관계를 명확히 하는 느낌이고 여태 몸로비해온경험때문에 지가 뒤로가면 그 순간 얌못과의 관계가 변질되는 거 같아서 기각기각기각 2.그리고 얌못이 입으로는 지금 못하면 밖에 나가서 지나가는 사람 아무나 덮칠거 같이 굴어도 결코 뭌의사에 반해서 덮치는 일은 없고 딴 연놈이랑 하지말라는 말도 제법 잘 지키는게 맘에 들어서 더 가열차게 튕김 근데 자각은 없으면 좋겠다
얌:사랑받고 자란 사람은 사랑받지 못하는 기분을 알지만 사랑받지 못한사람은 결코 사랑받는 기분을 모르지.오 내 입에서 나온말치곤 엄청 논리적인데?ㅎ
야마모토 좋아하는 뭌이 완전 상처받으면 좋겠다 그들이 전혀 다른 인간상인건 최초부터 알았지만 좋아하는 사람한테서 넌 날 결코 이해하지 못할거임ㅎ 소리 듣는게 이렇게 아픈거구나 아연실색해라
어 근데 이거 좋은듯 뭌이만의 전쟁같은 사랑 얌못은 뭌이가 티를 안내니까 눈새눈새때로는일부러 의 박자로 푹푹 찌르는거 상사상애면 더 환장하겠군 너무 힘겨워서 얀데레짓할 기운도 없으면 좋겠다 예아 크게 휘두르며
너 이거 좋아했지 하고 체스판이나 뭐 그런 초콜렛말고 자길 잘 알아야 눈치챌만한거 건네받고 두근 ->설렘->존나일희일비하네나새끼 -> 자존심상하는것보다자존감폭락 ->서러움 해서 갑자기 펑펑 울었으면 좋겠다
너무 좋아해서 자기 좋자고 야마모토한테 해를 끼치는게 용납이 안되는 상태고 얌못도 얌못대로 먼저 고백도 하고 츠나보다 뭌이 우선이고 전적으로 뭌한테 유리한 조건인데도 나플한테는 버거울정도로 부풀어오른 감정을 어떻게 건드려볼 엄두조차 안나는 꽉 막힌 상태인거 ㅇㅇ
뭌이는 몇번이고 사랑받고 있다고 느꼈는데 넌 그렇게 생각 안하잖냐고 아무렇지도 않게 지들 관계를 일방적이고 기형적인거라고 정의해버린 헌신적인 피해자 코스 얌못^^ 화나는것 보다도 쭉 그렇게 자길 생각했다는게 맥이 풀리고 암담했음 좋겠다
야마모토가 부족해 세마리 다 모아놓고싶다
22야마가 미래얌한테 나는 당신처럼은 절대 안 될거라고 인상 팍쓰고 소리치는거 보고싶다 미래얌은 그러려니 그래 힘내
22얌은 미래얌 싫어하면 좋겠다 거기 중얌도 떨어지면 22얌은 이거저거의심하고 미래는 아 난가
왜?
아니..너랑 내가 있는데 거기에 나 아닌 다른게 나오는것도 이상하잖아..?
그리고 중얌이 자기들더러 형이랬다 아저씨랬다 쩔쩔 매는건 둘 다 달래줌 정확히는 미래는 허허 산은산이요 물은물이네 22가 우쭈쭈 근데 딱히 중얌 이뻐하는건아님
직접 데리러 온 미래뭌보고 22는 자기 눈을 의심함 저거 무쿠로쟝 왜 절케 친절해...? 하다 얼굴에 물 뿌려서 자기 깨운 23뭌 뚫어져라 보다가 내가 희망도의욕도없는 정신적부랑자 상태가 되면 너도 그렇게 친절해지냐 했다가 수건 던져짐. 그리고 잠에서 깬 중뭌은 망할것들 왜 남의 꿈자리에서 정모하고 난리야 붙어먹은 것들 꿈에서 하라고!!싶고 중얌은 걍 신기한 꿈이네 하고 까먹음
...근데 젤 거지같은 상황인 미래뭌얌이 제일 알콩달콩 화목하다는 역설적인 상황 진짜 좋은데ㅋㅋㅋㅋ약하니까 뭌이 자기거라고 받아들이기도 더 쉬울거 같다
아 중얌이 자기자신인 24얌한테만 틱틱대고 사나운거 보고싶다 24는 이 새기가 내가 너긴하지만 나는 나거든 남들 대하듯이 싹싹하게 굴어 싶겠지
무쿠로는 인간에 대해 한톨의 기대도 없기 때문에 그렇게 대가리 다이죠부? 같은 짓을 할 수 있을 거 같음 싫어하는 건 아니고 그냥 기대치란게 아예 없기 때문에 마피아는 싫어하면서 크롬은 우쭈쭈 할 수 있는 거. 사실 고쿠요 때 지 사람도 안 아끼는 빙썅나플도 좋음 정확히는 이쪽이 더 획기적인 악당같지 계속 그 노선이었다면 아마 잔무쿠잔이나...평범하게 힙뭌을 파지 않았을까..? 근데 갱생펀치 맞고는 미묘하게 남의편과 우리편을 오가는 노선을 타고 있음 변덕스런 나플이 된거
변덕스런 성격이 좋은게 그거 자체가 행동의 이유가 될 수 있어서....얘가 왜 그러는데? 걘 본래 그래ㅇㅇ 이런거ㅇㅇ 암튼 시궁창에서 구르면서도 인간, 정확히는 '친구'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를 버리지 못하고 제 살 파먹는 야마모토 보면서 ㅉㅉ...하고 있다 크롬이 신경쓰니까 자기도 신경 좀 써주거나.
상시 멘붕x절찬리 멘붕 같은 느낌 리본이 붙어있는 거보다 도덕적 갈등 같은거 훨씬 경감시켜줄 거 같음 졸라 안좋은 방향으로 가속이지만 고통만은 없는겈ㅋㅋㅋㅋㅋㅋㅋㅋ
는 평범하게 양심의 허들을 자기처럼 지면 아래로 쑥쑥 파묻어버리는 거지만 그게 나름 호의라고 해주는 거면 좋다 야마모토의 상황을 개선해줄 의지는 없어도 끙끙대는 꼴은 그만 보고싶어서'ㅅ'-3는 도덕심파괴...글고 내 생각에 얌못 상황개선=본고레 박살이라 뭌->얌에 애정이 많이 섞이면 오히려 막장앵슷으로 굴러감 비뚤어진애랑 비뚤어져가고 있는 애랑 같이 노니 사단이 납니다 이야 신난다
사랑받고 자란 사람은 사랑받지 못하는 기분을 알지만 사랑받지 못한사람은 결코 사랑받는 기분을 모르지.오 내 입에서 나온말치곤 엄청 논리적인데?ㅎ 야마 좋아하는 뭌이 완전 상처받으면 좋겠다 그들이 전혀 다른 인간상인건 최초부터 알았지만 좋아하는 사람한테서 넌 날 결코 이해하지 못할거임ㅎ 소리 듣는게 이렇게 아픈거구나 아연실색해라. 어 근데 이거 좋은듯 뭌이만의 전쟁같은 사랑 얌못은 뭌이가 티를 안내니까 눈새눈새때로는일부러 의 박자로 푹푹 찌르는거 상사상애면 더 환장하겠군 너무 힘겨워서 얀데레짓할 기운도 없으면 좋겠다 예아 크게 휘두르며! 너 이거 좋아했지 하고 체스판이나 뭐 그런 초콜렛말고 자길 잘 알아야 눈치챌만한거 건네받고 두근 ->설렘->존나일희일비하네나새끼 -> 자존심상하는것보다자존감폭락 ->서러움 해서 갑자기 펑펑 울었으면 좋겠다. 너무 좋아해서 자기 좋자고 야마모토한테 해를 끼치는게 용납이 안되는 상태고 얌못도 얌못대로 먼저 고백도 하고 츠나보다 뭌이 우선이고 전적으로 뭌한테 유리한 조건인데도 나플한테는 버거울정도로 부풀어오른 감정. 뭌이는 몇번이고 사랑받고 있다고 느꼈는데 넌 그렇게 생각 안하잖냐고 아무렇지도 않게 지들 관계를 일방적이고 기형적인거라고 정의해버린 헌신적인 피해자 코스 얌못. 화나는것 보다도 자길 쭉 그렇게 생각했다는게 맥이 풀리고 암담했음 좋겠다
뭌:그러니까아랫도리얘기가 아니라고요 이 짐승!색마! 얌:안돼요돼요더해보시지 하던 녀석이 그렇게 겁탈당한 처녀같은 소리해도 대답이 궁한데....:Q/싫다고했잖습니까 망할마피아/아그거진심이었어 담부턴참고할게 리본:난 여기서 나가야겠어 ※뭌얌
==================
TS노멀은 벨보다 훨씬 관계도가 온화해지는 것 같다 상상하니 뭌이 밑도끝도이유도없이 데레데레해서 깝놀함;존대말남캐×꿩강한여캐라니 무섭도록 내취향....은 안ts때도 그랬지 참
뭌:우리 애나 두엇 만들까요
얌:바라던바다! 울 아빠 같은 좋은 아빠 될 자신있지?
뭌:어.....저 그냥 나갈게요
얌:들어올땐 맘대로였지만 나갈땐 아니란다 쑤컹쑤컹
.....뭐지 갑자기 빼도박도 못할 섹드립이ㅋㅋㅋㅋㅋ
이지와루우..
이러고 말꼬리 질질 끌면서 칭얼대는 타케미 주세요 상대는 뭌이든 뭌코든 좋다 타케시는 뽕맞거나 롤플레이?하거나 유아퇴행하지 않는 이상 결코 하지않을 온나노코 애교!!!!귀척!!!!이쁜짓!!!!우쭈쭈!!!!!!
사실 후천ts도 좋아합니다 임신드립이 농반진반이 되는 시츄라서..
뭌:기껏 생겼는데 안써봐도 정말 괜찮겠어요?
얌:cd나 챙기고서 말하시지 그리고 역시 좀 불안하달까 모험하기엔 리스크가 너무 크달까 까놓고말해서 너 사고치면 나 짤없이 당하는입장이잖아
뭌:열달 달거리가 끊기는거에요 좋게 생각해요
얌:열달이나 여자일 생각 없거든?! 자식 갖고 싶으면 네가 임신해 정자는 줄게 살 거면 돈도 줄테니까!!
뭌:생기면 지울 돈이나 줘요
얌:개객기야
뭌:몰랐음?
얌:알았지...암튼 뒤로 해 뿅가게 잘해줘
뭌:동기부여할 생각이 전혀없군요..
라면서도 뿅가게 잘해주는 무쿠로 호시이
이야 근데 뭌 타케미한테 맞고 살거같다 벨&줼:저거 때릴 데가 어디있다고..참자.... 뫌:말 이쁘게 안하지! 하고 바로 등짝 스매싱 날릴거 같음 근데 남녀라도 뭌부실얌튼실은 안 변해서 맞으면 존나 아플거같다 근데 여태 다른여자들은 다 잘 쥐어패놓고 튼튼하기로는 따라올자 없는 타케미한테만 손 못올리면 좋겠다 히바리가 여중생이였어도 코피 터트리고 뼈를 몇대나 꺾었을 남자가 타케미한테만ㅋㅋㅋㅋ배운 사람처럼 굴었으면 좋겠다ㅋㅋㅋㅋ
타케미 묘하게 나쁜남자한테맘 끌렸을거같다 근데 본투비나쁜남자 리본이 옆에서 적당히 쳐냈을듯 근데 뭌은 그야말로 손쓸틈도없이 눈새돌직구 돌격에 뭌이 허망하게 고꾸라짐 의기양양하게 나플트로피들고 우승소감인터뷰하는 얌 배경에서 좌절하는 리본
무쿠로 장인어른도 있고 시어머니도 있고 이중고네.... 그나저나 백합 아니면 늘 얌못이 물주고 뭌은 정부 포지션일 거 같음ㅎ
이에미츠가 스카웃한게 페도뭌이면좋겠다. 실험은 당했지만 정줄놓기전에 본고레가 구출 켄치쿠랑은 칭구칭구 좀 밀리다가 안대 떼고 아직 붓기도 안가라앉은 눈으로 육도를 선보여 승리..
이에미츠가 잘못했네....
암튼 이에미츠가 덜렁 나나한테 맡겼는데 더는 들일곳이 없어서 얌못네서 픽업ㅋㅋㅋㅋ아예 호적에도 들여라 야마모토 미츠루 그리고 십년 걸쳐 역키잡!!!
어릴땐 귀여웠는데ㅜㅠ
대체 몇년전 얘길 하는거에요
하는 본고레데치모 안개비 수호자
빡 돌기 전 뭌이니까 조용하고 말수 적고 얌전하고 하앙...엎드려서 이탈리아의 켄치쿠한테 편지 쓰고 야마모토가 뭐해?하면 편지 팍 덮고ㅋㅋㅋㅋ안 가려도 꼬부랑 글씨 몰라 나 공부못함ㅎㅎ 하는거 보고싶다. 둘이 같이 나미모리 우유 빨면 좋겠다. 초딩뭌 손잡고 같이 학교가는 고딩얌 하으으...열살 깎으면 너무 애기고 한 예닐곱살 차이나면좋겠다 고딩24면 좋겠으니까 6살 차로ㅇㅇ814 1824 8살 애기한테 쟁탈전시키다니 이에미츠가 잘못했네2222
안개전 때 츠나랑 애들이 레알 사색이 돼서 걱정하는거 보고 이상한 사람들이네 아 맞아 더 지면 안되는 상황이었지 생각하면 좋겠다 아 근데 이거 걍 나기 남체페도화네 그래도 근본적으로 시니컬하고 어리니까 육도기억이 분간도 안가고..나기는 아직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할지 잘 모르는거고 페도뭌은 이미 불신기미가 좀 있고 하지만 아직 애라서 호의에 녹아내리면 좋다. 식은땀 흘리면서 악몽 꾸는거 아들이 흔들어 깨워서 아빠가 꼭 안아주고 달래는 야마모토 부자 보고싶다
아 근데 야마모토가 페도뭌 동생 생긴 기분으로 둥기둥기하는거 진짜 보고싶다 그럴 일 존나 없을거같지만 만에 하나 페도뭌 맞고 들어오면 안아들고 득달같이 달려가서 너 얘 때렸어?그랬어?맞아 아니야? 하고있는데 지나가던 고쿠데라까지 합류해서 나미중에 연락들어감 교무실 불려가도 그 녀석이 제 동생 때렸어요 하고 완전 뻗댐 그리고 그러겠다 싶어서 얌못 마중나온 뭌보고 교무실도 납득. 근데 되게 안닲았네 싶겠지 헤헤
아 근데 계승식ㅋㅋㅋ줄리 존나 위험해ㅋㅋㅋㅋㅋ미래편도 츤없이 분골쇄신하야 본고레에 봉사하고있을거 같다 위험하니까 본체는 얌못 옆에두고 실체화잠입ㅇㅇ중얌이랑 만나서 안쓰러운 표정으로 머리쓰담하고 아저씨 지켜내지못해서 미안하다 하면좋겠다
얌못이 뭌 과보호 했음 좋겠다 미래편에서 미래뭌이 미래얌한테 울보바보소 싸우게 내보내면서 날 빼놓는건 인재낭비라고 신랄하게 지적하는거 보고싶다 츠요시 장례치르고 바로 와서 상복에 삼베완장 찬 고딩뭌 보고싶다
람보네 찾으러 가는데 뭌이 얌한테 자기가 하고 있던 검은 넥타이랑 상주완장 채워주면 좋겠다 희미한 연기냄새에 의아해하다 목이 메여서 가만히 뭌 내려다봐라 슬픔을 공유할 사람이 있으니까 미래얌이 아빠 잃은 청년태가 풀풀 나는거 보고싶다!!!!
고딩뭌 180찍을거 같다 그래도 얌못은 늘 자기보다 컸으니까 중얌 보면 반갑고도 어색하겠지 형이라 부르는거 아무렇지도 않겠다 얌못이 유명인기인이라 나미중 진학하면 쌤들이 아는척할듯 엄밀히말해 학생사이서 인기인이지 쌤들하고 친할거같진않기는 해...
츠나가 고딩뭌한테 말 붙인다고 본래 다들 양복 입는거냐고 물어보니까 그런가봐요 난 상중이라 입는거지만ㅇㅇ 소리 듣고 찌그러지면 좋겠다 크롬이랑 켄치쿠사 합류해서 다들 뭌부터 부둥거림좋겠다
츤:괜찮겠어 리본한테 야마모토를 맡겨도
뭌:괜찮아요 제가잘하는것중에 남한테 가르칠수 있는건 해킹정돈데 형한테 해킹을 가르치려면 최강의프로그래머정도는 와야할걸요ㅎㅎㅎ
ㅎㅎㅎ
그리고 어짜피 침식을 같이하니까 농담이에요 진짜 농담이니까 그런 눈으로 보지 말아주세요 보스 부탁이니까!
....날 보스라고 불러?
네 뭐..일단은 수호자니까? 링은 없지만ㅎㅎ
..미래의나 왜그런거야...ㅜㅠ
그리고 형이 그렇게 말하니까 저도 그쪽이 입에 익어서요. 불편하시면 츠나씨라고 부를까요?
저기 혹시 나...야마모토랑 서먹했어..?ㅜㅠ
?직접 만나지 않았습니까 그렇게 보였나요?
아니 야마모토 그대로였지만
하는 츠나 머리 쓰다듬으면 좋겠다
어라 이거 보기보다 감촉이 괜찮네요
뭐에 감탄하는거야?!
걱정마세요 츠나씨. 형은 여전히 당신의 가장 친한 친구니까. .....글쎄 당신들도 그렇게 될거란 보장은 저는 못하지만요ㅎㅎ
ㅜㅠ.....
이거 진짜 위화감 쩐다 뭌이 츠나한테 보스...츠나씨......
시무룩한 페도뭌이 볼 찌르면서 장난치고싶다 시험 백점 못맞아서 풀죽은거 위로한답시고 괜찮아 난 8점도 맞아봤는걸 소리에 본고레 10대 팸 역전의 비수호자가 저능아인가 순간 진지하게 걱정하는 뭌
주관식 시험을 찍고자는 패기넘치는 야구빠가 호시이
글고 얌 생일날 맞다 생일날은 선물을 주는거였구나 당황한 뭌이한테 형이라고 불러달라 하면 좋겠다 뭌이는 별 거부감 없었는데 팔불출부자 좋아죽는거보고 애기도 얼굴 발개짐
페도뭌 무등태운채로 빙판에서 깔끔하게 뒤로 자빠지는 야마 뭌이 그후로 절대 무등 안타려고 해서 간만에 아들 무등 좀 태워볼까 하던 츠요시 맘에 생채기 남
페도뭌 설정으로 약이 바짝올라서 눈덩이 쥐고 쫓아 댕기는 중뭌이랑 낄낄대면서 다 등으로 맞는 슴살 얌못. 츠요시가 그만놀고 저녁 먹으라고 부르면 네 입모아서 대답하고 착하게 돌아가는 둘이 보고싶다.
알사탕노래 범프노래인가...
크롬이 인외 히바리 페도부터 25까지...근데 끝은 어떻게 해야하지
다람쥐 찾으러 올라왔다 비가오는데 피할곳 알려준크롬 감기앓는 히바리 열에 닿아 생명을 깨우치는 크롬
떠올리는일 없을거야 일시도 잊지않으면 떠올린다는건 불가능하니까
크롬짜응은 그대로인데 히바리는 점차 자라서 25까지 찍는거지 그도 다른 인간처럼 늙고 죽고 사라져서 다시는 못 만나게 된다는걸 깨닿고 패닉해서 우는 크롬 보고싶다.
달래주는데도 말이 차분히 나오지않아 헤어지다니 그런건싫어 보이지 않으면 죽지않는다면 그치만 그런건 네가 아니야 난 싫어 알사탕을 먹은 네가 웃어 크롬이 패닉해서 더듬더듬 영문 모를소리 해대도 차분히 들어주는 히바리 보고싶다 되게 사람같네 아 히바리가 사람이었지...
자연물에 대해서는 잘 아는데 인간의 고유개념엔 무지한 크롬한테 도량형이네 뭐네 알려주는 히바리 처음 통성명했을때 히바리 쿄야 라고 해서 줄곧 히바리쿄야라고 부르던 크롬이 히바리 라고 부르니까 바로 응.누가 가르쳐줬어 물음.
다른사람들한텐 안보이다 힙이 고교생되면 슬슬보여서 25힙이 난감한표정인게 보고싶다. 어린여자애를 방으로 불러들인다는 소문이 나면 곤란해 그러자 다음에 나타날땐 짠하고 아가씨가^q^ 그런문제가 아닌데 싶으면서도 다과 내주는 히바리도련님.
볼때마다 페도 초딩고학년 중딩고딩청년으로 쑥쑥변하는걸 경이롭게보는 크롬 이젠 천천히 변할거라고 웃어주는 힙 보고싶다.
갑자기 크롬땅 앞에서 히바리를 죽여야하나싶다가 둘이 전통혼례올리는것도 보고싶다가 갑자기 한국전통혼례가 생각나서 혼자 짜식음 사모관대 히바리 진짜 안어울려...근데 일본 신랑복장도 옷맵시가 안날거같애
...........그냥 결혼해서 살아도 될거같아...크롬 걱정하는 히바리가 보고싶으니까....뺨에 손 대면서 나를 걱정하는거야? 물으면 그 손 감싸면서 가만 눈감는 히바리 보고프다 매일 아침 일어나서 히바리 얼굴 확인하는 크롬도보고프다
요괴?뭌이 자기한테서 떼어낸 부분이 크롬. 전국시대나 여튼 몇백년전에 얌못은 죽었는데 그거 자기한테 붙은 원귀로 만들어서 데리고살면좋겠다 몇백년 걸려서 요만큼이에요 하고 소매자락에서 미니미 야마를 꺼내서 야마두개골위에 올려놓음 성과 이름이 따로 인 걸 가르쳐준것도 요녀석. 크롬한테 반면교사랍시고 얘기했더니 고쿠요트리오 다들 뭌님이 말 많이해.../저사람 본래는 저랬다뿅/야마모토 타케시가..
이러고있으면 뭌 속 좀 터질듯. 여튼 야마는 웃으면서 니들은 엉덩이가 너무 무거워 고민하다 찾아오면 이미 우린 죽고 없다고ㅋㅋㅋ하고있고.
무쿠로는 타케시 사십대쯤 됐겠지 마누라랑 자식이랑 알콩달콩 살고있는거 슬슬 잡으러갈까 하고 찾으러왔더니 스물다섯 못넘기고 죽었다던가 해서 부랑대면서 쩌는 능력 낭비해서 효수당한 뼈 어디 개천 바닥에서 파냈다던가. 얌이 하도 들이대서 당시 훝아던 뭌이 오늘부로 남자하겠습니다 하고 갈라낸게 크롬. 둘이서 하나ㅋ여전히 성격 꼬여있어서 느지막히 잡아오려고했는데 평민 주제에 칼솜씨가 좋아서 대도할 수 있던 얌못이 그거 꼬투리잡혀서 효수 엔딩원한다 효시 되게좋아하네. 정갈하게 기모노 빼입은 뭌이 생각에 잠겨서 개천바닥 자갈하나 치웠다가 우울하게 모래 스르륵 흩었다가 빡쳐서 첨벙첨벙 물에 들어가서 바닥 파냄 이십년분의 감정이 오락가락하는 상태로 하얀 머리뼈를 집어들고 씩씩대다가 분에 못이겨서 집어던지고는 부딪히기 전에 자기힘으로 보호하고는 한번 집어던져서 화가 풀렸다는듯이 품에 보듬어안고 자기 있던곳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 되게 요물 삘이다 그리고 구미호밖에 생각이 안나....토속적이구려 허허 미니미 얌못이랑 입씨름하면서 허구언날 하는 소리가 눈길만 스쳐도 질질싸는 계집으로 만들어버리겠다 이거고 야마는 또 한번 죽은놈이라 얀 스위치가 살짝 켜져서 그렇게 되면 사랑해줄거야? 그렇담 좋아ㅎㅎ이러고 있는데 결국 뭌이 제 힘 써가며 공들여 완성한건 생전의 건강하고 활기넘치는 호청년이라는 입귀축엔딩^0^
뭌얌은 요물이랑 망자니까 좀 미친 느낌으로 그로테스크개그해도 좋겠다 얌못이 좀 깐죽대면 손바닥으로 짓뭉개버리고 살덩어리 조물거리면서 또 그딴식으로 입놀리면 천천히 눌러서 터트릴거라고 으름장놓는 뭌 그리고 야마는 귀가 없어서 못들었다고 딴청피우고ㅋㅋㅋ옛사람이라 인권개념도 없고 야만적인데다 크롬을 한 독립된 개체로 인정하는게 아니라 이그 무쿠로 일부가 혼자 돌아다니네 이렇게 보고있으면 좋겠다
얌:하하 빨리 죽어버려야 할텐데~
힙:이게 악의야
크:그렇구나....
이 썰 얌못은 자기 성격 나쁜게 뭌 영향이라면 되게 좋아할거같다 상크미얀데레랑 퇴폐미인 얀데레가 될거같군
야마모토에게 크롬은 독립된 개체가 아니라 무쿠로의 일부분이니까 그걸 차지하려는 히바리를 경쟁상대로 보는거. 힙은 기가 막히고 뭌은 팔불출 아빠의 자랑질 현장을 목격한 딸내미같은 기분
늠름터지는 크롬보고싶다 초딩 확보하느라 빌빌대고있는 얌못 앞에 환술이 쿠과가각하고 실드쳐주면서 곁에 있는 크롬따응 아이의 머릴 지가슴팍에 눌러안은 채 얌이 반가운 표정을 짓고 고개를 끄덕이고는 많이강해? 차분하게 묻는 환술사
자기 팔안에서 겁에 질린 아이를 힐끗 내려다본 얌못이 씩 웃으면서 네가 더 강해, 함. 고갤 한번 끄덕인 크롬이 앞을 바라본채 주먹쥔 손을 내밀고 야마모토도 손등이 흙먼지투성이에다 쓸려서 피가 맺힌 주먹을 마주 내밀어서,
톡.
카와이이하고 가련하게 올려다보면서 곸이랑 료랑은 주먹 부딪히면서 그거 나랑은 안해? 해서 당황하는 얌못도 보고싶다
남녀사람동지 얌못이랑 크롬 주세요 물론 커플도 좋아하지만....
건강한 전우애로 묶인 야마모토랑 크롬이 좋다 크롬 식사 고나리하는 얌 얌못 술담배 고나리하는 크롬 추우니까 수트 자켓벗어주고 셔츠에 숄더홀스터 차림인 야마모ㅌ보고싶다 떡실신한 얌못 지키듯이 막아선 크롬보고싶다
미행할일이 있어서 연인코스했는데 아무리봐도 이성사람친구사이인 둘이 보고싶다 얌못 집에서 밤새서 겜하고 리본이랑 뭌한테 된통 깨지면 좋겠다
얌못이 벗어준 자켓 입고 손가락까지 덮는 소매 밑에서 꼼지락꼼지락........하으으 크롬
리본 노멀
발등 위에 올려놓고 춤추는건 노멀 고유권한같다 그런의미에서 리본 발등에서 못내려가서 소리쳐서 폰한테 구조요청하는 마몬 보고싶다 능글능글 웃고있는 리본한테 여자아이를 괴롭히면 못써요 하고 타이르면 좋겠다
와 근데 이거 되게 빡치는 이지메같다 발 빼는데 그밑에 다시 구두 밀어넣고 몸 돌리면 탱고동작으로 허리잡아채고 박치기하고 싶어도 높이ㅋㅋㅋ가ㅋㅋㅋㅋㅋ이거 한번 당하고 나면 수업료 줄테니까 체술 알려달라고 폰 찾아갈기세ㅋㅋㅋㅋㅋ
난 그냥 마몬 괴롭히고 리본한테 촉수를 감고싶어서 리본마몬을 좋아하는게 아닐까...? 암튼 쎈쎄는 극딜형 종이봉지일거 같다 일주일 배운 붕권에 옆구리 부여잡고 비틀거릴거 같음
내구력 마몬< 베르 루체< 리본< 랄< 폰< 스컬 순일라나 베르 루체가 좀 헷갈리는데 루체도 마피아 보스지 싶으니까 기본기 이상은 할거같음 베르마몬 콤비짜면 정말 음험할듯
아 맞아 여캐 샌들이나 구두 신겨주는거도 짱좋음 맨발에 살갗이 스치는 낯간지런 감각이라거나 발을 향해 내리깐 시선이라거나 두근반 세근반 그 상태로 무릎에 쪽 뽀뽀하는것도 좋아 .....립몬은 아마 무리지싶다 크흡......
그리고 또 체격차 좋아 체격차...손발차이 어께차이 턱선 발목 등허리 기타등등 발가락까지도 다 못가는 발끝이라거나 손가락 사이에 꽉 들어차는 손가락 그리고 근력차 잼 뚜껑열어준걸로 딴 점수 크래커 들고 튀어서 죄 깎아먹는 쎈쎄
왜 또 셀프 영업질이야 이 패턴 아주 식상합니다 나녀석아 암튼 성희롱할 건덕지가 없다고 생각하면서 줄기차게 바이퍼 성격 버려놓는 리본이랑 심혈관단련 빡쎄게해서 웬만한 주가폭락에는 실신않게되는 마몬찡
물론 리본 취향은 비앙키 랄처럼 쭉빵성숙미 넘치는 그런 여자 남자는...중얌이랑 미래얌중에 어느쪽이 취향일지 모르겠다 여튼 헤타레 취향은 아닐듯 마몬은 돈많고 말수적고 부지런한 남자... 부지런한것만 빼면 잔저스네
마루에 누워서 윤기나는 래브라도 리트리버랑 노는 리본 보고싶다 레온은 벗어던져둔 자켓위에서 일광욕 중 리본의 데레 한번에 마몬이 두근거리는거 보고싶다
리본의데레...오챠메나히트맨의 데레....동전모양 초콜렛 핑 튕겨져서 양손으로 받으니까 그 손 안에 정확히 하나씩 튕겨져오는거? 마지막 하나는 후드 위에 툭 떨어져서 옆에 있던 랄이 집어주면 좋겠다
리본의.....데레.....어..어께에....는 안되잖아....리본의 데레....존나 지멋대로일거 같긴하다 미션 중에 마몬 감싸주고 존심상해서 떽떽거리는거 무시하다가 퉁명스레 나라고 이럴거 알면서 도와주고싶지않았어 하면 이건 걍 츤이네 그리고 마몬은 못알아들을듯......또르르.....마몬 말 태우고싶다 내장이 떡방아를 찧어서 말도 잘 못하는데 쯧 혀를 찬 리본이 가볍게 뒤에 올라타서 도와주는거 보고싶다 물론 기승도 시키고싶다
여자중 마몬이 최연하일거 같아 벨보다 쑥 작던것도 있고ㅋㅋㅋ랄은 코로보다 연상이고 루체는 유부녀니깐ㅋㅋㅋ어 근데 코로랑 리본이 비슷한 나이라치면 잘못하면 랄 리본보다 연상인가....남자중엔 스컬이 아래일건 알겠다
잔마몬 보고싶다 근데 잔저스한테 무심함이란게 존재하나 그렇게 희노애락 뚜렷한 애한테.....
일단 그렇게까지 마몬 막대하지 않는다는게 좋다 4컷에서는 마몬도 식기 피하고 있었지만 대리전ㅋㅋㅋ그 대리전이ㅋㅋㅋㅋ무지개 얘기 꺼낼때도 넘 좋음 사실 케미랄건 딱히 없는거 같은데 그때 잔보스가 간지터져서ㅋㅋㅋ
셔츠 갈아입는 잔저스..초직감 피로하는 잔저스...하고 앓다보니 호텔에서의 그 떡 목에 걸려 물 쫓아오던 사람도 생각나는데...음...여튼 대충잡아도 실은 마몬이 연상일것도 좋다 쪼만한 부하 에스코트하는 잔저스보고싶다 하지만 결국 청소년때 배운 매너를 실천하는것 뿐이지 딱히 안중에는 없는 느낌일거 같다 보스워치문제도 그랬고ㅋㅋㅋ제멋대로인 폭군 그리고 조금은 경외심을 보이는 환술사..음 좀 트로피같은 느낌 홍일점이니까..룻스끼고 파티에 갈수는없으니까..
벨이 안고다니...진 않았지만 표지에서 안고있던거 때문에 왠지 그러고다닐거 같음 잔저스한테 벨은 왕자님꼬마에다 마몬은 그거랑같이다니는애기라서 본모습으로 돌아와도 대강 들고다니면 좋겠다 허리에 껴서 대롱대롱 매달려있는게 보고싶음 높이가 꽤 높아서ㅋㅋㅋ무뭇 하고 좀 뾰롱통해지는 마몬찡. 보스는 걍그런가보다하고 뒤에서 벨이 아가야 왜 삐졌어 이러고 놀리면 좋겠다 계승식때 발 한쪽 잡고 같이가는거 귀여웠어.....
양손으로 볼 가득쥐고 들어올려선 기껏한다는게 콧등에 입맞춘채 가만 있는 리본 잔뜩 옹송그려서 마몬 양손바닥에 얼굴묻은 리본 먹을거 한입달라고 아 입벌리는 리본 보고싶다 2D는 역시 잘생기면 답니다
보드카 홀짝이면서 리본 한탄 들어주는 하드보일드한 랄 미르치 보고싶다
바이퍼한테 폰은 동전초코 받고 베르데는 abc한봉 스컬은 미니쉘한줄 받았는데 자긴 1유로여서 발렌타인 트라우마 생긴 리본 보고싶다
쿄코랑 하루는 이상의 소녀같은 애들이니 분명 수제로 만들겠지 얌못은 어쩐지 정성들인 의리만 수두룩 빽빽일거같다 가끔 본명이 숨어있는데 구분 잘 못함 나랑사귀자돼지쐉년아 써서주거나 주면서 말해야됨 뭌은 본명만 수개 받을듯 집에서 품평함
크롬한테 으리으리한 의리초코 받고 패닉하는 보스보고싶다 난생 처음으로 받았는데 퀄 쩔어 근데 이게 의리야???무쿠로한텐 대체 얼마나 대단한게 가는거야? 했는데 비슷해서 2차패닉 곸얌람한텐 평범한 수준의 의리가 갔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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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란잔 수신함 란치아선배한테 무슨짓이야 여우피하려다 호랑이굴로 들어간 꼴이잖아
근데 선배는 박복한게 매력이잖아 본고레 활동지역은 북이태리 아닐거 같긴한데....
뭌깽판 8살 란선배조우 9살때라고 치면 6년전엔 이미 행동대장였다는건데 잔저스 언게 8년전이니까...근데 선배가 몇살이지 스물일곱인가 아홉인가..빈민가 시절에 친했다가 후계자랑 타팸 조직원으로 다시 만났다던가 샤멀도 스카웃제의 받았었으니 바리아 지 밑으로 끌어들이려했는데 거절하는 란선배 잔저스란 남자를 알기 때문에 막판대응하러 오는 란선배 글고 뭌은 페도 츠나쪽이라기보단 9대쪽에 붙은거 잔저스가 9대를 죽이지 못할거라고 그러니 선까지 넘는건 막아야한다고 생각한거고ㅇㅇ이거알면 잔보스 진짜 거품 물고 미친개처럼 날뛸거 같다 내 분노를 고작 그 정도라 생각한거냐면서.보스를 부모처럼 생각하는 란치아랑 싸우면 좋겠다 그는 네아버지가 되고싶었던거라고.계승식과 잔저스 소식은 뭐 아는거없냐고 외부고문팀이 접촉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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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같은거로 과잉진압하는 얌못 파트너 료선배 츤보스 분석팀나플즈 지원팀리본 해서 다
꼬시고 다니는거 보고싶다 나플얌 삼피 호시이
오 나 이거 알아 굿캅배드캅이지 날 구슬리려면 더러운 엉덩 하는거 탁상다리로 엄지발가락 찍어버리곤 서글서글하게 웃으면서 공부 좀 더 해야겠네 내가 배드캅이야 하는 야마모토
히바리는 사설탐정이려나 료헤가 조언구하러 올라가고 얌못은 차안에서 쭈구리돼서 운전대 잡고 기다리면 좋겠다
자료보는 선배랑 마주앉아서 도넛 처묵처묵하는 야마모토 주세요
가운 입은 뭌이랑 자켓벗은 얌이랑 실험대에서 떡치는거 보고싶다 크롬이랑도 여성상위로 떡쳐라 그리고 종래에는 셋이 같이로 흘러가는 난잡한 감식실! 폐쇄회로 돌려보다 식겁하는 곸 호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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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편 완결직후 미래애들 보고싶다 료는 피떡이라 쿄코 울리고 힙도 가벼운 부상상태지만 몰려있는 상태서 벗어나는게 최우선이라 나미중 향해서 직진하고 마중나와있는 테츠랑 합류 마찬가지로 타케즈시 직진하는 얌못보고 저대로 위패 보게되면 충격이 클텐데;하다 힙한테 잘 생각해봐 소리 듣는 순간 미래편전개랑 백란 없다는 가정 하의 전개가 머리 속에서 뙇 섞여서 혼돈파괴망가인 테츠... 그래봐야 힙텣은 지네 주종관계만 그대로이면 변경사항에는 크게 동요않고 대처할거같다 3일쯤 지나서는 테츠도 미래편기억 싹 날아가고 논백란이프전개로 완벽치환될듯 바뀌었던 애들은 그대로일거 같고...료 왠지 테츠한테 너 그거 기억 못하냐고 다그치다 힙한테 제재 받을 거 같다. 여튼 중요한건 타케즈시 문 열어젖힌 미래얌이 츠요시한테 몸통박치기+오야지...앞으로는 내가 아부지를 평생 마못떼야루!!!했다가 아빠한테 이눔자식 온다 연락도 안하고 쳐들어와서 뭔 헛소리냐고 어퍼컷 처맞는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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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러 시벌 얌못이 마피아놀이에 관심끊고 야구하는데 25힙 연락 받고 와보니 츠나 관있어서 넌 대체 뭐하고 있었냐고 곸한테 죽빵 날리는거 보고싶다 미래편 재림하는거 넘 좋아한다
미래얌이 타케즈시 문 열어젖혔는데 풍기재단이 각잡고 청소 끝낸 깨끗한 가게와 안쪽방에 가지런히 놓인 아버지 위패랑 향냄새에 멘붕
네오에스트라 잔당이 크롬땅을 포획해 새로운 실험체로사실 크롬땅이 망설임없이 화이트스펠 푹 찌르는거 좀 무서웠다 복흑 얌크주세요
※무쿠로가 매우 즐거워합니다
※츠나의 복장이 2중파열합니다
테츠 앞에서 압도적으로 히바리 굴리고 싶다 아 이건 멘붕이 아니라 개유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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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모토가 부족해 세마리 다 모아놓고싶다
22야마가 미래얌한테 나는 당신처럼은 절대 안 될거라고 인상 팍쓰고 소리치는거 보고싶다 미래얌은 그러려니 그래 힘내 22얌은 미래얌 싫어하면 좋겠다. 거기 중얌도 떨어지면 22얌은 이거저거의심하고 미래는 아 난 가/ 왜? 아니..너랑 내가 있는데 거기에 나 아닌 다른게 나오는것도 이상하잖아..? 그리고 중얌이 자기들 형이랬다 아저씨랬다 쩔쩔 매는건 둘 다 달래줌. 정확히는 미래는 허허 산은산이요 물은물이네 22가 우쭈쭈 근데 딱히 중얌 이뻐하는건아님.
직접 데리러 온 미래뭌보고 22는 자기 눈을 의심함 저거 무쿠로쟝 왜 절케 친절해...? 하다 얼굴에 물 뿌려서 자기 깨운 23뭌 뚫어져라 보다가 내가 희망도 의욕도없는 정신적부랑자 상태가 되면 너도 그렇게 친절해지냐 했다가 수건 던져짐
그리고 잠에서 깬 중뭌은 망할것들 왜 남의 꿈자리에서 정모하고 난리야 붙어먹은 것들 꿈에서 하라고!! 싶고 중얌은 걍 신기한 꿈이네 하고 까먹음
...근데 젤 거지같은 상황인 미래뭌얌이 제일 알콩달콩 화목하다는 역설적인 상황 진짜 좋은데ㅋㅋㅋㅋ약하니까 뭌이 자기거라고 받아들이기도 더 쉬울거 같다
아 중얌이 자기자신인 24얌한테만 틱틱대고 사나운거 보고싶다 24는 이 새기가 내가 너긴하지만 나는 나거든 남들 대하듯이 싹싹하게 굴어 싶겠지
보고싶은거
이케멘 얼굴로 시모네타 하는 히바리. 의미 알고 말하는건지 헷갈리니까 좀더 상황에 맞는 표정으로 말해주세요!츠나의 츳코미. 하하대면서 시모네타 맞투척하는 얌못. 비꼬다 피탄 당하는 무쿠로
야마가 배신해서 츠나가 개멘붕or츠나가 보기엔 진짜 아무것도 아닌 치정문제로 본고레내전 일어남 근데 까보면 츠나 쟁ㅋ탈ㅋ전ㅋ
츠나를 울릴 수 있는 남자는 나뿐이다ZE 우폭하는 야마랑 손수건 물어뜯는 뭌이랑 야마모토...!라고 당황하면서도 부정은 않는 보스
사람을 아름답다고 말할수있는 바르고 힘찬 멘탈의 크롬땅과 아름다운건 너겠지 라고 생각하는 멘탈파산 최애커플 딱히 뭔일 있던건 아니고 그냥 본래부터 쟤넨 파산상태임
본부카페에서 라떼 거품 입술에 묻힌채로 크롬하고 시시덕대는 야마모토 등치 산만한게 무슨소리야 난 본래도 귀여워>.< 하는거 쿨하게 까주는 아갓씨
미남계로 정보 빼내고서 심기불편해져서 일 안하고 연필낙서만 끄적이는 아라우디 보고싶다 200년 전이라치면 열악한 통신환경 때문에 안그래도 진중한 놈들이 감정을 꾹꾹 눌러담은 서신교환 하는거 볼수있겠네
아라우디는 코드네임이면 좋겠다 에이전트 아라우디....하 좋은 울림이다...히바리 쿄야는 물론 본명입니다 나미모리는 대대로 종달새의 가호랄지 지배랄지 아래에서...
손 잡아준채로 죽어가는 세콘도 머리맡을 홀로 지키는 아라우디 좀 발리는거 같다 누구나가 두려워하는 그 손, 주인조차 때로는 통제를 잃는 무기를 가만히 잡아주는 선대가 남기고 간 외부고문
비주얼이 힙잔인데 잉야리스라는 대반전 썸 다 타기도 전에 세콘도 죽었음 좋겠다 어느 성자의 축일 예를들어 발렌타인 데이에 키스 한번 한게 전부였으면 좋겠다!!
스파이질하다 본고레 적대세력에 낚여서 잡힌 아라우디 보고싶다 전화...가 이백년전에도 없고 백년전에도 없는거 같으니 인선으로
니네 외부고문 살리고싶
너희보스 등신머저리냐 빨리죽여 그리고 본고레는 하나가 된다! 뭐하면 영업구역이라도 하나주랴
이런 반응이라 으?으? 하는사이에 첩보부 들이닥치면 좋겠다 후일 아라우디가 쿨하게 시간벌어줘서 아리가또 전보한통 딸랑 보냄
가끔 자기 낙서 끄적인거 보낸것 때문에 문제불거지면 즉석에서 청문회담당자 크로키해서 보여주면서 모네는 무슨 내 그림이야 이런거라고 내가 집에서 보내는 우편물도 못 가로채? 첩보부에 끄나풀없어? 그렇게 무능해? 이러고 진심으로 지탄함
내 아라우디는 애국자임 그 애가 히바리의 애랑 꽤 닮은 구석이 있는... .참 세콘도는 이런남자
초대랑 안좋게 끝난 두번째랑 초대가 권한배분위해 세운 외부고문이라니 이렇게 권력투쟁 쩔거같은 사이 잘 없어요 아라세콘 파세요 아라우디가 파워게임에 관심이 종달새똥만큼도 없긴하지만.....
검소한 첩보부 국장이랑 부와 힘을 다 가진 보스랑 만나서 길거리에서 샌드위치 씹는거 보고싶다 세콘도는 자기 단골식당가서 풀코스를 먹이고싶었지만 공직자라고 아라우디가 칼같이 거절함.
세콘도와 D에 관하여. 가지가 쏘삭이지 않아도 프리모에 비해 훨씬 범죄 계수높고 성질도 포악한 세콘도는 본고레자경단을 마피아로 탈바꿈시켰을 것이다 가지의 개입으로 수위가 높아지긴했으나 보다 효율적으로 강해졌음. 다시말해 가지의 첫작품은 대성공이었다 누구도 감히 건드리지 못하는 강한 본고레는 프리모가 남기고 간 여러분의 힘센 이웃 코스도 지속했음 시몬에의 원조와 너클네 성당에 딸린 고아원에의 기부도 끊기지 않았다 가지는 지오토를 쫓아가서 자랑하고 싶었다 보라고 당신이 해내지 못한걸 내가 해냈다고 당신의 방식은 틀렸다고.실제로 가지변심원인사건이 있던 후에도 본고레는 계속싸웠고 계속 사람이 죽었다 2대 패밀리는 돈과 그리고 높은 피만을 흘렸음 그 보스가 제 죽음으로서 방점을 찍음.
허나 그건 세콘도가 프리모의 그늘을 벗어나지못한 때문이었음 그는 약자를 위해서가 아니라 그게 지오토가 하던일이기때문에 계속했고 그후의 본고레는 그렇지 못했음 세콘도가 D 아니고 G의 편에 섰다면 지오토의 노선을 이으며 천천히 몰락했을것.
본고레링은 제 보전을 위해 최적의 후계를 택한셈이다. 아라우디는 본고레의 변화를 전부 파악한채 그저 방관했음 외부고문인 그에게는 상관없는 일이니까...G가 숙청당했을때는 조금 놀랐음 그 유능한 간부를 버릴 정도로 반항이 심했는가하고. 실은 최대의 방해물이라고 생각한 D의 공작결과물이었음. 세콘도와 D(의 빙의체)의 사이는 사실 썩 좋지않았음 썩어도 준치라고 세콘도의 초직감은 가지가 자길 이용하려하는걸 알았기 때문 그래도 영향은 받았다 세콘도가 1정도 생각하면 가지가 3을 쑥덕여서 역정내고는 결과는 2 수준을 행했다..
가지도 미래편 기억을 받아서 더 츠나한테 이를 간다 나의 카와이이한 본고레를.....??? 이런거.
아라우디 존나 좋은게....이탈리아가 아무리 쪼갈났었어도 백년전쯤이면 나미모리보단 넓은나라일거라고 히바리처럼 자기눈으로 보고 자기 손으로 고나리할수 없는 훨씬 상위개념 법이 엄연히 존재하고 이로써 통제되는 거대한 단위 고국을 향하는 충성ㅋㅋㅋㅋ씨바 히바리계에 이보다 안 어울릴수가ㅋㅋㅋㅋ아마도 한 개인이 아니고 그렇다고 모국을 위하여!!이런 감상적인 애국심도 아니고 냉정하고도 이성적인, 자기가 생각기에 이상적인 국가상에 대한 애국심이면 좋다 내 조국은 이러해야한다는..
나미모리에 또아리 튼 야수같은 히바리랑은 달리 자기감정보다는 일을 우선시하는 워커홀릭이면 좋다 실정하면 국가원수한테도 폭언하고.....제멋대로인데 강하고 옳고 곧기 때문에 그를 통제할수 있는건 오로지 스스로 뿐 이라거나...
아라우디가 어디 나왔더라....애니는 스루하고...미래편 막판 반지령이랑 계승식때인데 계승식때도 뭐...단체행동에 붙은거 정도? D가 힙보고 닮았다하는거랑 아 초대 외부고문인거ㅋㅋㅋㅋㅋ
아 씨 난 아라우디가 하프 본고레링 존나 대충 어디 서랍장에 박아놨을거만 생각하면 넘 좋아ㅋㅋㅋㅋ문진으로 쓰면좋겠다ㅋㅋㅋㅋ편지봉투 눌러놓고ㅋㅋㅋ잉크병 올려놓고ㅋㅋㅋPo잡동사니wer취급했음 좋겠다ㅋㅋㅋㅋㅋ트리니셋테 조까ㅋㅋㅋㅋㅋㅋㅋㅋ
흠 동인설정중에 초대는 200년 전일거란 추측이 있는데 뭐 꽤 근거는 많았던거 같음 아사리 복식이랑 자경단이 마피아가 되던시기 같은거. 근데 츠나 5대손임. 4번 세대교체해서 200년 지나려면 평균 50세에 낳았단건데 당장 이에미츠가 삼십대임ㅋㅋㅋㅋㅋ조상님들 화이팅ㅋㅋㅋ아마 람보 중년될때쯤에 산업혁명 일어날 그런 시기였던거 같은데....뭐 나쁘진 않음 전화고 뭐고 없어서 몇번이고 다시쓴 편지가 몇달걸려 도착하고 본고레의 밀랍봉인 페이퍼나이프
현대라면 페니실린 한방으로 쾌차할 감염으로 죽어가는 세콘도 같은거....
아씨 계승식 할거라고 찾아왔는데 주섬주섬 책상 뒤지다 세콘도가 커튼 눌러놓은 본고레링케이스 먼저 발견했을 때의 그 참을수없는 뻘줌함이ㅋㅋㅋㅋ참을수 엄슴
그리고 세콘도랑 유착하는거 아니냐고 청문회 열었다가 아라우디가 졸라 분노해서 병신들아 니들이 한번이라도 내 우편을 가로챘더라면 그를 문제삼지는 못했을거야 그건 여기 모인 머저리들이 단 한번도 그걸 성공해서 내 편지를 손에 넣어본적이 없단 뜻이지 이게 말이 돼 이런 무능한 정부가 말이 되냐고 내 사적인 연락 하나 파악하지 못하다니 그러고도 녹 받을 마음이 나 너희 빵 먹고 살라고 내가 성실납세를 했다니 억울해서 미치겠군 이러고 포풍같이 까는것도ㅋㅋㅋ보고싶다
24야마x코보맄ㅋㅋㅋㅋㅋㅋ얌못우쮸쮸 주의
원조교제 수준이면 좋겠다 괜찮아 괜찮아 돈 쓸데 코보리 너밖에 없으니까 사양마 이러고 운동화나 시계같은거 턱턱 사주고 같이 농구도 하고 중학교까진 야구했다 소리도 하고...립삼황한테 얘기하면 졸라 걱정할듯 뭐하는 사람이냐고? 마피아 간부란다.....풉.....출장갔다오면 맨날 초콜릿같은 달닥구리 한아름씩 갖다안기고 농구부애들이랑 나눠먹고하면 좋겠다 그러다 리본이나 디노가 한번 찾아올거 같다
음..평범하네
평범하군
하하, 그 점이 좋은 거야
아 야마모토
왜들 남일에 이렇게 관심이 많아요 두분다
하고 대놓고 리본 쳐다보는데 눈하나 깜짝안하고 고딩이라길래 하고 대꾸함 아씨ㅋㅋㅋ중딩한테 작업걸던 네가 할소리냐고ㅋㅋㅋ 받아넘긴 야마모토가 코보리 어께동무하고 일없으면 먼저 갑니다 하고 데려가는데 코보리는 비주얼쇼크에다 리본이 중얌한테 작업걸었단 말에 네???????이러고 야마 얼굴만 쳐다보면 좋겠다
야마모토씨 저분들은...
음..뭐라고 설명해야하지 금발쪽은 무해한 호인, 모자쓴쪽은...음. 스승이라고 해두자
중학생때부터 알았어요?
ㅇㅇ 오 벌써 십년인가 까만쪽은 보기보다 나이많아.아 나 중학생때 궁금해? 언제한번 놀러올래?
어...네
그럼 아버지한텐 뭐라고 둘러대지.....아무튼 시간 되면 연락해
네
그리고 좀 두근두근 하면서 갔는데 하필 츠나 와있음 좋겠다ㅋㅋㅋㅋ야마모토가 중학교 야구부 후배라고 입술에 침도 안바르고 거짓말 술술하면 좋다 지도 고등학생이랑 노는거 찔려서...리본한텐 아무렇지도 않지만 츠나한테만 쪼그라드는 본고레십대의 히트맨 아무래도 가게일 도와야될 삘이라 옷 벗으면서 둘한테 사과하는데 둘 다 나도 도울까 하고 일어서는거 야마모토가 만류함
또 3만엔짜리 접시 깨면 아무리 너라도 쫓겨날걸
그 그건 고쿠데라군이 설거지하다 깬거였잖아!
암튼 얌전히 놀고계셔 보스 코보리도 뭐 더 먹고 싶으면말해
해서 얌전히 츠나랑 같이 중학생 앨범뒤적거리면 좋겠다 추계대회 준결승 굿바이 홈런이나 문화제 같은거. 3학년때도 리본이 수써서 다같은 반이면 츤얌곸 셋이 붙어서 찍은것도 있고 자고있는얼굴에 낙서한거라던가 코보리보다도 어린 야마모토가 잔뜩. 아무래도 맘에 박히는건 야구하는 사진 4번타자. 밍나의 히어로 누구나가 믿고 의지하고 본인도 기꺼이 도움이 되어주는,중학생. 가만 사진을 보고있으니 츠나가 말을 걸음
귀엽지ㅎㅎ?
...네...
진짜 좋아했거든 야구
네.....아, 그게.
코보리군까지 거짓말안해도 돼ㅎㅎ손이 전혀 달라서 알았어 아님 눈치 못했을거야ㅋㅋㅋㅋ아 미치겠다 야마모토 거짓말 왜 이리 잘하지 리본 가만 안놔둘꺼야ㅋㅋㅋ가정교사 뿌셔버리고싶다...음,너무 내얘기만 했네. 야마모토를 어떻게 생각해?
얌못이 봤으면 츠나 무지 마이페이스ㅋㅋㅋ고딩상대로 압박전술 야메떼요ㅋㅋㅋ했겠지 생각나는대로
어 좋은 형이요 금전적으로 좀 부담스러울때도 있지만 얘기도 잘 들어주고 말도 재밌게 잘하고...
좋아해?
네?네
즉답ww역시 야마모토www
;;;
미안미안 친구 칭찬은 언제 들어도 기분좋아서!
츠나를 보고 얌못이 자길 관람하는거 깨달았음 좋겠다. 저쪽이 진짜라는거 얌못은 코보리에게 좋은 물주 이상이 될 생각이 없고 대리만족 이상을 바라지 않는다는것도 어렴풋하게. 야마모토 다운 호구로운 원조였다 그건 그냥 평범하게 청춘을 불태우고 싶었던 한때 야구바보였던 남자의 취미생활이었고 그런 목적이 분명한 인간관계는 코보리에게 현기증이 날 정도로 낯선거라ㅋㅋㅋ누구한테 얘기도 못하고 혼자 충격 삭히다 지혜열 났으면 좋겠다^^ 앓다가 충동적으로 전화걸어서 보고싶다 했는데 미안,오늘은 바빠.하고 바로 끊었음 좋겠다 얌마 야마모토!!노성이 멀리서 들렀음 착한아이는 음!바쁜데도 내전화 받아준거구나!라고 생각하기로 했지만 쓸쓸한건 어쩔수없음...시무룩....
야마모토가 퍼붓는 금전지원을 거절해봤지만 저쪽이 더 단호했다 값을 치러야한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었음 츠나야 얠좀 퍀ㅋㅋㅋㅋ이 얌못은 정부도 있음ㅋㅋㅋ하는수 없이 코보리는 자기 얘기를 더 시시콜콜하게까지하게 됨 팀메이트 얘기 기적얘기 무관얘기 야마모토가 코보리 얘기 듣다 그러고보니 키세 요즘은 안 건방져? 하고 물어도 위화감 없을 정도로. 밖에서보면 사이좋은 형동생이었다 동생의 학교얘길 잘 들어주는 살가운 형. 하지만 코보리는 야마모토가 형제는 몇인지 어디사는지 나이는 몇인지 생일은 언젠지 고쿠데라는 누구고 사사가와형은 또 누군지 전혀 모름 알수있을거 같지도 않았음 팀원들 말대로 대놓고 물어보기도 했지만 야마모토도 대놓고 너는 몰라도 된다고 대답함 코보리 왜 이렇게 나한테 관심이 많아^^ㅎㅎ 소리 듣고는 더 물을 엄두가 안났음 이건 진짜...답이 없음ㅋㅋㅋ얌못은 코보리가 자기한테 관심보이는걸 존나 익숙하게 커트함 이래뵈도 인기남이라서요...내 얌못은 뭌이랑도 밀당하는데 어리숙한 고딩 쯤이야....
그리고 어느날 이야깃거리가 떨어진 코보리가 별생각없이 근데 야마모토씨 본고레는 뭐하는데에요? 했다가 야마모토가 우유를 오공분출하는 험한꼴을 봄 어엌ㅋㅋㅋ눈으로도 나왘ㅋㅋ잠깐 잠깐만ㅋㅋㅋ함서 손수건으로 어떻게 수습해낸 얌못이 그말은 어디서 알았어?함 츠나가 준 명함에 본고레 10th 라고 써있었거든 이태리어 검색해봤을 코보리...귀엽겠다...얌못 입장에선 그런거 생각할 겨를이 없겠지 CEDEF처럼 일단 위장신분은 있음 물론 그 이름은 본고레가 아님다 얘가 어디서 그 소릴 들었대 나 혹시 낚인거??하다 츠나 명함소리에 안심해라 카나가와우유에 비강과 누액샘을 능욕당하면서도 어딜 족쳐야되나 생각중이었을 야마모토..회사 내 사업팀 별명이라고 둘러대야지 했는데 하필 그때 바주카땜시 중얌이랑 바뀌어도 좋다 나미모리 우유물고 두리번거리는 애가 눈에 익어서 무심코 야마모...하는데 애가 반짝 반응해서 헉 싶어지면 좋겠다 중얌은 미래편 포함 두어번 겪어봤단 설정으로.. 이 사람이랑 있었나보다 일단 붙어있어야지 하고 붙임성좋게 인사하고 5분 정도 있으면 본래대로 될거란 말도 해주고 코보리는 더 미궁으로
속는셈치고 본고레가 뭐하는데야? 했더니 조금 놀라고는 친구들이랑 하는 마피아 놀이라고 츠나가 보스고 고쿠데라가 오른팔 나는 왼팔+백혈구ㅋㅋㅋ함 코보리씨도 들거에요 패밀리? 이런식으로 물어보는거 정신없이 대답하다 재밌나봐?했더니 중얌이 싱 글
하고 입다물고 웃는데 그게 코보리가 아는....24얌의 얼굴이라서 아 싶어지면 좋겠다. 코보리가 딱히 사람을 주시하는 편이 아닌데도 알아볼수 있을만큼 바뀌고 있는거, 딱 바로 그 순간의 야마모토 타케시. 친구들이랑 같이 노니까 재밌죠 당연히
이거 별로 코보리 아니어도 상관없지않나...? 암튼 그 말에 퍼즐이 다 맞춰진 기분이었음 왜 디노와 리본이 자길 보러왔던가 사와다가 왜 자기한테 명함을 건넸던가...본고레가 놀이든 뭐든 아무상관없이 그냥 애가 이렇게 웃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버림. 다시 돌아온 야마모토는 정말로 난감해하면서 나도 잘 모르는걸 남한테 설명해야하는 내 고충을 이해하고 시간을 달라고 징얼대다 코보리가 갑자기 포옹해서 놀람 어이쿠 코보리군..? 그냥,보고싶었어요 아하하 고작5분이잖아.
코보리가 알 수 있는 중학생 시절 자신의 흉내.
결국 제대로 들은건 하나도 없지만 그딴건 아무래도 좋았음 코보리 제눈으로 똑똑히 봤으니까
어떤 선택지가 있었던지 모르는 그가 보기에도 안타까운 성장이었음
그날 람보는 자길 빤히 쳐다보는 얌못 시선에 못이겨서 애교도 떨고 사탕도 바치고 엉엉 울면서 람보 와루쿠나인다몬 하다가 고쿠데라가 얌못 뒤통수 한대
갈겨주고서야 겨우 벗어남.
더 이었다간 코보리가 야마모토한테 몸주고 맘주고 돈받는 얘기 나올 거 같으니까 관두고 키는 야마모토가 2~3cm 작은데 딱 봐도 얘는 어른 쟤는 고딩 티가 날 거 같다 똑같이 넥타이 와이셔츠 주머니에 쑤셔박고 농구해도 어린티 어른티ㅇㅇㅇ
24야마여도 전혀 위협요소가 없는 부분에선 여전히 망충하면 좋겠다 코보리 당연히 우유먹겠거니 자기 꺼랑 같이 사오고 우유in젤리 빨면서 기다리고 그런겈ㅋㅋㅋㅋㅋㅋㅋ이태리본토면 리본이 패션도 졸라 고나리 할텐데 일본이니까 걍 중저가 정장
야마모토 타케시가 크롬 도쿠로를 좋아한다. 5살짜리 어린아이라도 알 수 있는 일이었다. 비의 수호자가 숨길 맘이 없었기 때문이었고, 본인의 입장에서 보자면 숨길 방법 따위 생각나지도 않아서였다. 크롬이 제 몸하나 지킬 수 있는 안개의 수호자라 참으로 다행이었다.만일 야마모토가 발견하자마자 얼굴을 해처럼 빛내며 생사의 갈림길을 제외한 모든 상황에서 말을 거는 상대가 평범한 사람이었더라면 봉고레 패밀리의 정예가 그 신변보호를 위해 24시간내내 경호하고 있거나 혹은 그 경호를 뚫고 경호대상을 납치해간 상대방과의 교섭, 그리고 구출작전 양측에 투입되었을 것이다. 참고로 '생사의 갈림길을 제외한 모든 상황'에는 화장실에 들어가다 마주치거나 크롬이 야마모토를 지원하기 위해 도착한 때 따위도 포함되었다. 내성적인 성격의 크롬이 고민 끝에 찾아와 보스, 혹시 이거 이지메일까? 하고 묻는 것도 충분히 이해할 만한 일이었다. 초직감이 아니더라도 그녀가 찾아온 이유를 대충 짐작하고 있던 봉고레 데치모가 커피잔을 든 채 애매하게 웃음.
"그런 건 아니고, 음.......야마모토는 네가 너무 좋은게 아닐까?" "....의미를 모르겠어." "아하하....사실, 크롬 네가 부담스러워하는 것 같아서 야마모토랑 얘기 했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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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모토, 이런 뻔한 질문 좀 미안하지만. 크롬을 좋아해?" "응? 아 뭐, 그렇지." "질문이 틀렸다, 바보 츠나. 너 나도 츠나도 고쿠데라도 좋아하잖아." "하하 잘 아네! 그건 왜?" "음. 음............크롬은 왜 좋아하게 된 거야?" "그야-친구를 좋아하는데 이유가 필요해?재밌으니까!는 어릴적 얘기지." ".....그래도 우리가 좋은거랑 크롬이 좋은거랑은 다르지..? 야마모토."
이번엔 맞는 질문이란 직감이 들었음. 야마모토는 재밌게 일을 발견했을 때의 중학생처럼 웃어보였음
"그도 그렇네. 저번에 크롬이 나 도와주러 온 적 있었잖아, 기억해?" "으,응." "그게 정말 다 치워놓고 일단 기뻤어! 그럴 수도 있는 거야, 대단하지 않아?" "....야, 이건 심각한데." "으,응.....진짜배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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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를 모르겠어...222" "음, 그게.........야마모토, 보통 도와주러 가는 입장이잖아? 그러다보니 도움받는 게 익숙하지 않달지, 신세져서 면목없습니다, 수고스럽게 해서 죄송합니다, 이런 기분이 제일 먼저일 거란 말이야, 그게 누가 됐든지간에. 나나 고쿠데라도 마찬가지. 그런데 크롬 너만 달랐던거야." ".........." "네가 도와줘서 기뻤대." "도움이 되었다면 나도 기뻐." "음~ 그거랑도 조금 다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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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모토, 츠나랑 야구 중에 택일한다면 어느쪽?" "츠나. 그런 식으로 말하면 화낼 거야, 꼬마야." "그러시던가, 애송이. 그 녀석과 야구 중에 고른다면 어느쪽?" "......................" 잠시 입을 다물었던 야마모토가 곤란하다는 듯이 웃음 "아, 진짜 큰일났네. 나는 못 골라.うわやっべえ、俺には選べね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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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케가와카라나이..333 보스가 야구보다 우위고, 내가 야구랑 동급이라는 뜻이지? 그게 어떻다는 거야?" "하하, 말은 그렇게 해도 결과는 내 때랑 같을 거야." "....초직감으로 아는 거야?" "그런게 없어도 알지. ...친구니까."
잔을 내려놓은 보스가 목을 긁적이고는 말했다. 저기,있지. 옛날에 야마모토가 야구가 친구보다 중요할리 없지 않냐고 했던적이 있거든. 그때는 상황이 상황인지라 걱정하느라 넘어갔지만..아직까지도 그때만 생각하면 좋아서 잠이 안올 지경이야. 나는 야구를 이긴게 그정도로 기뻤어, 지금도 그렇고.